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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아이돌 출신' 수식어 좋아, 임시완→이준호 닦은 길 따라가" [인터뷰③]

  • 최혜진 기자
  • 2024-03-13
-인터뷰②에 이어서

-아이돌 출신이지만 이제 정말 배우로서 잘 자리 잡은 느낌이 드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가요?

▶아이돌 시절 눈에 띄는 활동이 많이 없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참 좋아한다. '저 사람이 아이돌이었어?'라는 반응도 재밌고, 감사하다. 만약 '배우'만을 강조하게 되면 나를 부정하는 거 같아, '아이돌 출신'이란 단어가 좋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말이 좋네요.

▶나는 그냥 어렸을 때 박형식, 임시완, 이준호, 옥택연, 이준 선배 등을 보며 잘 따라간 거다. 선배들이 길을 정말 닦아 주셨다. 난 사실 그 닦아 놓으신 길을 잘 따라간 것뿐이다. 좋은 선배들 덕분에 잘 오고 있어 감사하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들의 역할을 하고 싶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음악에 대한 갈증도 있는 편인가요.

▶ 갈증이 있다. 그런데 노래 부르는 법을 잊어버려서 노래를 이제 잘 못 부른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스태프들이 웃는다. 그래도 춤, 노래, 연기를 다 해왔기에 세 가지 키워드를 동등하게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엔 춤과 연기에 빠져 있는 거 같다.

-어린 시절 데뷔했는데 지난날의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어떤가요.

▶ 너무 어렸다. 생각도 많이 어렸다. 너무 어렸기에 감정이 우선이었던 적도 많았다. 그때는 그게 내 사람을 지키고, 또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근데 지내오면서 잔잔하게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직도 부족하지만 어릴 땐 그게 부족했던 거 같다. 예를 들어 아이돌 활동 당시 팬심을 사로잡아야 하는 무대에서 그러한 애티튜드를 생각하기보다는 열정이 먼저였다. 내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100% 이상을 보여 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때 생각해 보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구나' 싶다. 그런 시절을 보내고 나니까 지금은 방법을 조금 알 거 같다. 그래도 나쁘지 않게, 잘 살아온 거 같다.

-올해 목표 같은 것도 있을까요.

▶사실 목표를 정하는 게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최근에 느꼈다. 목표를 정하는 건 그걸 이루려고만 하고, 자기만족과는 거리가 멀더라. 예를 들어 연기를 못해서 화가 나야 하는데, 목표를 못 이뤄 화가 나는 경우가 생기더라. 그게 내가 추구하는 애티튜드랑 거리가 멀다. 지금처럼 소중한 사람 챙기고, 주어진 것들을 하면서 차분하게 가고 싶다. 그게 굉장히 어렵지만, 그 기준점을 맞춰가고 싶다. 아, 그런데 목표가 하나 있긴 하다. 'AAA' 시상식 무대에 서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올해 계획이다.

-응원과 사랑 보내주는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내가 뭐 하나 특출난 게 없다. '이런 나를 왜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실까' 가끔씩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자신감이 생길 수 있게 하는 건 꾸준함, 노력인 거 같더라. 응원해 주시는 만큼 실망 안 시켜드리고 계속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자 아티스트가 되겠다. 감사하다.

-끝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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