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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샘 "라미란→서현진에 많이 배워..절대 포기 안 해요"[인터뷰②]

  • 김나연 기자
  • 2024-02-12
-인터뷰①에 이어

-2022년 '옷소매 붉은 끝동', '지금 우리 학교는', 2023년 '청담국제고등학교'까지 모두 좋은 성과를 거뒀다. 데뷔 이후의 시간을 되짚어 봤을 때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미래를 잘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서 내가 하고 있는 촬영의 순간에만 집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잘 될까?' 하는 걱정은 해본 적이 없고, 그 순간을 열심히 즐겼다. 너무 행복한데 '다음에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을까?'라는 고민도 생겼다. 배우하는데 있어서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는 것 같다.

-'블랙독'을 통해 이제 배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인가.

'블랙독' 전까지 학생물을 많이 했고, 선배들과 긴 호흡을 가진 작품이 처음이었다. '블랙독'을 통해 열정적인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되고, 촬영장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자주 뵀다. 첫 방송도 모여서 보고, 바빠서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런 것도 열심히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나이가 들면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미란 선배님, 서현진 언니 보면서 너무 많이 느꼈다. 배우로서 길이 보였던 것 같다.

-어떤 점을 가장 크게 배웠나?

그 전에는 시키는 것만 열심히 했다. 대사 안에서 할 수 있는 연기만 했다면, 그 이후에 현장에서는 조금 더 제 의견을 많이 표출할 수 있게 됐다. '이 대사 말고 이건 어떤가요?', '이런 제스처는 어떤가요?'라고 묻는 등 감독님과 소통이 굉장히 늘었는데 선배들을 보고 그런 것을 많이 배운 것 같다.

-캐릭터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유형의 배우인가. 나라는 배우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저는 연기할 때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 캐릭터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고민한다. 감독, 작가님에게도 캐릭터의 과거를 여쭤보는 편이다. 다만, 주인공이 아니면 서사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전사를 만들어내지는 않고, 대본에 주어진 정보에 한해서만 하는 것 같다. 혹시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다.

준비는 기본이지만, 즉흥적으로 몸을 맡기는 스타일에 가깝다. 제가 열심히 연구해서 현장에 가서 호흡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다. 상대 배우가 주는 에너지가 크다고 생각해서 현장에 가서 상대방과 호흡을 맞추면서 즉흥적으로 하는 편인 것 같다.

-요즘 어떤 고민과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

원래도 고민이 없는 성격이고,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안 하는 편인데 최근에 전세 사기를 당했다. 전세 보증 보험에 꼭 가입하셔야 한다. 저한테는 안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일어나더라.

-배우가 아닌 사람 이은샘은 어떤 모습인가?

저는 되게 무감정 상태다. MBTI가 ISTP인데 친구들이 ISTP의 표본이라고 한다. 촬영장에 나오면 E가 되고, 다른 자리에 있으면 친구들이 걱정할 만큼 말수가 적어진다. 내일의 나는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한다는 마인드다.

-활동하면서 가장 힘이 되는 존재는? 고민이 있을 때 고민을 나누는 친구나 지인이 있나.

'청담국제고등학교'에서 함께한 예림이와 많은 소통을 하고, '배드파파'에서 만난 조이현, 윤서아, 신은수랑 친하다. 네 명이서 만나면 힐링이 된다. 뭔가 벗어날 수 있는 느낌이라서 자주 만나고 있다. 연기 얘기도 많이 하고 앞으로 우리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지, 차기작도 서로 고민하고, 모니터도 해주고, 인스타 사진 올릴 때 컨펌받기도 한다.(웃음)

또 제 친언니가 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저의 모든 걸 알기 때문에 언니가 많은 힘이 된다. 눈물도 많고, 낯간지러운 말도 많이 하고, 표현은 못 하지만 큰 힘이 되는 존재다.

-배우로서 생각한 나의 방향성은 무엇이고, 또 장점은 무엇인가?

요즘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이기는 것 같아서 저에게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칠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다. 장점은 제 마인드다. 제 데뷔 연도와 제가 해왔던 기간을 들으면 다들 놀라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버텼냐. 어떻게 17년 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냐'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근데 저는 그 기간에 대해서 신경을 쓴 적이 없었고, 힘들지 않았다. 힘든 순간이 있더라도 하루뿐이고 내일은 잊어버린다. 악플도, 좋은 글도 달리는데 그런 글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상처는 받는데 또 금방 내려놓을 수 있는 저를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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