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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현경 영결식..이순재 "나도 곧 갈 거니까 같이 만나세" [★NEWSing]

  • 윤성열 기자
  • 2024-03-05
'연극계의 거목' 원로 배우 고(故) 오현경의 영결식이 동료 배우들의 애도 속에 치러졌다.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극장에서 고인의 장례가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 영결식에는 동료 배우들과 유족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손정우 대한연극협회 회장이 추모사를 낭독했고, 이성열 연출가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고인과 극단 '실험극장' 창립에 함께했던 배우 이순재는 "오현경은 고등학교 후배다. TBC 시작할 당시 함께했던 남자 배우들이 나와 고인을 포함해 6명이다. 그 중 이낙훈 김동훈 김순철 김성옥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거니까 다시 한번 같이 만나세"라고 전했다.

배우 길해연은 "2017년 바로 이 자리에서 윤소정 선생님께 작별 인사를 드렸는데, 2024년 오늘 다시 오현경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던 선생님의 긴 이야기가 참 많이 오래도록 그리울 것 같다"고 추모했다. 배우 정동환은 "1973년 봄 드라마센터 극장에서 만났고, 50년이 지난 2023년 가을 LG아트센터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렸으니 우리 인연은 극장에서 시작해 극장에서 막을 내린 셈"이라며 "선생님 만난 반 백년 행복했고 감사했다. 가르침 잊지 않겠다. 그 사랑 항상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고인의 딸 배우 오지혜는 유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지혜는 "바쁘신 와중에도 내 아버지를 보내 드리는 자리에 이렇게 모여주신 선배님, 동료들 그리고 후배 여러분께 가족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아버지는 연기를 종교처럼 품고 한길을 걸어오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 오현경은 지난 1일 오전 경기 김포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8세. 고인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오현경은 1954년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사육신'으로 전국고등학교연극경연대회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1961년 KBS TV 개국 당시 특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드라마 '손자병법'(1987~1993)의 만년과장 '이장수'로 유명세를 탔다.

고인은 동아연극상 남우조연상(1966),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대상(1992)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위암, 식도암 투병 이후에도 연기 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2008년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주인공'에서 주역 최팔영 역할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에는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연기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 씨가 있다. 아내인 배우 고(故) 윤소정은 지난 2017년 6월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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