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무생이 '이무생로랑' 했다. 명품 브랜드 이름을 가져온 수식어에 걸맞게 기품 있는 재벌로 변신한 그는 순애보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무생은 지난 14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에 출연했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영애 분)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극 중 이무생은 거물급 투자자인 UC 파이낸셜 회장이자 오직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로맨스 직진남 유정재 역을 연기했다.

이무생은 누구보다 유정재를 사랑했다. 유정재란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작품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차세음이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해됐는데 유정재는 음악을 사랑하는 차세음을 사랑했다. 처음에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랑했다면, 차세음의 상황에 따라 변모되는 유정재 캐릭터가 매력 있었다"고 말했다.

유정재에 매력을 느꼈지만, 처음부터 그의 모든 것을 공감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무생은 "처음엔 톡톡 튀는 행동이 인간 이무생으로서 이해하기 쉽지 않더라. 유정재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더라"고 전했다.

그런 유정재는 작품 속에서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무생은 "처음엔 사랑인지, 집착인지 모를 액션을 취하는데 드라마가 진행될수록(유정재의 감정이) 이해됐고 거기에 빠져들게 됐다. 지고지순한 사랑에 꽃이 피는 것처럼 보여서 몰입이 잘 됐다"고 밝혔다.

이무생은 거물급 투자자를 연기한 만큼 기품 있고 고급스러운 패션스타일도 선보였다. 이무생은 이번 작품을 통해 화려한 스타일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저도 나름대로 스타일리스트와 얘기해서 (의상을 입고) 갔는데 감독님께서 '조금 더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회장이란 직업을 더 표현해 보자고 하더라. 색감과 스타일을 더 다양하게 하자고 해서 과감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했다"고 했다.

화려한 의상 중 각 잡힌 슈트핏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런 슈트핏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였다. 이무생은 "삼시세끼 잘 챙겨 먹는다. 거르지 않는다. 근데 간식은 잘 안 먹는다. 먹을 때 양껏 먹고 간식을 먹지 않는다"며 "또 평소에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운동은 맨몸운동을 한다.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한다"고 말했다.

이무생은 '마에스트라'에서 이영애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영애와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현장에서 본 이영애는 어땠을까. 그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라고 해야 되나. 별 얘기 하지 않아도, 같이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며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딱딱해지지 않도록 주변을 따뜻하게 해 주셨다. 그 배려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래서 저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영애의 연기 열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무생은 "악기, 지휘 등은 단시간에 익힐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이영애가) 배우로서 부담도 됐을 듯싶다. 그런데 현장에서 쉬는 시간만 되면 연습을 하시더라. 배우로서 도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지켜보는 것밖에 없지 않냐. 배우로서 상당히 안타까웠지만, 열심히 해주시더라. 선배님이 이 드라마를 하시게 된 보람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이무생은 이영애와 러브라인을 그려가면서도 일부러 '케미'를 의도하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 부분은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케미를 잘 나오게 할 수 있을까' 말하는 거 자체가 짜인 각본에서 연기하는 느낌이 들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상황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 느껴지는 걸 했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많이 즐기고, 많이 얻어먹었다. 슛 들어가면 그 순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마에스트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지휘자 차세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을 사랑하는 차세음을 보며 이무생은 배우로서 공감이 많이 갔다고 했다.

그는 "저도 배우라 예술가 범주에 들어간다. 음악과 연기는 완전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연기를 하면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세계에 무기력하기도 하다. 그래서 내려놔야 한다 생각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차세음이 음악을 사랑하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매 작품마다 '명품 연기'를 보여 주고 있지만, 그도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그는 "연기를 섣불리 말할 수 없다. 저는 죽을 때까지 연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 주어진 역할에 색을 잘 입히고 싶다. 사랑에 있어서도 지고지순만이 아닌, 여러 색의 사랑이 있지 않냐. 거기에 맞게 표현을 해야 하는 거 같다. 그게 배우의 몫인 거 같다"고 전했다.

이무생은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이는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제가 아직 연기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다. 이무생은 평범한 사람인데 캐릭터에 따라 여러 사람들이 된다. 그래서 더 놓치고 싶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역할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