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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조정석→'남장 바둑' 신세경..'세작' 사극 열풍 잇나 [종합]

  • 구로=윤성열 기자
  • 2024-01-16
배우 조정석과 신세경이 멜로 사극 '세작, 매혹된 자들'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최근 사극 열풍이 부는 안방극장에 '세작, 매혹된 자들'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극본 김선덕, 연출 조남국,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씨제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세작, 매혹된 자들'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첩자)이 된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상상력에 기반을 둔 픽션 사극으로, 신분을 감추고 비밀이나 상황을 몰래 알아내어 정보를 제공하는 첩자 '세작(細作)'을 소재로 한다.

드라마 '모범형사' 등을 통해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남국 감독과 드라마 '왕이 된 남자'로 웰메이드 사극을 완성한 김선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선덕 작가를 비롯해 출연 배우 조정석, 신세경, 이신영, 박예영, 장영남, 이규회가 참석했다.

김선덕 작가는 작품에 대해 "퓨전 사극이지만 퓨전이라고 생각하고 쓰진 않았다"며 "조선시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들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조선시대 역사를 다양하게 상상하기 편하게 변주해서 재밌는 스토리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사극을 좋아하는 분들은 '어떤 에피소드는 이 시대를 담았구나'라고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조정석과 신세경이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조정석은 한없이 강하지만 애처로운 사내이자 임금 '이인'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극 중 맡은 이인 캐릭터에 대해 "나라와 백성을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하고 아끼고, 그걸 위해 무엇이든 희생할 용기가 있는 인물"이라며 "진안대군이었지만 결국엔 임금의 자리에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20년 만에 처음 왕 역할에 도전했다. 이에 조정석은 "일단 너무 좋다"며 "'사람이 급격하게 변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던데, 우스갯소리로 동료 선후배들에게 '신분이 급격하게 변해서 이런 의상도 입어보고 당황스러우면서 참 좋다'고 했다. 이런 게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고, 특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관상'에선 초반에 헐벗고 나온다. 그때 생각도 많이 나더라. 이런 옷도 입어 보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영광이었다. '세작'이라는 작품이 그래서 나한테 더 기억이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신세경은 임금의 심장으로 스며드는 여인이자 복수를 위해 신분을 감추고 비밀리에 왕에게 접근한 세작이 된 '강희수' 역을 연기했다.

강희수는 극 중 이름 모를 내기 바둑꾼으로 등장한다. 신세경은 강희수에 대해 "바둑 천재다"며 "조선시대에 여성의 몸으로 바둑을 두고 다닐 수 없으니 남장을 하고 다닌다"며 "원하는 바는 반드시 해내고 마는 강인한 여성이다. 이인을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면서 위태로워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신세경은 강희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사실 난 바둑을 둘 줄 몰랐다"며 "바둑을 배워볼까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어렵고 복잡하고 재밌는 게임이더라. 그 룰을 단기간에 익히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전문가처럼 보이게끔 꾸준히 연습하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남장을 하고 많은 신들을 찍는 게 너무 즐거웠다"며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정석과 신세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멜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조정석은 신세경과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며 "신세경 배우와 너무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주위 분들에게 많이 얘기했었다. (신)세경씨와 이번 작품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다. 막상 해보니까 호흡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또한 "극 중 캐릭터 간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인간 대 인간의 호흡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연기할 때도 잘 묻어났고 호흡도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조정석은 "신세경과 호흡을 점수로 매겨 달라"는 MC 박경림의 주문에 "10점 만점에 11점"이라고 답했다. 신세경도 "1000점 만점에 1000점"이라며 조정석과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신세경은 또한 "초반부에 (강)희수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비교적 가볍고 밝고 말랑말랑하다. 인상 깊은 신들을 꼽으면 그런 신들을 꼽곤 한다. 전반적인 신의 분위기가 맑고 아름답게 담긴 거 같아 기대가 된다"며 "중후반부엔 희수 감정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았는데, (조정석이) 너무 현장에서 배려해 주고, 존중해 줘서 다른 것들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촬영장 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이인과 희수의 사랑 이야기가 연기하기 되게 어려웠다"며 "'난 너무 사랑해'라며 내 온 마음과 정신을 담아서 하는 연기가 아니라 항상 의심하고 서로 미워하고 날이 서 있는 그런 사랑의 이야기라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둘이 열심히 노력하면서 촬영했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조정석과 신세경 외에도 이신영, 박예영, 손현주, 최대훈, 조성하, 장영남, 이규회 등 탄탄한 연기력과 각자의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김 작가는 "대본을 탈고하고 세트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응원할 겸 갔는데, 내가 분명히 썼고 아는 얘긴데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며 "내가 받은 행복감을 시청자도 느끼셨으면 좋겠다. 이 드라마의 첫 번째 팬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연기를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방극장에는 사극 열풍이 불고 있다.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고려 거란 전쟁', '밤에 피는 꽃' 등 다채로운 장르의 사극 작품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작가는 "사실 나는 약간 무게감이 있는 사극을 쓰는 편"이라며 "'세작'은 정통 사극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 측면으로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퓨전 사극을 좋아하는 분들은 관계성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입체적인 사극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면으로 사극이 여러 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힘을 얻어갈 수 있는 주요 포인트인 거 같다. 많은 시청자 분들이 성원해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선 "로맨스를 쓰고 싶어 사극을 쓴다"며 "사랑은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상대를 쥐락펴락하면서 사랑을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를 사랑하는 것에 만족하고, 그런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사극을 쓰는 게 내 목표다. 이번 사극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본인의 감정을 담아 팔로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한 명쯤은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썼다. 그런 측면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세작, 매혹된 자들'은 오는 21일 오후 9시 20분 1,2부를 방송한다.
구로=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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