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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최영준 "명절에 살 빼란 연락, 8일간 안 먹었죠"[★FULL인터뷰]

  • 안윤지 기자
  • 2024-01-19
배우 최영준이 '경성크리처'를 위해 독한 모습을 보였다. 8일간 아무것도 안 먹고 15kg를 감량한 최영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하나의 길을 열었다.

최영준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극본 강은경, 연출 정동윤)와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다. 최영준은 극 중 가토 역을 맡았다. 가토는 옹성 병원에서 크리처 실험하는 일본인으로, 윤채옥(한소희 역)과 마주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전 작품에 비해 비교적 마른 모습이다. 이에 "연기보다 살을 너무 많이 뺐다. 57kg로 10개월을 살았다. 찍는 내내 계속 유지했다. 그래서 촬영하는 날 밥을 먹었다. 그날 점심 먹고 그랬다. 집에서 좀 굶고 그랬다. 감량은 총 한 15 kg 정도 됐다"라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최영준은 "(살을 뺀 건) 감독님 주문이 있었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하고 서울 온 뒤 첫 촬영을 봤다. 그땐 72kg였고 좀 증량했을 때였다. 첫 편집을 보고 설 명절이었는데 전화가 오더니 너무 많이 부하고 우리가 생각한 게 아닌 거 같다고 하더라"며 "명절에 전화할 정도면 급한 거라고 생각해서 그날로 꼬박 8일 안 먹었다. 2~3일 정도를 디톡스한다고 안 먹었다. 그땐 급하니까 8일 안 먹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난 사실 가토를 잘 모르겠더라. 감독님과 중요한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뾰족한 답은 없었다. 그러다 한번은 감독님의 고민이 많았던 거 같다"라며 "나한테 카톡으로 장문의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정말 다 읽고 '아-' 가 아니라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였다. 작품을 하면서 엄청나게 디렉션을 많이 듣지 않나. 그런 디렉션은 처음 받았다"라고 말했다.

정동윤 감독이 영화 '인셉션'의 마지막 장면처럼 연기해달라고 했다고. 이에 "그 애길 보고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이후 촬영장에서 만났는데 미안하다고 하더라. 아마 서로 이미지로 생각하느라 잘 몰랐던 거 같고 참 애를 많이 썼다"라고 덧붙였다.

가토 역이 어려운 이유엔 일본어 연기도 있다. 앞서 극 중 함께 일본인 역을 맡았던 수현은 일본인 선생님만 3명을 두고 배우기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영준도 "난 일본어를 모르는데 발음이나 쉽게 접하는 단어가 있지 않나.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발음이 너무 어려웠다. 들리는 대로 읽는데도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며 "줌으로도 일본어 수업을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일제강점기 시대 속 일본인 역할을 한다는 건 배우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에 "부담은 전혀 없었다. 듣고 악역이고 가토를 악역이라고 설명을 안 해준 거 같다.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다. 자기 일에 미쳐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발생하는 피해가 있을 뿐이지 이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인 거 같았다. 나쁜 짓을 하려고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가토는 체제와 관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욕을 먹는 건 다음 일이지, 연기하면서 생각할 필요는 없었던 거 같다. 대본은 엄청 재밌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극 중에서 윤채옥(한소희 분), 마에다 유키코(수현 분)와 모두 마주하는 인물이다. 최영준은 먼저 한소희에 대해 "소희 씨랑은 재밌었다. 그 친구도 엄청 열정적인 사람이고 열심히 몸에 깔린 사람이더라. 되게 많이 생각하고 사는구나 싶더라"며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봤었는데 다음 작품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을 고른 게 신기했다.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이번에 만나니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안에 뾰족한 게 있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수현 씨는 마인드도, 키도 미국 사람 같았다"라며 "내가 문을 열면 마에다가 기다리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촬영하는데 감독님이 웃으면서 '컷'을 하더니 '수현 씨가 너무 내려다보니까 대충 봐달라'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토가 윤채옥의 모친 정체를 밝혀내는 장면은 '경성크리처'의 핵심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장면으로 다가와 이목을 끌었다. 최영준은 "그 장면은 나도 재밌었다. 배우로서 그랬던 거 같은데 엄청 통쾌했다. 내가 항상 하고 싶어 하는 가책을 안 받는 사람에 대한, 이를테면 죽이지 말아야 할 존재를 살해하는 역할을 하면 보통은 정신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 놓는다. 이걸 양심이라고 본다"라며 "가끔 '미치지 않아도 이러지 않을까'란 의문이 들었는데 아마 그게 가토였던 거 같다. 정말 이성적인 사람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는 '경성크리처'를 촬영하기 전,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활약했다. 확실히 작품의 색이 다른 만큼, 그는 연기할 때 힘이 들었을 터. 이에 "전작은 마음대로 하면 할수록 좋았던 작품이었다. 편하면 편할수록 좋았기 때문이다. 근데 '경성크리처'는 우리 말도 아니고 제복을 입고 있고 손발 묶인 기분이 많았다. 너무 많이 그런 거 같다"라며 "한번은 마지막 이치로가 나한테 얘기를 하고 이치로는 간다. 이치로의 말을 생각하는 컷이 있다. 그 드라마를 봤을 때 2초 안돌 거다. 그냥 카메라는 있고 그것만 10분 정도 촬영했다.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 고개 까딱거리는 거만 그렇게 했다. 내가 포기했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크리처와의 연기에 대해 "CG와 연기하는 게 진짜 힘들더라. 크로마 색을 입히고 왼쪽이면 우리가 왼쪽을 바라보고 촬영하면 항상 현실을 깨닫게 됐다"라면서도 "다들 이렇게 연기했구나 싶어서 재밌기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2002년 세븐데이즈로 데뷔한 그는 연극과 더불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아스달 연대기' '악의 꽃' '빈센조' '구경이' '우리들의 블루스' '왜 오수재인가' '안나라수마나라' '사냥개들' 등에 출연했다. 이 가운데 '경성크리처'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독특한 느낌이 들게 됐다. 최영준은 "나한테 연기력은 스펙트럼 그 자체다.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 게 연기력이었다. 당연히 기회가 돼서 하게 되면 당연히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노림수를 갖고 한 건 아니다. 언젠가는 할 게 빨리 왔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잘됐다고 생각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드라마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나의 연기에 대한 것도 중요하다. 한 걸음 간 건지 늘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니까 불편함을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그래도 일이니까 하는 것"이라며 "2023년 대표작이 '경성크리처'라면 올해는 또 다른 작품으로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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