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의 안국진 감독이 손석구의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2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안국진 감독과 만나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하며 언론과 평단에게 '충무로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받은 안국진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안국진 감독은 '댓글부대'를 영화화한 데 대해 "연출 제안을 받고, 읽게 됐다. 이야기가 재밌는데 오히려 영상화 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읽자마자 가져올 것과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될 것이 머리에 빨리 들어왔다"며 "소재 자체도 '이런 이야기가 영화 쪽에 나와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댓글부대'는 '팀알렙'이 기자에게 제보하는 이야기인데 그 구상이 재밌었다. 현실을 왜곡하고, 정보를 왜곡하는 세력과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기자 간의 대립이 재밌었고, 이 대립 관계를 원작보다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댓글부대'는 손석구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안 감독은 손석구가 맡은 '임상진' 캐릭터에 대해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다. 기자들을 싫어하는 문화도 있는데 그래도 주인공을 따라가고 감싸주지도 않으면서 그런 시선도 녹이려고 노력했다"며 "손석구라는 배우가 캐스팅되면서 허당기 있으면서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손석구 배우와 기존에 없던 기자상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얘기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손석구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한 단계에서 (제작사 측에) 손석구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때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영화 '범죄도시2'가 공개되고, 손석구 배우가 뜨기 몇 달 전이었다. 손석구를 주인공을 내세우는 데 대해 투자사에서도 불안해할 때다. 저는 '이 사람이 안 할 수도 있지만, 만나게라도 해달라'라고 했고, 그때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만났을 때는 손석구 배우도 '저로 안 될 것 같은데 괜찮나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운이 좋았다. 평소에 눈여겨봤던 배우였고,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나서 '손석구 말고 할 사람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이대에 그 아우라, 그 이미지를 대체할 만한 배우는 없을 것 같더라"라며 "영화 '뺑반' 속에 한 장면이 강렬했다. 화면에 살짝 나온 게 전부고, 대사 없이도 그 사람의 감정을 잘 표현하더라. 그때부터 눈여겨봤는데 그 사실을 얘기했더니 거짓말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선견지명 있는 척하려고 지어낸다'라고 하길래 그 이후로는 말을 아끼고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