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의 이병헌 감독이 캐스팅 과정에 대해 밝혔다.

1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닭강정'에는 이병헌 감독의 작품마다 출연하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병헌 감독은 "저랑 친해서 캐스팅하진 않는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찾다가 캐스팅 하는 것"이라며 "첫 번째는 캐릭터와 어울리는지고, 두 번째는 스케줄이 되는지인데 다들 스케줄이 돼서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관계성을 떠나서 그 사람들이 하는 연기가 좋다. 감독으로서, 그렇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고 시간이 맞으면 계속 같이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반복 출연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닭강정'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선 정호연이 출연한다. 그는 맛 칼럼니스트이자 고백중의 구여친 '홍차' 역을 맡았다. 이병헌 감독은 "'오징어 게임'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다가 대본을 드렸는데 저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저는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과 작업할 때 마음의 준비를 한다. 제가 만들어 주고, 도와줄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데 (정호연은) 그런 게 필요 없었다. 코미디 연기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왔고, 현장에서도 대사가 줄줄 나오더라. 대사를 토씨 하나 안 틀리면서도 리듬감 있게 잘해서 깜짝 놀랐다. 너무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태만(정승길 분)의 잘생긴 형 '유태영'으로 특별 출연한 박진영에 대해서는 "그 캐릭터 또한 '이미지적으로 누가 어울릴까?' 생각하다가 그 멋있음 안에서 빈 듯한 느낌에 집중했다. 진영 씨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굉장히 위트있고 똑똑한 사람이더라"라며 "딱 원했던 이미지였고, 너무 똑똑한 사람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위트있는 유머를 구사하는 멋있는 사람이라서 '그렇다면 역시 망가뜨려 보자'라고 생각했다. 재밌는 캐릭터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본능적으로 눈에 쏙쏙 들어온 배우들이 출연해 주셔서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이병헌 감독은 "망가뜨려 보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저는 글을 먼저 쓰고 캐릭터를 상상하는 스타일이다. 배우를 먼저 떠올리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