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기생생물'이다. K-좀비, 요괴로 크리처물 열풍을 일으켰던 연상호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기생수')를 선보인다.

2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기생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연상호 감독, 류용재 작가를 비롯해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이 참석했다.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극중 전소니는 기생수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하게 되는 수인 역, 구교환은 사라진 여동생과 어딘가 낯선 누나의 행적을 쫓으며 기생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수인과 동행을 시작하는 강우 역을 맡았다. 이정현 기생수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이자 기생생물에게 남편을 잃고 오직 기생수 전멸을 위해 살아가는 준경 역, 권해효는 수인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남일경찰서의 고참 형사 철민 역, 김인권은 철민의 후배이자 기생수 소탕 작전에서 한몫 하려는 형사 원석 역을 연기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나는 애니메이션 감독을 했었다. 원작 만화의 팬이었는데, 그 만화를 좋아하다 보니 그 세계관에 깊게 빠지게 됐다. 그 세계관 외 세상을 상상하게 됐다. 한국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게 '기생수'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더 그레이'란 부제를 설정한 이유도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에서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공존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인간과 기생 생물 사이에 있는 수인이라는 인물이 회색과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그레이'라는 부제를 붙이게 됐다"고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 인간 외 생물의 공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굵직한 메시지가 있다. 완벽하게 성격이 다른 수인과 하이디라는 인물이 공존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인간이 공존하려고 했던 조직과 개인이 어떤 관계인가를 보여 주고 싶었다. 조직 폭력배, 경찰, 종교 조직 등이 나온다. 여러 가지 조직 속에서의 개인과 공존하려는 수인을 통해 공존이 어떤 의미인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기생수'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전소니는 원작의 팬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익숙하게 알고 있던 작품이었는데, 한국에서 어떤 이야기로 이어갈지 궁금했다. 관객 입장에서 궁금했다. 세계관 자체가 어디에서 일어나도 새로운 이야기가 펼칠 수 있어 새로웠다. 또 기생수와 공존하는 점이 어렵기도 했지만 알 수 없이 흥분되는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교환 역시 원작을 좋아했다고 밝히며 "좋아했던 작품의 세계관이다. 그 세계관의 일원이 된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정현은 "워낙 원작이 유명하지 않냐. 거기에 또 감독님이 세계관만 가져와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되게 새로웠다. 또 새롭게 만든 준경 역을 하게 돼서 좋았다"고 했다.

권해효와 김인권은 연상호 감독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해효는 "여기서 유일하게 원작 만화를 보지 못했다. 원작도 다른 가치가 있겠지만 이 작품으로서만 만났다.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이 즐거웠기에 흔쾌히 나오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인권은 "연상호 감독과 드라마, 영화 '방법' 시리즈에 출연했었다. 감독님 작품이 재밌다. 놀이터처럼 놀게 해준다. 또 머릿속에 뭔가가 들어온다는 충격적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전소니는 "배우들이 연상호 감독 현장을 좋아하더라. 그래서 궁금했다. 우리에겐 일터라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게 기뻐야 하지 않냐. 그런데 감독님, 선배님이 잘 만들어주셔서 집에 갈기도 싫었다. 마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화려한 CG, 액션들이 펼쳐진다.

기생수와 공존하는 인간 역을 연기한 전소니는 "나도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내 상상 속과 결과물이 얼마나 일치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연기할 때 그런 게 무서웠다. 그래도 이왕 하기로 한 거 의심을 하지 말고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보이지 않는 곳과 부딪히다 보니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싸워야 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구교환, 이정현은 액션 연기를 펼친 소감을 전했다. 구교환은 "'지치지 말자' 싶었다. 체력 분배를 잘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촬영이 출산 3개월 후였다. 장총이 5kg 이상이라 무거웠다. 그래서 빨리 근육을 만들었다. 또 내가 팔힘이 없어 아령을 들었다가 총을 들었다. 또 무술 팀이랑 미리 만나서 체력 단력을 했다. 또 액션이 간결해야 멋있더라. 그래서 간결한 액션을 많이 연습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생수'는 오는 4월 5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