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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다 가진 듯"..'부부 된' 추자현X이무생의 애틋 멜로(당잠사) [종합]

  • CGV용산=김나연 기자
  • 2024-03-14

미스터리를 쫓아간 길의 끝에는 애틋한 멜로가 있다. 배우 추자현과 이무생이 촘촘한 서사를 쌓아올린 끝에 마음의 잔잔한 파도를 불러오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다.

14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장윤현 감독, 배우 추자현, 이무생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 1997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접속', 독특한 구성과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의 하드코어 스릴러 '텔 미 썸딩'을 비롯해 '썸', '황진이', '가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소재와 섬세한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은 장윤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장윤현 감독은 "'가비' 이후 오랜 공백기가 있어서 불안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영화를 다시 찍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저예산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코로나19를 뚫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다 끝나고 나니까 절박함이 잘 안 보여서 아쉽긴 하다. 힘든 상황에서 찍다 보니까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쏟아부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배우, 스태프들이 헌신적으로 도와줬다. 지금은 당시의 고마움이 생각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깊은 우울과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라며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고, 그것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사람들 간의 대면접촉이 얼마나 소중한지 실감했고, '우리에게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작품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윤현 감독은 "추자현, 이무생 배우가 한다고 하지 않았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분이 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나한테 큰 행운이 오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추자현 씨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도, 실제로도 좋아했던 배우라서 해보고 싶었다. 이무생 씨는 제가 생각했던 '준석'과 너무 잘 맞았던 인물이었다. 따뜻하고 감정적이면서도 이성적인 이미지도 가지고 있어서 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배우다. 두 분을 만나면서 완성이 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자현, 이무생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 "제가 두 배우님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 현장에서 어떻게 연기했고, 힘든 과정을 거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그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게 해야 하는 게 제 임무니까 그게 잘 전달됐는지 불안하고, 또 두렵다"며 "현장에서 두 분과 함께한 건 선물 같은 시간이다. 작은 이야기고, 배우들의 역할이 영화의 전체나 다름없다. 저는 배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으면 되는 영화였고, 두 분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이걸 찍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편집할 때도 많이 울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우 추자현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해 선택적 기억 상실을 경험하는 '덕희'로 분했으며 장르 불문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배우 이무생이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자 비밀을 지닌 '준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추자현은 "스크린에서 제 얼굴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다. 이 작품을 통해서 열정적으로 감사하면서 찍었다.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40대가 되다 보니까 더 나이 먹기 전에 진정성 있는 멜로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나이 먹어서도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막연한 욕심이 있었는데 마침 이 대본을 받았다. 일반 멜로물이 아닌, 이미 결혼한 부부의 진짜 사랑 이야기에 많이 매료됐다"고 전했다.

이무생은 "장윤현 감독님의 연출작이라고 해서 하게 된 부분이 가장 컸다. '접속'을 보면서 자란 키드로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오랜 팬으로서 함께 한다는 점이 영광스러웠다. 또 한 가지는 추자현 배우와 함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든든했고, 진정성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추자현은 섬세한 감정 연기에 대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신 말고는 다 힘들었다. 매일 촬영장 가는 마음이 힘들었다.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계산이 안 서더라. 접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들이닥치니까 이 연기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하면 거짓일 것 같고, 몰입해서 했을 때 그게 스크린에 어떻게 담길지 두려웠다. 그냥 현장에 몸을 맡겼다.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저는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무생은 "대배우인 게 현장에서 힘든 내색도 안 하고, 주변을 챙기더라. 다시 한번 '내가 이 작품을 잘했구나'라는 생각했다. 이 자리를 빌려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추자현은 이무생과 부부 호흡을 맞춘 데 대해 "연기적으로도 그렇지만, 실제로 더 매력적인 분"이라며 "이 대본을 받고 가장 먼저 생각났던 배우다. (이) 무생 배우도 흔쾌히 하겠다고 해서 행운이라는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쉬운 건 우리 영화가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감정을 다루는 장르라서 현장에서도 감독님, 상대 배우와 충분히 소통하고, 더 입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오롯이 내 연기에만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감독님, 이무생 배우가 잘 배려해 주셔서 공주님처럼 대접받으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무생은 "기본적으로 추자현 배우의 따뜻함이 있다. 첫인상이 끝까지 가는 배우였던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서 저도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하자는 결심을 했다"며 "캐릭터로 접근한 게 아닌 추자현이 투영된 모습으로 비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 건 쉽지 않다. 모든 걸 내려놓고 캐릭터만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저도 많은 걸 느꼈다. 우리 둘만의 호흡이 잘 보인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신이 잠든 사이'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CGV용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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