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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하이키·키스오브라이프..올해 한대음이 주목한 걸그룹[★FOCUS]

  • 윤상근 기자
  • 2024-02-02

2024년 갑진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21번째 한국대중음악상이 주요부문 후보를 발표한 가운데 2022년부터 신설된 최우수 케이팝 음반 및 노래상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은 듯하다. 여타 음악 시상식보다 좀더 음악적인 성과에 중점을 두고 최고의 음반과 노래를 선정해온 한국대중음악상은 K팝이 보여준 세계적인 성과를 인지하고 K팝을 하나의 장르로서 인정하며 이 부문에서 최고를 가려보는 행보도 보였다.

2022년 청하 'Querencia'와 에스파 'Lext Level', 2023년 뉴진스 'New Jeans'와 'Attention' 등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기며 최근 K팝 신의 흐름이 '걸그룹 천하'라는 타이틀임을 역시나 인정해온 한국대중음악상이 이번 21회 시상식에서 주목한 K팝 아티스트들은 누구일까. 올해 역시 걸그룹의 강세가 음악성으로도 인정됐다.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최우수 케이팝 음반상 후보로 뉴진스 'Get Up', 빌리 'The Billage of perception: chapter three', 정국 'GOLDEN', 키스오브라이프 'Born to br XX',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이름의 장:FREEFALL'을 포함했고, 최우수 케이팝 노래상 후보로는 뉴진스 'Ditto', 아이브 'I AM', 정국 'Seven', 피프티피프티 'Cupid', 하이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가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역시 대세로 군림하며 K팝 신은 물론 빌보드 차트에서도 핫한 존재감을 드러낸 뉴진스의 최다 5관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이고, 방탄소년단 막내가 아닌 K팝 남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역시 건재함을 과시한 정국과의 수상 경쟁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전망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이 새롭게 주목한 걸그룹의 면면도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 빌리, 기존의 K팝 걸그룹 공식에서 벗어나다



빌리 앨범 'The Billage of perception: chapter three'의 이번 최우수 케이팝 음반 노미네이트는 한국대중음악상이 확실히 후보 선정에 있어서 음악적인 성과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수 있겠다.

사실 빌리의 K팝 신에서의 대중적 인지도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2022년 이후 재편되고 있는 4세대 걸그룹 경쟁 구도에서 확실한 어필이 되지 않을 경우 빠르게 팬덤의 시선집중에서 멀어질 수가 있는데 빌리는 수현 하람 츠키 등을 필두로 한 수준급 보컬 라인을 갖고 있음에도 그 포텐이 터졌다고 하기 애매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말 시상식에서의 성과도 미미했지만 물론 그것 자체만으로 빌리의 필모를 평가할 순 없다.

빌리는 팀 세계관에서부터 미스터리한 스토리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음악적으로도 실험적인 방향을 추구해왔고 자칫 안 어울릴 수도 있는 이 세계관을 K팝 문법에 절묘하게 적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환 선정위원은 빌리에 대해 데뷔 때부터 매우 독특한 세계관을 그룹 활동에 담고 출발했고 이번 앨범이 가장 어울리는 음악적 옷을 안겨줬다"라며 "전체적으로 차갑지만 펑키한 그루브를 신스팝/일렉트로닉 비트로 세련되게 구현해 낸 곡들이 다채롭게 이어진다. 그간 K팝 걸그룹의 주류를 한동안 지배했던 흐름에 역행하면서 챌린지와 쇼츠, 릴스에 갇히지 않는 '제대로 된 감상용 댄스팝'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라고 평가했다.




◆ 하이키 역주행 성공, 우연이 아니었다



하이키는 역주행으로 스타덤에 오른 거의 유일한 4세대 걸그룹으로 통한다. 건강미 넘치는 콘셉트로 야심차게 데뷔했지만 팀 재편과 함께 약간의 부침을 겪었고 이를 전화위복 삼아 진심을 끌어다모은 곡으로 국내외 K팝 팬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사실상의 재데뷔 걸그룹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연습생 경력은 매우 탄탄하다. 휘서 9년 6개월, 리이나 6년, 서이 3년, 옐 3년 등 도합 21년 동안 유수의 기획사를 전전하며 데뷔만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실은 '건사피장'(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로 거듭났다.

현지운 선정위원은 "일말의 꿈을 꾸며 버티는 장미들을 인정사정 없이 밟아버리는 사회에서 '삭막한 도시가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고개를 들고 버틸게 끝까지'라고 노래해줘서 고맙고 가상하다"라고 치켜세웠다. 결국, 노래에 담긴 진심이 제대로 통했음을 증명했다.

참고로 하이키는 최우수 케이팝 노래상과 함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에도 노미네이트, 총 3관왕에 도전한다.




◆ 키스 오브 라이프, 드디어 빛을 발하는 '역량'



하이키와 함께 올해의 신인에서 경쟁하게 된 또다른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는 이미 K팝 신에서 실력과 매력 등이 일찌감치 검증된 팀이었다.

키스 오브 라이프 역시 그간 K팝 걸그룹이 대박 성공의 공식으로 가져왔던 파워풀한 퍼포먼스 또는 역동적인 팝과도 결이 다른 방향성을 잡고 다소 유행에서 지난 듯한, 하지만 확실한 매력이 있기에 잘 흡수하면 멋진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90년대~2000년대 힙합 또는 R&B 작법을 얹었다는 점이 포인트였다. 2장의 EP만으로 2023년 최고의 신인 걸그룹으로서 시선강탈에 성공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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