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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박정우, 5분 그 이상의 존재감(킬러들의 쇼핑몰)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2-17
5분가량의 분량이면 충분했다. 신예 배우 박정우가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당초 설정한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길을 묵묵하게 걷다 보니 안개가 걷히고,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박정우가 펼칠 다음 페이지가 더욱 궁금하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스타뉴스 사옥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의 배우 박정우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 분)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 분)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

박정우는 농인인 혼다 역을 맡아 오직 눈빛과 표정만으로 고스란히 전달해 몰입도를 증폭시키는가 하면, 킬러들을 향한 거침없는 액션으로 극에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박정우의 분량은 약 5분가량이지만, 분량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나 연기를 할 때도 혼다라는 인물이 이렇게 주목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분량이 너무 짧으니까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2화에 짧게 나왔는데, 다음 화에도 계속 나오는지 궁금해 해주시더라. 그런 반응을 보면 다 캡처하고, 파일로 만들어 저장해뒀다. 제가 나중에 지치고 힘들 때 다시 꺼내보면 저를 불태워줄 장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연기를 할 때도 인간 박정우의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자신감 있게,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반응이 저의 자존감을 많이 올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물론, 인스타그램 팔로우로 관심을 실감하게 됐다는 박정우는 "팔로우가 많이 늘었다. 특히 제가 본격적으로 나온 7~8화가 공개되고 나서는 초 단위로 올라서 신기하더라. 인스타그램에 그렇게 많은 좋아요가 눌린 것도, 댓글이 달린 것도 처음이었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정우가 '킬러들의 쇼핑몰'의 혼다를 만난 것은 운명이었다. 당초 배정민(박정민 분)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는 박정우는 "오디션 전 원작을 읽었는데 배정민이 매력 있어 보였고, 열심히 준비했다. 근데 혼다 역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주셨고, 저는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며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수어 연기, 오토바이 액션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신선했고,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혼다 역을 통해 수어 연기부터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박정우는 어려움과 쾌감 그 사이,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실 초반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영상으로 보내주신 걸 보는데 정확하게 하나하나의 동작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니까 너무 막막하더라. 촬영 전까지 다 외워 오라고 하셨는데 '큰일 났다' 싶었다. 제가 해내야 하는 일이니까 무작정 다 외워갔는데 수어 선생님이 다 외워 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으셨는지 칭찬해 주시더라"라고 웃으며 "안도감이 생기기도 하고, 하나하나 동작의 뜻을 알게 되면서 어렵지 않아졌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더라. 초반에만 어려웠고, 그다음에는 제가 외운 걸 토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재미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혼다 역을 위해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했다는 박정우다. 그는 "회사 본부장님께 오토바이를 빌려서 연습했고, 2종 소형 면허를 땄다. 사실 오토바이보다는 헬멧이 문제였다. 저는 헬멧을 쉽게 쓰고, 벗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처음에는 헬멧이 너무 안 들어가서 '내 머리가 그렇게 큰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어린 지안이를 구하러 갈 때 멋있게 도착해 3층인 걸 확인하고 올라가야 하는데 헬멧이 잘 안 벗겨져서 애를 먹었다. 집에서 헬멧을 쓰고 벗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아직도 제 방에 헬멧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몸을 쓰는 거에 있어서 자신이 있어 하는 편인데, 액션 스쿨을 처음 가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사회로 1~2화를 보고 나서 복싱을 시작했다. 기본자세가 더 잘 잡히면 더 멋있고, 여유롭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다음에 액션에 도전한다면, 더 멋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박정우는 혼다의 전사에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사는 감독님께서 어느 정도 설명해 주셨고, 그 설명에 의지했다"며 "정진만과 같이 용병 생활을 했고, 몸이 안 좋으니까 정진만이 저를 챙겨줬던 거다. 저는 정진만에게 의지하고, 믿고 따르는 사이였지만, 동생 브라더가 아프기 때문에 용병 생활을 접고 가장으로서 동생을 지키려고 했던 거다. 용병의 특기를 살려서 무기를 철물점이라는 이름 아래 무기를 거래하다가 정진만의 부탁받고 지안을 지키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정진만 역의 이동욱과 주로 호흡을 맞추는 박정우는 "처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많이 긴장했다"며 "박정우의 공간에서 연습하는 것과 실제 촬영장은 차원이 다르다. 많은 스태프, 그리고 모니터 속 이동욱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시작됐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때는 '나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을 했고, 부담감과 책임감이 공존했다"고 당시 감정을 전했다.

그러나 그 부담감을 덜어준 것은 '대선배' 이동욱이었다. 그는 "많이 준비했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급했던 부분이 많다. 이동욱 선배님께서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해'라고 조언해 주셨고, 저만 나오는 장면인데도 같이 모니터를 봐주시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셨다. 세심하게 관찰해 주시고,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롤모델이 있냐"라는 질문에는 "이번에 생겼다.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이동욱 선배님한테 반했다. 성격도 저랑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서 닮고 싶다. 저도 첫인상은 차가워 보이는데 알고 보면 다정하고, 순하고, 밝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동욱처럼) 좋은 배우이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배우 박정우에게 시작점인 셈이다. 배우 지망생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주목받기까지, 박정우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지나왔다. 그는 "중학생 때 과학 학원 선생님이 '꿈을 가져야 동기부여 될 거다'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순간 배우가 떠올랐다. 왜 배우가 떠올랐는지 생각해 봤는데 당시에 '드림하이', '공부의 신' 같은 드라마를 즐겨보고 따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배우라는 꿈이 마음 한쪽에 자리 잡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제 꿈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야니까 많이 반대하셨다. 근데 저는 점점 꿈이 확고해졌다. 우선은 부모님 뜻대로 공부하다가 연기를 하고 싶은 이유를 글로 써서 전달했다. 그때 마음을 여시고 고등학교 2학년 떄 처음으로 연기학원에 가게 됐다"며 "재수해서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행복하다"라고 웃는 박정우다. 그는 "제가 박정우가 아닌 다른 인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 아직 안 해본 작품이 더 많으니까 뭐든 하고 싶지만, 매력 있는 악역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앞으로 공개될 티빙 드라마 '러닝메이트'에서도 신스틸러 느낌이 강하지만, 악역이었고, 그래서 재밌었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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