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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부담? 늘 있죠" 연상호 감독, '선산'서 펼친 '연니버스'[★FULL인터뷰]

  • 안윤지 기자
  • 2024-01-21
연상호 감독이 새로운 세계관을 열었다. 이번엔 한국형 오컬트를 담아낸 '선산'은 시청자들에게 스산하고 무서운 기운을 선사한다.

연 감독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선산'(극본 연상호·민홍남·황은영, 연출 민홍남)과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 박성훈 등이 출연한다.

연 감독은 '선산'의 소재에 대해 "처음 떠올렸을 땐 한국적인 정서에서 출발하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적 정서, 색깔을 내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 그때 생각한 게 사이비와 선산이었다"라며 "선산은 괴담 같은 게 있지 않나. 그런 걸 활용하고 싶었다. 워낙 가족에 대한 이미지와 가깝다 보니 그런 얘기를 해야 할 거 같더라"고 말했다.

가족을 중심으로 그려가는 작품이지만, '선산'의 결말은 충격적인 진실이 남겨져 있다. 이와 관련해 "결말에 대한 이유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끔 하기 위함이다. 폭력적으로 받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태어난 아이이지만 그 아이도 사랑에서 태어난다. 가족의 사랑이 극단적인 형태일 수도 있다"라며 "윤서의 마지막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들릴 것인가. 이게 바로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쨌든 불편한 질문이지만 혐오스럽지 않게 전달하는 게 핵심적인 과제였다"라며 "통념과 벗어난 진실인데 이걸 혐오할 수도 있지 않나. 단지 충격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 질문의 형태로 나아가기 위해선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가 가장 큰 이슈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도 애 둘을 키우는 사람이다. 애를 키우면 정말 힘들지 않나. 큰 애만 해도 나랑 의견이 좀 달라지거나 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식이자 하나의 객체 아닌가.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라며 "가족의 이중성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극 중 주인공인 김현주와 박희순은 이미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연 감독은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 "당시 '트롤리' 촬영 중이라는 건 알았지만 방영 중은 아니었다"라며 "박희순이 극 중 역할의 이미지와 가까웠다. 박희순은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주더라. 오히려 그게 이 작품을 통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본질에 맞닿아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덕을 크게 봤다. 박희순에 대한 신뢰가 생긴 작품인 거 같다"라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또한 김현주는 연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상태다. 연달아 같은 배우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 "사실 공개 안 된 작품까지 하면 4 작품을 같이 했다. 내가 그동안 김현주 배우에 대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신선하고 좋았다"라며 "'선산'은 내가 연출한 작품이 아니다 보니 연달아 한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들게 됐다. 이번에 볼 때도 김현주 배우의 다른 모습을 봤다고 느꼈다. 이번 작품을 보면서 놀랐다"라고 감탄했다.

연 감독은 앞서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서의 김현주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지옥' 때 정진수의 기묘한 술수가 통하지 않을 거 같은 인물이 필요했고 후반부 액션을 했을 때 그런 배우가 없을까 하다가 고민했다"라며 "김현주 배우가 대중에게 쌓아온 신뢰도 등을 보면서 단순히 정진수의 기묘한 술수가 통하지 않을 거 같은 인물로 정리했지만, 김현주는 내재적인 갈등을 표현해줬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김현주 배우는 '선산'이란 작품에 윤서를 그리는데 많이 투영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얘기했다.

다만 계속된 같은 배우의 기용은 다른 작품인데도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에 "'트롤리'의 김현주, 박희순의 관계가 '선산'과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볼 것 같다"라며 "사실 이전과 같이하는 스태프들이 많다. 영화는 외로운 작업이지 않나. 그런데 계속 만나게 되면 팀 같은 느낌이 있다. 이런 팀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얼마 전, '지옥 2' 촬영을 끝내고 내가 김현주를 보고 처음으로 '동료 같다'라고 말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선산'을 시작으로 '기생수 : 더 그레이' '지옥 2' 등을 선보이게 된다. 많은 작품의 공개를 앞둔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에 "흥행 부담은 늘 있다. 영상 작업이라고 하는 건 아까도 얘기했듯이 남이 좀 결정을 해줘야 들어갈 수 있는 거다. 은퇴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는 걸 항상 갖고 있다. 그 두려움만으로 작업을 할 수는 없는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두려움만 있다면) 옴짝달싹 못 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좀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런 공간들을 좀 많이 확보하려고 하는 거다. 흥행에 대한 생각은 항상 있는데 그걸 만약에 항상 맞출 수 있다면 주식을 해야 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선산'에 대해 "한국형 오컬트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같은 느낌이 있다. 노래를 부르고 의상도 화려하지 않나. 그런 것들이 서구권에선 특이하게 보더라. 서구는 정적이지 않나. 퍼포먼스들이 한국의 무속이란 색을 만들어 주는 거 같다"라며 "나도 해외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하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연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지난 2021년 11월 공개돼 큰 화제를 모으고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그러나 '지옥' 시리즈 주인공인 배우 유아인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으며 시즌2 주연 배우가 교체되는 난항을 겪었다. 유아인 역할은 김성철로 대체됐으며 최근 '지옥 2'는 촬영을 마무리했다.

연 감독은 "'지옥 2'는 하반기에 나올 거 같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라며 "배우들이 엄청 대단하더라. 깜짝 놀랐다. 김성철, 문근영, 김신록 등 뭔가 이 작품에서 칼 같은 걸 들고 왔다. 마무리 중이긴 하지만 기대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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