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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선산' 충격 결말 속 길라잡이 [★FULL인터뷰]

  • 안윤지 기자
  • 2024-01-28
*인터뷰엔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선산'이 결말 속 근친 소재로 연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시청자들이 길을 잃을 수 있는 전개 가운데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가 있다. 모든 얘기에서 한 발 물러난 박희순이 시청자들의 길라잡이로 나섰다.

박희순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극본 연상호·민홍남·황은영, 연출 민홍남)과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박희순은 극 중 최성준 역을 맡았다. 최성준은 예리한 수사 감각을 가진 형사로, 마을에 연이어 발생한 불길한 사건이 '선산'의 상속과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파헤친다. 이 때문인지 시청자 입장에선 최성준은 모든 사건에서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는 박희순도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그는 "대본을 받고 관객의 입장에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길라잡이 역할이었다. 보는 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발씩 나아가는 역할로 존재했다"라면서도 "성준의 서사도 있다. 그 서사를 가져가되 일과 관련된 면에서 수사함에 있어서는 덤덤하게 자기감정에 침착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수사함으로써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혼자 있을 때 박상민(박병은 분)과 부딪혔을 때 어떤 죄책감, 고뇌 같은 것들이 둘 관계에서 표현이 되게 혼자 있을 때 고독함과 쓸쓸함은 집안에서 분리하고자 했다. 그 감정을 가지고 수사에 임하다 보면 너무 무거워지고 진도 나가는 것도 더딜 거 같아서 오히려 수사할 땐 유머도 넣고 객관적이라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극에서 보여지는 스산한 장면, 무속 신앙 등이 있는 걸로 보아 시청자들은 오컬트 소재를 기대했다. 그러나 '선산'은 오컬트보단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치중된 면을 보였고 이는 혹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희순은 "내가 제작발표회 때도 말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고 오컬트 요소를 가미했다. 약간의 가미가 된 거지 본격적인 오컬트 장르는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만약 (스릴러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봤으면 편하게 봤을 거 같은데 약간의 착오와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 오히려 오컬트를 무서워하는 분들은 호평이 많았던 거 같아서 장단점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이런 장르엔 가족들끼리 보기엔 어려운 작품들이 많다. 근데 '선산'은 정말 온 가족이 봐도 낯 붉힐 일이 없다. 주변 반응을 살펴보니 오히려 가족들끼리 봤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박희순이 가장 많이 마주하는 사람은 배우 박병은이다. 박병은은 극 중 박상민 역으로, 최성준의 후배이자 반장이다. 과거 한 사건으로 최성준에게 악감정을 품고 열등감과 질투심에 사로잡힌 인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을 묻자, 그는 "되게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인데 작품을 같이 한 건 처음이었다. 이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굉장히 유머러스하다. 너무 재밌고 좋은 친구인데 작품을 함에 있어서는 굉장히 자기만의 해석이 있고 프로 의식이 있기 때문에 평상시 유머러스한 게 적극적이고 준비해온 것도 많았다. 서로 얘기할 거리가 많았던 거 같다"라며 "(극 중) 친한 형 동생이었는데 서로 배려하려다 보니 그렇게까지 오해가 점점 커졌던 거 같다. 서로 기본적으로 애(愛)가 있으니 증(憎)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박병은은) 애를 기반으로 둔 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나는 일부러 더 아닌 척 농담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박희순과 김현주는 SBS 드라마 '트롤리'에 이어 '선산'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박희순은 김현주와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나는 1+1 캐스팅이었다. 김현주의 스케줄을 맞추기 용이해서"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와 관련된 걱정이나 우려는 없었을까. 그는 "(우려와 걱정이 있어서) 1+1이란 생각을 실제로 했고 농담이 아니라 미팅하면서 어떤 의도로 날 캐스팅했는지 여쭤봤다. 감독님이 '트롤리'란 작품과 이 작품은 색깔도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라며 "원래 서하(김현주 분)와 성준이 만나는 건 한 신 정도였다. 그래서 혹시 전작 문제 때문이냐고 묻자, 그건 고려하지 않았고 최성준 캐스팅 전부터 이랬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현주에 대해 "두 번째 작품을 연달아서 했다. 그런 경우가 쉽지 않은데 작품을 하면서 너무 좋은 배우라는 걸 다시 한번 알았다. 그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데 생각한 거 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감정도 풍부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거 이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깜짝 놀랄 때가 많이 있었다"라며 "이 배우의 재평가가 시급하다. 연 감독님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싶은데 다른 감독과도 연결을 시켜줘야 한다. 좋은 배우를 널리 알려야 한다"라고 강력히 추천했다.

'선산'은 윤서하(김현주 분) 가족과 관련해 근친 소재를 담아 충격적인 결말을 그렸다. 박희순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선 만큼 시청자들과 함께 알아간다. 이에 "앞서 말했다시피 시청자들과 함께 가는 길라잡이였고 그걸 같이 알게 됐기 때문에 놀라는 리액션이 같았을 거 같다. 눈에 힘을 준 적이 없는데 그땐 굉장히 커진 신이다"라며 "그 사실을 알고 났을 때 가장 커졌던 거 같다. 보는 사람도 똑같은 감정으로 놀랐을 거 같다. 그런 쾌감이 좀 있었던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해당 신에 대해 "나도 충격이었다. 가족 얘기를 하기 위한 끝은 뭘까 생각했다. 또 사람 입장이 됐을 때 나는 어땠을까 생각했다"라며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쓰고 애정을 줬기 때문에 사랑으로까지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다 놀리고 괄시와 모멸감 이런 걸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동생으로서, 인간으로서 보호하고 사랑해줬을 거 같은 느낌이다. 한 단어 자체로 표현하기보단 사랑과 아픔이 극대화돼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겠느냔 생각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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