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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천만 돌파! 장재현 감독 "납작 엎드려 감사" [★FULL인터뷰]

  • 이승훈 기자
  • 2024-03-24

"감독 생활 중 천만 관객을 돌파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영화 '파묘'가 개봉 3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장재현 감독이 납작 엎드렸다.

'파묘'는 지난달 22일 개봉 당일 사전 예매량 36만 9990만 장을 돌파하며 2024년 개봉 영화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개봉과 동시에 입소문을 제대로 탄 '파묘'는 2월 24일 100만, 25일 200만, 28일 300만, 3월 1일 400만, 2일 500만, 3일 600만, 8일 700만, 10일 800만, 16일 900만, 24일 오전 8시 1000만 명 누적 관객수를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돌파 영화다.

장재현 감독은 "감사하다. 지금 납작 엎드려있다.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까 부담감도 있고 어벙벙하다. '더 잘 만들 걸'이라는 자괴감도 든다. 배우, 지인 등 주변에서 '살면서 이런 시간은 또 안 올 수 있지 않냐'라고 해서 요즘은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라며 '파묘' 천만 관객 돌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리벙벙하다. 난 항상 손익분기점만 향했었는데 ('파묘'의 천만 돌파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던 것 같다. 배우, 투자 마케팅 팀 등이 홍보를 잘한 것 같다. 이러한 외적인 요인들과 시기도 잘 맞은 것 같다"면서 '파묘'의 흥행 요인을 자랑했다.

특히 장재현 감독은 "감독이 잘해서 흥행한 것도 있지 않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도 가끔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프로세스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희미해졌는데 초심으로 돌아가보면 초심은 정확했던 것 같다. '아주 직관적이고 체험적인, 오락성이 강한 영화를 만들겠다'라는 의지는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 결과물이 나오면 처음의 요소들이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런 영화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라고 대답했다.


◆ 최민식 '할꾸' 열풍ing.."이 맛에 영화한다"



'파묘'가 천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최민식의 무대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최민식은 매 무대 인사에서 남다른 팬서비스를 자랑,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다. 때문에 장재현 감독 입장에서는 최민식의 이같은 열정이 감사할 터.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선배님이 매번 '이 맛에 영화하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영화 찍는 것 자체를 좋아하시지만 관객들과 직접 만나 호흡하면서 오랜만에 극장에 사람이 꽉 차고 사랑을 받으니까 너무 좋아하셨다. 다른 배우분들도 와글와글한 극장의 열기를 느끼면서 '오랜만에 영화 배우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라고 말해 옆에 있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묘'를 만들 때 이렇게까지 큰 흥행을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감독 생활을 할 때,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 갈 때 '더 잘 만들어야 한다'라는 부담감이 있다. 내가 아직 젊지 않나.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나름 마니아 영화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사실 실감이 많이 나지 않는다"라며 기뻐했다.

"배우분들의 각자 포텐이 모아져 궁합이 잘 맞은 것 같아요. 배우분들이 캐릭터의 페이소스를 잘 살려준 것 같죠. 각 배우들의 궁합이 영화의 가장 흥행 요인이지 않나 싶어요."

'파묘'의 또 다른 흥행 요인은 관객들의 'N차 관람'이다. 극장에서 단 한 번만 보는 게 아닌, 여러 번 관람하면서 자칫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었던 감독과 배우들의 메시지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어 'N차 관람'이 유행하고 있다.

장재현 감독은 "요즘 관객들을 보면 한 번 본 사람 보다 여러 번 본 사람이 많더라. 해진 선배, 민식 선배도 여러 번 보는 광경이 낯설다고 하더라"면서 "나도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는 게 개인적으로는 너무 행복한 순간이다. 관객들이 (N차 관람을 통해) 뭔가를 다시 좋아해주고 만들어줘서 나도 영감을 받고 있다. 요즘 많이 바뀐 풍경 중 하나인 것 같다. 팬들을 만나면 캐릭터의 생일을 물어보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는 영화를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굉장히 큰 자양분이 된다. 영화의 생명력이 길어지니까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 '파묘'로 스크린 데뷔→'천만 배우' 된 이도현.."조만간 면회 갈 것"



'파묘'는 이도현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파'며드는 압도적 연기는 물론, 몸에 문신을 새긴 비주얼과 경문을 읽은 모습으로 'MZ 무당'으로의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도현은 '파묘' 개봉 전 지난해 8월 공군 군악대로 입대해 영화 홍보 일정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장재현 감독은 "요즘 군대에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문자 보내는 게 가능해서 내가 틈틈이 '(관객) 몇 만 돌파했다'라며 무대 인사 사진도 보내준다. 근데 군대 안에서도 다 '파묘' 얘기만 해서 나보다 더 많이 알고있더라. 스크린 데뷔작을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홍보 활동을) 같이 하지 못해서 참 너무 아쉽다. 조만간 면회 가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도현 외에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의 반응도 털어놨다. 장재현 감독은 "다들 너무 좋아한다. 고생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받는 것 같다. 배우들은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또 그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번에 이것저것 잘 맞아떨어져서 포텐이 폭발하지 않았나 싶다. (배우들이) 참 좋아한다. 김고은도 좋아하지만, 민식 선배도 오랜만에 뜨거운 열기를 받아서 너무 좋아하신다. 다들 좋아하신다"라고 이야기했다.

가족들의 리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 단톡방이 그렇게 활발했던 적이 없었다"는 장재현 감독은 "원래는 가족 단톡방이 저 밑에 있었는데 매일매일 활발하게 '파이팅하라'고 보낸다.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지 몰랐다"라며 웃었다.


◆ '건국전쟁' 감독 디스→中 조롱·도둑 시청 논란.."개의치 않아"



앞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지난달 '파묘'에 대해 "반일주의를 부추긴다"면서 '좌파 영화'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재현 감독은 "한 영화를 보고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많이 사랑을 받다 보니까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파묘'가 어떤 이데올로기가 있다기보다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 감정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서 누구나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 발언했다.

현재 '파묘'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역대 베트남 개봉 한국 영화 오프닝 스코어에서 1위를 달성했고, 대만에서도 개봉 일주일 만에 총 2884만 대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개봉 20일 만에 약 180만 관객을 동원, 현지 개봉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장재현 감독은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점에 대해 "모든 영화를 만들 때 어떠한 메시지나 사상을 우선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 때 첫 번째 목표는 '장르적으로 재밌는 영화'다. 1순위이자 90%는 장르적으로 재밌는 영화, 긴장감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 이야기가 담고있는 게 한국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외국 관객들은 장르적인 재미를 즐기고 있는 거지 않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중국 내 '파묘' 조롱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파묘' 개봉 후 중국 누리꾼들은 각종 SNS에 극 중 배우들이 얼굴에 축경 문신을 한 것을 두고 '모욕적인 행위'라고 비웃었다. 장재현 감독은 "내가 어떠한 걸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영화에 오히려 관심을 가져줘서 괜찮았다. 내가 뭔가를 의도했는데 그게 논란이 되면 생각할 여지가 있는데 어떠한 부분만 보고 그렇게 얘기하는 건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파묘' 도둑 시청에 대해서는 "중국 영화 '패왕별희'가 재개봉하지 않나"라며 "중국에서도 한국 영화를 자유롭게 개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는 진짜 중국 영화를 사랑하는데 우리도 중국에 장르 영화를 개봉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염원했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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