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돌핀'의 배우 권유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배우 권유리의 첫 번째 단독 주연 영화로, 삶의 낯선 변화와 도전 앞에 당도한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으로 분해 한층 성숙하고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권유리는 '돌핀'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독립영화를 흥미롭게 느끼고 있었다. 소재의 자유로움도 있고, 집에서 독립영화가 나오는 채널을 틀어놔서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신선하다는 생각으로 독립영화를 보고 있는 상황 속 '돌핀'의 대본을 받아봤는데 옆에 있을 법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소소하고 정감 가더라. 그래서 '나영'이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돌핀'을 통해 스크린 첫 주연에 나선 권유리는 "처음 대본을 받고, 첫 주연 영화라는 이유로 고민하고 생각했던 여유는 없었다. 현장에서 연기하거나 하루하루 어떻게 촬영할지만 집중하다 보니까 부담감이라든지, 무게감을 느낄 여력은 없었는데 홍보 활동 시작하면서 '이런 거야?'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팀원 중에 대표자로 나와서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고, 그게 바로 주연의 무게감이라면 무게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스코어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없다. 열심히 촬영하는 것에 집중해서 연기했다. 대본보다 훨씬 더 잘 나왔다고 얘기하고,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포스터에 제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와서 당황스러웠다"고 웃으며 "보통은 제가 나온 작품을 보면 집중하기 어려웠다. 내 연기에 부족한 점도 많이 보이고, 부족한 부분이 더 눈에 도드라졌다. '왜 저런 표정을 썼지?', '호흡은 왜 그럴까?'를 생각했다면, 이번 영화는 다 보고 나서 '나영'이의 정서에 대해서 같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만 한다면 '내 목적을 잘 이루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게 가장 어려웠다"며 "제가 할 수 있었던 노력은 서천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작은 마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촬영 없을 때도 지내면서 그곳에 대한 정서를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권유리는 대본에 있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에 더해 자신만의 해석을 넣어 배누리 감독과 작품을 함께 만들어갔다. 그는 "외형적으로는 가장 '나영'스러운 것을 연구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권유리를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덜어내려고 했다. 메이크업도 최대한 덜어내고, 맨얼굴로 나올 수 있게 노력했다. 특별하지 않은 표정으로 맨얼굴로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같은 의상을 돌려가면서 입었고, 쉬는 날에도 그런 의상을 입고 있기도 하고, 최대한 '나영'이로 살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초반에는 '나영'이라는 캐릭터에 이질감을 느꼈다는 권유리는 실제 자신과 비슷한 점을 찾으며 공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에게 '어떻게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줄 수 있었을까?'를 고민했다. 찍을 때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지만, 다 찍고 나서 물어보니까 미팅할 때 흰 티셔츠에 맨얼굴로 나와서 제 얘기를 담담하게 하는 모습이 뚝심 있어 보였다고 해주셨다. 또 제가 가지고 있는 저만의 고집이 있어서 '나영'이와 비슷해 보였다고 하더라. 저는 '나영'과 비슷한 모습이 없다고 했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나영'의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대해 좀 더 확대해서 개념을 생각했다. 작은 마을을 자기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 가지고 있는 것, 얻은 것에 대한 애정의 개념으로 생각했다"며 "'나영'이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서툴고, 투박한 나영이로 느껴졌다. 그런 부분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커리어도 굉장히 꾸준하기도 했고,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신중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빠르지 않아서 속도감도 '나영'이와 비슷하다. 되려 접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돌핀'과 '나영'이에 애정이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려고 했고,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라는 사람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올 법한 상황을 영화에서 '나영'이를 통해서 얘기하고 있지 않나 싶다. 또 결말이 마음에 들었던 게 초반과 크게 바뀌지 않는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인생이 생각만큼 흘러가지 않더라"라고 덧붙였다.
소녀시대 멤버에서 배우로, 권유리에게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이 많다. 그는 "공감대가 이렇게까지 많을 수 있을까 싶다. 배우 친구로서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유일하다. 너무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비슷한 길을 걷고 있으니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서 좋다"면서 "조심스러운 면도 많다. 주변인도 겹치고, 나이대나 캐릭터도 비슷한 게 많으니까 조심스럽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너무 편하고 위안이 되고, 때로는 내가 많이 지쳐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면 그 친구들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좋은 자극이 될 때도 있다. 존재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그 친구들이 도전하는 모습에서 용기나 영감을 얻는다. 저만 그럴 줄 알았더니 제가 연극을 하는 모습을 보고, 수영이가 연극 '와이프'를 도전했다고 하더라. 윤아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단편, 독립영화 할 거 없이 도전하는 수영이를 보면서 '나도 저런 거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뮤지컬 하는 친구들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해볼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좋은 영향을 받는 친구들"이라고 긍정적인 영향을 밝혔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권유리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호흡을 맞춘 신구에게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고. 그는 "작품 했을 때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이 소중하고 귀하다고 생각한다. 이 많은 사람 중에 우리가 만나는 건 특별하다. 작품을 하면 더 소중해진다"며 "신구 선생님은 리딩 날에도 대본을 다 외워서 안 보고 연습하신다. '저 정도 연기를 하려면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제 연기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할만한 코멘트를 하시는 거에 있어서 조심스러워하시고, 나중에 깨달음을 주신다. 그런 지점이 감사하고 많이 배운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가시는 길을 보면서 깨닫는 것들이 많다. 무대 위에서 연습하시는 거 보면서 '나도 저 나이 돼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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