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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세계화"..'황야' 허명행 감독의 첫 발걸음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2-02
무술 감독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허명행 감독이 마동석과 손을 잡고, '황야'로 첫 발걸음을 뗐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의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그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액션을 연출한 액션 마스터 허명행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의 메가폰을 잡아 지금까지 쌓아온 액션 노하우를 작품에 모두 담아냈다.

'황야'는 허명행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이에 허명행 감독은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제 생애 이런 일이 있나 싶다.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고, 마동석과도 서로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무술 감독에서 연출에 도전하게 된 허명행 감독은 "제가 서울액션스쿨 소속인데 정두홍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액션스쿨을 스턴트 사업뿐 아니라 영화 사업으로 확장하고 성장하자고 했다. 나름대로 시나리오 개발을 10년 동안 하는 과정이 있었고, 제가 무술 감독을 하면서 여러 연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고, 성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무술 감독으로서 액션 영화의 연출을 맡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허명행 감독은 "사실 제안이 들어왔을 때, 액션 영화였기 때문에 제가 선택하는 데 있어서 너무 뻔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또 제가 연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몇 해 지나면서 마동석 배우와 작품을 하고, 스킨십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마동석 배우가 저에게 제안한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힘을 불어넣어주셨고, 저도 감히 용기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황야'로 첫 메가폰을 잡게 된 허명행 감독은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청불 액션을 하고 싶었고, 우리에게 마동석 배우의 액션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센 수위는 없었다. 그 안에서 (마) 동석이 형이 가지고 있는 유연함과 개그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의 차별점은 곧, 마동석이라는 것.

이어 "마동석 배우가 지금껏 하지 않은 진한 액션에 집중했다"며 "제가 형을 만난 게 20년 전인데 그때는 발도 잘 쓰셨다. 근데 지금은 캐릭터적으로 발을 쓰는 게 상상이 안 되지 않나. 장기가 복싱이시기 때문에 그 장기를 살려드리려고 했다. 빌런들을 단순히 제압하는 게 아니라 무력화 시켜야 했다. 좀 더 확실한 제압을 위해 수위가 높은 액션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연출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형이고, 그가 가진 너무 좋은 캐릭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캐릭터가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 '황야'는 '범죄도시3'보다 먼저 만든 작품이다. '범죄도시3'를 보고 '황야'를 보시니까 더더욱 기시감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다만, 기시감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어쨌든 마동석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세계화 시켜보자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마동석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허명행 감독은 할리우드 배우 드웨인 존슨에 대한 언급에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액션도 되고, 유연함도 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마동석의) 피지컬과 액션 무빙을 강조했고, 그걸 좋아하는 분들에게 더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에서 마동석 배우를 제외한 액션을 많이 했던 배우들은 키카 크고 훤칠하고 몸이 잘 빠진 배우들이다. 요즘 배우들은 다 그렇다"며 "액션 잘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A 배우, B 배우가하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 마동석을 대체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배우로 전향하지 않는다면"이라고 웃었다.

다만, '황야'가 첫 연출작인 만큼, 완벽한 영화가 될 수는 없었을 터. 허명행 감독은 "서사가 미흡하다는 반응에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실 시나리오 작업할 때 양기수(이희준 분)의 구체적인 상황, 남산(마동석 분)과 지완(이준영 분)이 만나기 전의 이야기도 있었다. 다만, 제가 계획한 '황야'는 1시간 45분의 러닝타임 안에 다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계획하다 보니까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서사가 좀 부족하더라도 액션 영화로서 마니아층에 선물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보신 후에 아쉬워하시는 서사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고,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제 계획대로 1시간 45분 안에 이야기가 들어가게끔 하려면 포기해야 했고, (서사보다) 액션을 선택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술 감독으로서 다채로운 경력을 쌓아온 허명행 감독은 "제가 봤을 때 액션물은 러닝타임 1시간 50분이 넘으면 지루해지더라. '황야' 또한 액션물이다 보니까 거기에 포커스를 좀 더 준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첫 연출작을 내놓은 소감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 널리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알리자는 생각이었는데, 어쨌든 글로벌 1위를 했다고 하니까 기쁘다. 충분히 만족한다"면서 "다만, 서사에 대한 만족도를 채우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그것 또한) 제가 했던 선택"이라고 전했다.

또한 '황야' 촬영 직후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은 허명행 감독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작품. '범죄도시2'(1269만), '범죄도시3'(1068만)는 연속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쌍천만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게 된 허명행 감독은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클 터.

그는 '범죄도시4'에 대해 "어느 정도 비슷할 수밖에 없지만, 그 중에서도 마동석 배우가 안 보여준 액션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천만 관객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흥행이나 관객 수는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도 "사실 기시감에 대한 부분은 좀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많은 기대는 안 하셨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봤더니 실망스럽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비슷할 수 있지만,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가 보여준 모습 안에서 조금은 변주를 주고 싶었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술 감독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허명행 감독은 "구체적인 꿈은 없다"면서 "다만, 저는 영화 일을 오래 하고 싶다. 지금도 무술 감독 일을 하고 있는 상태고, 정두홍 무술감독님과 함께 우리 액션스쿨을 모두가 꿈꾸는 영화 제작사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 그 안에서 연출이 필요하다면 연출도 하고, 무술 감독이 필요하다면 무술 감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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