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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원대 사기' 전청조 "남현희는 공범" 주장..경호실장 '공모 부인'

  • 윤상근 기자
  • 2024-01-16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와의 결혼 발표 이후 성별 논란, 재벌 사칭 및 사기 전과 의혹 등에 휩싸인 끝에 3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가 자신의 혐의와 관련, "남현희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15일 A씨의 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2번째 공판에서 전청조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에 나섰다. A씨는 전청조가 고용한 경호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신문에서 전청조는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라는 검사의 질문에 전씨는 "A씨와 남현희"라고 답했다.

전청조는 "A씨는 내 고향 친구와 선후배 사이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고 그 이후 함께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2월께 전청조에 의해 고용돼 경호원 역할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21억9000만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청조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거나 이체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전청조가 2023년 4월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1억500만원에 3개월 단기 임차했을 때도 A씨 명의로 계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청조가 남현희에게 건네준 것으로 알려진 가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블랙카드도 이씨 명의로 된 카드였다.

또한 전청조는 피해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박모씨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미국 달러로 편취해 "A씨와 남현희, 나 이렇게 셋이 나눠서 환전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재벌 3세 행세를 한 전청조의 말을 믿었다는 취지와 함께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전청조의 실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단지 고용인인 전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각각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전청조는 재벌 3세 행세하며 자신이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혼외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경우 전청조의 사기 자금 21억원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슈퍼카와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자신 명의로 임차해 전씨에게 제공하는 등 범행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그는 피해금 중 약 2억원을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청조의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전청조의 전 연인이었던 남현희는 전청조와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입건됐으며 남현희는 지난 2023년 12월 벤틀리 차량을 비롯한 44점의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을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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