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의 친형과 형수 부부가 박수홍의 돈 40억 원 대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의 실형과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14일 박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1심 선고는 지난 2022년 10월 검찰 기소 이후 1년 4개월여 만, 10차례의 공판 끝에 이뤄졌다.
박수홍은 지난 2021년 4월 횡령 혐의로 박씨, 이씨 부부를 고소했다. 박수홍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40억원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박씨는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으며, 변호사 선임, 부동산 관리비 명목의 횡령만 인정했다. 이씨는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이날 재판부는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오늘 판결 선고를 함에 있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점은 분명히 정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언론에선 박씨가 박수홍씨에게 수익금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수익금 정산은 민사 소송에서 정확히 다뤄야 할 것이다. 피고인의 자금이 바르게 사용됐는지를 봐야 한다. 그래서 이 공소사실은 박수홍 씨와 크게 관련 없다. 피고인들이 박수홍씨의 정산금을 주지 않았다기보다는 수익금을 다시 빼돌려 횡령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피해자는 총 3건으로 정리된다. 주식회사 라엘이란 법인, 피고인이 운영하는 메디아붐 주식회사 법인, 박수홍의 개인자산을 유용해 횡령해 박수홍 개인 셋"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라엘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샀는데, 회사 업무에 맞게 사용했는지 봐야 한다. 피고인이 사용처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불법 사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 피고인은 사용처를 대부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피고인은 박수홍의 지인, 방송 관계자에게 명절 선물을 줄 목적으로 상품권을 샀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도 일부 확인된다. 그러나 법인으로 구입한 상품권이 박수홍과 부모님을 위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라엘과는 구별돼야 한다. 개인적 소비를 위한 비용, 부모의 생활비까지 제출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한 "백화점 외에 테마파크, 학원비로 사용된 금액도 있는데 피고인은 복리후생으로 썼다고 했다. 그러나 라엘의 복리후생에 이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내용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횡령죄는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개인 변호사 사용에 대한 횡령금에 대해선 피고인이 10억 7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기소됐다. 피고인과 그 모친이 개인적으로 매수한 금액은 상가 대출금 변제를 위해 썼다. 라엘은 결국 피고인의 대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썼기 때문에 무죄로 본다"고 했다.
박씨가 개인 부동산에 쓴 금액에 대해선 "피고인은 라엘의 자금으로 지급해 등기비용을 납부했다고 했다. 라엘의 자금 중 1억원을 등기비용을 납부할 때 가수금반제 회계 처리를 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라엘에 근무하지 않은 이들을 근무하는 것처럼 횡령금 6억 8000만원 쓴 공소사실이 있다. 회사의 법인세와 박수홍을 위해 절세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피고인 부모의 진술 등이 피고인의 진술과 부합하는 바가 있고 객관적으로 확인이 된다. 박수홍 역시 최소한 그런 사정은 알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 다만 박수홍에게 얼마의 금액이 지급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허위 급여는 박수홍이 아니라 피고인과 가족을 위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절세 내지 탈세를 위해 외형적으로도 탈법적인 방식을 썼다. 라엘은 근로자가 아닌 제3자에게 급여를 지급했다"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횡령이 주장된 금액은 19억 661만 51원이었으나 모든 판단으로 볼 때 횡령 금액은 7억원 정도이며, 나머지 횡령 금액은 무죄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박씨가 메디아붐을 통해 횡령한 금액으로는 "개인 변호사 사용에 대해선 15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 허위직원 급여 지급은 12억원 상당이다. 이 부분 유죄로 판단된다"라며 "피고인이 메디아붐을 통해 횡령한 금액은 13억원에 달하며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부친이 통장에 사인한 흔적이 발견되는데, 피고인은 박수홍의 통장을 보유하면서 직접 거래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박수홍의 연예 수입을 관리할 목적으로 메디아붐 등을 운영했고, 가족 구성원의 전체 경제를 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박수홍 계좌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횡령 혐의가 판단된다. 거래 내역 중 상당수가 MBC 부근의 하나은행 ATM기에서 인출됐고,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박수홍이 스스로 카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매니저를 통해 금액을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나머지 3개의 통장을 보면, 박수홍을 위한 인출로 보인다. 피고인의 부친이 수기로 쓴 입출 내역을 보면 이사비, 도배비 등이 있고 이는 피고인이 부모를 위해 쓴 생활비로 보인다. 박수홍은 피고인에게 자신의 재산을 맡기면서 부모님을 부탁한다고 했다"라며 "박수홍의 통장에서 확인되지 않게 처리된 금액이 있다. 대체지급으로 인해 누구에게, 어디에 사용됐는지 검찰은 입증하지 못했다. 피고인은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은 지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 가지고 횡령이라 할 순 없다. 결국 피고인의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된다"고 했다.
박수홍 형수 이씨에게는 "피고인 이씨의 단독범행으로 기소된 바는 없으며 박씨의 범행으로 함께 기소됐다. 피고인은 남편의 요청에 따라 회사에 법인 등재가 됐을 뿐, 라엘의 횡령 등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회사의 비용, 세무처리는 박씨만 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박수홍의 돈을 지출한 공모범으로 보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횡령 혐의를 보면 피고인의 형량은 1년 6월에서 1년 3월까지다. 피고인은 법인카드를 회사의 자금을 임의로 유출했다. 피고인은 1인 회사인 점을 악용해 사적 금액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피고인은 탈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행위는 누가 봐도 절세를 넘어 탈세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경영자로서의 준법의식이 우려된다. 이에 라엘은 7억, 메디아붐은 13억의 피해를 봤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 다만 1억원 외의 금액이 피해자, 자녀만을 위해 사용했다고는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의 부모나 박수홍 역시 위와 같은 범행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인식했을 것이고 연예 활동을 위해 금액이 사용이 됐을 것이다. 실질적인 횡령금액 20억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회사자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사용해 이번 사건이 촉발됐고 가족관계 전부가 파탄이 났기 때문에 면죄를 받지 어렵다. 다만 이번 사건이 지나치게 집중됨에 따라 루머로 인해 가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나이, 상황, 동기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나 피고인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기 어렵다고 보고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7년,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하며 "박수홍을 위해 썼다면서도 혐의를 은폐했고 박수홍의 이미지 타격에도 적지 않아 죄질이 나쁘며 태도도 나쁘다. 이씨도 악플 등 박수홍에게 추가 피해를 전했다"라고 말했다. 박수홍 역시 같은달 22일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이들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검찰은 박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허위 직원 등록을 활용한 급여 송금 수법으로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봤다. 다만 검찰은 최근 박씨가 박수홍의 개인 자금에서 횡령한 액수를 당초 28억여원에서 중복된 내역 등을 제외한 15억원 가량으로 수정해 공소장 내용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해 금액은 당초 61억7000만원에서 4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박씨는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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