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펄 시스터즈의 배인순이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밝혔다.

1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펄 시스터즈 배인순이 게스트로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배인순은 이혼한 지 25년 됐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결혼한 계기에 대해 "데리러 왔다. 시아버지가 저를 점 찍으셨다. 어른들이 사주를 봤는데 '며느리가 되면 이 집 제사를 지킨다'고 했다고 한다"며 "(전 남편인) 최원석 회장과 시누이가 미국에 있던 저를 찾아왔고, 마음이 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 열애 후 결혼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쉬운 점은 너무나 순간에 결정을 내렸다는 거다. 동생의 앞날에 대한 대비도 없이 결혼 제안에 바로 한국에 왔다"고 후회했다.

2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다는 배인순은 "내가 이혼녀라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고,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있었다. 이혼한다는 생각만 했지, 자식들에게 얼마나 상처를 줬을지 생각하면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다"며 "이혼 후 5년 동안 집 밖을 안 나갔다. 막내아들 밥만 챙겨주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5년이 지나고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를 듣고, 나에게 용기를 주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근데 아무것도 모른 채 나와서 세금 내는 방법도 모르고, 모든 게 낯설더라. 24년 동안 공짜로 살아온 인생이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배인순은 "근데 이후에 사기꾼들만 만나더라. 통장을 통째로 맡기고 돈을 받아서 사용했는데 근데 믿었던 사람이 제 통자을 들고 러시아로 도망을 간 거다. 칼날 위에 서 있는 순간에 막내 아들 때문에 버텼다. 위자료로 받은 돈도 다 날렸다. 극단적인 생각만 드는데 우리 아들이 눈에 밟히더라. 아들이 날 살린 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배인순은 결혼 생활 도중 시집 살이에 대해 밝히기도. 그는 "시어머니가 사람을 못살게 했다. 시어머니 말에 토 달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이유도 모르고 비는 거다. 내 도리만 하고 피하기 바빴다. 시댁과는 지척에 살았고, 근처만 지나가도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지금 후회되는 건 시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시어머니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싶다. 여자의 일생으로 볼 때 불쌍한 분이다. 부잣집 딸인데 남편은 건설업 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우고, 사랑이 부족했다. 사랑을 받지 못해서 줄 줄 모르는 거다. 모질게 대할수록 다가갔어야 했던 건 아닐까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이혼을 후회하기도 했다는 배인순은 "나이 먹을수록 남편이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1년 전부터 기도를 했다. 그의 마지막을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나도 아내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못한 게 많았을 거다"라며 "근데 어느 날 전 남편이 꿈에 나타나서 나를 향해 걸어오더니 못 본 척 하고 지나가더라. 아들에게 그 꿈 이야기를 했는데 그 다음날 돌아가셨더라. 빈소에는 안 갔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