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영화 사업의 방향성과 계획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셀린 송 감독, 배우 유태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이다.

CJ ENM과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공동으로 투자배급한 작품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신인 감독의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다.

CJ ENM은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기생충'' 이후 한국 영화 노하우와 자산을 가지고 북미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패스트 라이브즈'를 만나게 됐다"며 "A24와 상호보완적인 협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작품을 봤을 때는 두 가지 부분에서 끌렸다"고 밝혔다.

한국적인 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 셀린 송 감독의 치열함과 시도를 강조한 고경범 부장은 "이런 작품을 한국 회사(CJ ENM)가 조금 더 많은 관객을 만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CJ ENM 구창근 대표는 "'CJ가 영화 투자를 그만 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양질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도록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CJ ENM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고경범 부장은 "OTT 플랫폼이 일반화된 시대고, 극장에 큰 변화의 시기임은 분명하다"라며 "원점에서 작품 자체의 가치를 보고, 이 작품이 만날 수 있는 관객들이 누가 있는지 고민하고자 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도 그런 시도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와는 역방향인 것"이라며 "원래는 관객들이 있고, 수요 예측에 따라서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었다면, 지금부터는 원점에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수요가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 작품 자체의 가치를 어떻게 확장할지 접근하려고 한다. 영화관에 적합한 콘텐츠나 장르가 뭔지 고민하고, 기획하고 있다. 미디어의 관점에서도 바뀐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 중이다. CJ ENM이 영화를 처음 시작했을 때,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업을 다시 전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