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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피프티 130억 소송..'통수돌'이 맞이한 부메랑[종합]

  • 윤상근 기자
  • 2024-02-23


'통수돌'이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진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소송이 무려 1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피고인도 총 12명에 달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규모와 시간이 들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프티피프티 소속사 어트랙트는 지난 2023년 12월 18일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 새나 아란 시오와 이들의 부모, 그리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와 백모 이사 등 총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현재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의 규모는 무려 13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이정도 금액으로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 분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엄청난 액수다. 그만큼 피프티피프티가 2023년 거뒀던 글로벌한 성과는 신인 톱 레벨급이었다는 방증이었다. 최소 국내 음악 시상식 신인상과 음원 부문 본상, 월드와이드 규모 음악상은 따놓은 당상이었지만 멤버들의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은 이렇게 반짝반짝 빛날 수 있었던 것들을 하루아침에 허망한 신기루로 만들어버렸다.

피프티피프티가 2023년 2월 발표한 히트곡 'Cupid'는 데뷔 130일만에 K팝 역사상 최단 기간 빌보드 핫100 차트 기록을 경신하며(최고 17위) 깜짝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K팝 걸그룹 판도에서 앞서나갔던 선두권 팀들에게 위협적인 영향력을 보여준 센세이셔널한 등장이었다. 그 어렵다는 빌보드 핫100 차트를 '틱톡 효과'를 등에 업고 뚫기 시작하더니 영국 오피셜 차트,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에서도 신기록을 쏟아냈다.

대중은 멤버 4명에게는 이제 'Cupid' 하나만으로 글로벌 꽃길만 걷게 될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단의 반응도 충분히 호평 일색이었고, 다음 앨범에 대한 궁금증 역시 부담보다 기대감이 더 컸었다. 하지만 멤버 전원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2023년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반전을 일으켰다.

앞서 어트랙트가 2023년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알리고 활동 중단을 예고하고 "해당 기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한 데 이어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라며 2023년 6월 26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멤버 강탈의 배후로 더기버스 대표이자 'Cupid'를 프로듀싱했던 안성일 대표 등 3명을 지목, 이들을 상대로 업무 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Cupid'의 역대급 성공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전홍준 대표가 "멤버들과의 화해를 원한다"라며 언제든지 활동 재개에 임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내비쳤지만 멤버들은 가족들과 변호인의 뒤에 숨은 채 2개월 동안 입을 꾹 닫고 "가수 활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상 'Cupid'의 성공은 이 시점에서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멤버들은 어트랙트와의 결별을 선언한 지 60일 만에 자필 편지로 심경을 밝히고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소속사와의 관계에서는 잘못된 방식으로 강요돼 왔던 일들이 바로잡히길 원하고 있다. 그 실현을 위해 진실에 입각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 계속 제출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가 명확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에 따른 과도한 비난을 거둬 주시고 객관적인 사정을 지켜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저희의 간절한 바람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멤버들은 이 와중에 2023년 8월 새로 개설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한 자필 편지 이후 2개월여 만에 장문의 글들을 순차적으로 게재하며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를 향한 폭로성 주장을 꺼내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미 '통수돌'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대중의 역풍을 맞고 있었던 피프티피프티는 서울고등법원을 통해 제기했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하는 결말을 맞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어트랙트의)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 배려 의무 위반도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더기버스와의 업무 종료가 전속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회사의 부당 대우를 폭로하고자 직접 나섰지만 되려 "알고보니 뉴진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는데 배가 불렀네"라는 역풍만 맞이한 멤버들은 항고 이후 멤버 키나의 항고 취하 결정이 등장하면서 다시금 새 국면을 맞이했다. 재항고 역시 재판부가 기각하면서 소송은 어트랙트의 완승으로 끝났다.

키나는 눈물을 머금고 전홍준 대표에게 다시 찾아가 사죄의 뜻을 전하고 어트랙트로 복귀, 빌보드 뮤직어워드에도 홀로 참석하면서 'NEW 피프티피프티'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어트랙트 역시 키나를 주축으로 한 피프티피프티의 재건을 천명하는 한편 이번 사태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와 백진실 이사를 향한 법적 대응도 이어가고 있다. 안성일 대표는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은 끝에 지난 2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으며 추가 혐의도 인정된 상태다.

한편 새나 아란 시오는 법적 대응을 계속 진행했고 재항고 기각 이후에도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쌍방이 계약해지를 밝혔으므로 전속계약은 해지됐다고 할 것이고 변화된 사정으로 가처분을 다툴 이유는 소멸됐으며 본안 소송에서 본 사안의 본질을 다툴 것"이라며 "항고심에서 다툴 내용을 준비했으나 재판부 변경, 항고 일부 취하, 소속사 해지 통보 등의 사유로 제출을 미룬 상태에서 (기각) 결정이 이뤄졌다. 항고이유서 없이 1심 내용 및 결정문에 따른 것으로 음반 음원 수입에 관한 정산 구조, 음원 유통사가 지급한 선급금 중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해 사용된 내역 및 항목에 대한 미고지, 그와 관련된 채무자 대표이사의 배임 여부의 문제는 본안 소송에서 판단돼야 한다는 결정은 동일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강력한 반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돌아선 여론과 역대급 액수의 소송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이번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판결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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