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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끝장 봐야죠" 한소희는 멈추지 않는다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1-20
배우 한소희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는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갑작스럽게 들린 '신호총' 소리지만, 출발한 이상 '끝장'을 봐야 한다는 한소희는 오늘도 달린다.

15일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배우 한소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 한소희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소문난 토두꾼 윤채옥으로 분해 날쌘 액션과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한소희는 '경성크리처'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솔직하게 대표님이 강력하게 추천하셨고, '부부의 세계'와 '스토브리그'가 같은 시즌이었고, 한 시상식에서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님이 상받으시는 걸 보고, 궁금해서 '스토브리그'를 봤다. 제가 야구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데 너무 재밌더라. 근데 '경성크리처'를 정동윤 감독님이 연출하신다고 해서 흥미가 생겼고, 또 강은경 작가님은 '부부의 세계' 때부터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강은경 작가와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한소희는 "무명 시절부터 봐온 분이기 때문에 저를 자식 보듯이 봐주시는 게 있다. 그래서 뭔가 성장했다고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다"면서 "저는 작품을 할 때 감독, 작가님을 사랑해야 할 수 있다. 모든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 받자마자 오케이했다"고 밝혔다.

긴 시간 '경성크리처'와 함께한 한소희는 "파트 제로 나뉘어서 공개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긴 느낌이다. 아직도 '경성크리처'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라며 "저도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는데 촬영하다 보니까 욕심이라는 게 생기더라. 이걸 빨리 찍어야 한다는 느낌보다는 한 신 한 신 퀄리티 높게 찍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까 시간과는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성크리처'가 시대의 아픔이 가장 깊었던 1945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터. 그러나 한소희는 "저는 (일본의 반응은) 개의치 않았다"며 "이런 시대극 자체를 우리나라에서 안 다뤘던 것도 아니고, 일본 팬들 때문에 연기로서 도전하지 않는다는 건"이라고 고개를 저으며 "제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극, 그리고 새로운 인물의 모습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경성크리처'는 한소희가 경험한 첫 시대극이다. 그가 연기하는 데 있어서 상상력이 큰 힘이 됐다고. 한소희는 '경성크리처'에서 액션부터 감정 연기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특히 크리처물을 첫 경험한 한소희는 "세이싱 캐릭터가 엄마인데 스턴트 선생님들이 초록색 쫄쫄이를 입고 시선을 맞춰주셨다. 근데 눈만 마주치면 '웃참'(웃음 참기) 시작인 거다. 오로지 상상에만 맡겨야 하니까 좋을 때도 있더라. 상상하는 최대치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도 연기고, 채옥이는 액션에 능수능란한 캐릭터다.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었고, 액션에 치중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마이 네임' 때 기본기를 다져놓은 게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됐다. '마이 네임'처럼 악으로 깡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이미 단련이 돼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일단 현장에 가면 한 시간 정도 일찍 모여서 합 연습을 하고, 무술 감독님이 최대한 저희에게 맞춰서 합을 현장에서 바꿔주시기도 하고, 보내주시는 레퍼런스를 미리 보고, 외워서 갔다. 그렇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다치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는 한소희지만, 촬영 도중 안면 상처를 입기도. 이에 한소희는 "그건 우연한 사고였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사고였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부의 세계' 이후 자타공인 '대세 배우'로 우뚝 선 한소희지만 "달라진 건 없다. 저는 늘 똑같이 산다"고 말한 그다. 한소희는 배우로서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 순간 맹렬하게 달려 나가고 있었다. 단 한 순간도 허투루 임하지 않았다고.

한소희는 "아직도 늘 현장에 가면 제가 제일 못한다고 절벽으로 밀어붙이고 시작한다. 늘 독주가 아니고, 오케스트라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늘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진행돼야 이 작품이 빛나고, 한 신이 빛나고, 그 신이 모여서 한 회가 되고, 또 한 작품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소희는 '나영석의 나불나불'에 출연해 "프랑스 학교에 붙었는데 6천만 원이 있어야 비자가 발급된다"며 "모델 활동을 하다가 과자 광고가 들어왔는데, 통장에 2천만 원이 들어온 거다. 세 편만 찍고 유학 가자고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소희는 "중학교 2학년 때 알렉산더 맥퀸 쇼를 보고, 패션 드로잉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학 준비도 시작했는데, 요새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제가 연기자로서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는 아니지만, 과반수 이상에게 인정받고 나서 도전하고 싶다"며 "이거 살짝, 저거 살짝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뛰어들었으니까 끝을 보고 싶다. 끝이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연기라는 게 저한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아직은 너무 재밌다. 제가 너무 부족한 게 많아서 더 연구하고, 탐구하고, 더 노력하고 싶다"며 "또 다른 제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 미술도 저를 표현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연기는 저를 1차원적으로 표현하는 길이라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소희는 "미술로 표현하자면, 최대한 많은 색의 물감을 가지고 있고 싶다. 다채롭게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대체 불가한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하다. '이 색은 한소희만 낼 수 있는 색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오길 바란다"고 웃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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