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웹툰작가 주호민의 자폐성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주호민이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1일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일부 혐의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다면서도 벌금 200만원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이날 재판을 직접 지켜본 주호민은 재판 직후 취재진 앞에 서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주호민은 이날 "얼마 전에 몰래 넣은 녹음은 증거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굉장히 우려가 많았었는데 사실 이러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녹음 장치 외에는 정말로 어떻게 이런 일들을 잡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이런 것들도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운 어린이들, 노약자들 또 장애인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현재 근황과 관련해서는 "(아이의 정확한) 증상은 아이의 어떤 내밀한 증상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라며 특수교사 A씨에 대해서는 "딱히 하고 싶은 말씀은 없다"라고 답했다. 주호민은 "아들은 현재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라고 답하고 "아이를 학교에 다시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여러 가지를 고민을 했다. 통합학급이 있는 다시 일반 학교로 돌아가는 방법, 특수학교에 가는 방법 등등 여러 가지를 다 열어놓고 고민을 했는데 아직도 결정을 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일단은 가정에서 보호하면서 천천히 방법을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호민은 지난 1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내일 밤 9시 트위치 생방송을 하려고 한다. 그간의 일들을 들려드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주호민은 이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언론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고 그냥 재판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을 인지한 순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일들을 다 이제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며 "중간에 어떤 선생님들 선처를 취하를 한 부분이 있다. 내가 처음에 입장문에 선생님의 선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다가 중간에 취하하면서 더 여론이 악화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취하하게 된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호민은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 부부가 어떤 굉장히 애정으로 아이의 문제 행동을 감싸온 헌신적인 특수교사의 밥줄을 끄는 그런 것으로 이제 비쳐져서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오늘 일단 오늘 판결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이나마 좀 해명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자신을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류재연 교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좀 허황된 주장을 하시던 분이라 법적인 조치를 지금 취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재판은 주호민이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고소하면서 알려졌으며 당시 B군은 2022년 9월 5일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됐다. 주호민은 분리 조치 이후 B군이 평소와 달리 불안 증세를 보이자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증거를 수집했고, A씨의 아동학대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호민의 이 해명은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맞물려 교권 침해 이슈로 부각되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이했고 주호민은 이에 대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재차 해명했지만 비난은 거셌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과 이수명령, 3년간 취업제한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대법원이 최근 자녀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를 통해 수집한 내용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놓은 것과 관련, "최근 판례와 이 사건은 피해 아동이 자폐 아동으로 자기가 경험한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방어 능력이 미약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특성상 녹음 외에는 피해 아동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찾기 어렵고 피고인의 발언이 공유되지 않은 대화라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같은 판례를 근거로 A씨의 발언을 녹음한 파일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으며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최후변론을 통해 "검찰이 다수의 증거를 제출했으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녹음파일인데 이는 피해 아동 어머니가 아동에게 녹음기를 넣어 몰래 녹음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라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라며 "이에 따라 녹취록 등 녹음파일에 근거한 증거 역시 모두 사용할 수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애정하던 장애 학생을 학대했다고 피고인이 됐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힘들다"라며 "피해 아동과 신뢰를 쌓으며 함께 노력했던 과정도 고려해 억울함을 풀어주고 저와 유사한 일로 어려움에 처한 교사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판결을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피해 아동의 변호인은 "싫다, 고약하다는 등 아이에게 감정적 어휘를 전달한 것이 아동학대 범죄는 아닐 수 있어도 아동학대는 맞음에도 사과나 유감 하나 표명하지 않은 채 무죄만 주장하는 측면은 다소 아쉽다"라며 "정서학대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판례도 있으며 학대 여부는 발언뿐만 아니라 아이가 있던 환경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 긴 시간 동안 불안감을 느꼈을 아이의 상황, 장애아동은 상대의 목소리 억양 등에도 깊은 영향을 받는데 교사의 달라지는 목소리 등에 영향을 받았을 점 등도 고려해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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