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부터 지금까지, 배우 김동휘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으며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고 있다. 치열한 고민과 연구 끝에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매 작품 성장을 꿈꾸고 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김동휘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후킹한 스토리를 짜는 익명의 작가이자 '임상진'에게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리는 제보자 '찻탓캇'으로 분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김동휘는 '임상진'과 '팀알렙'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신경 썼다며 "'찻탓캇'은 극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다. 캐릭터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은 내려놔야 하는 역할인데, 배우들은 늘 욕심이 있다. 내 캐릭터가 돋보이고 싶고, 빛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가 돋보이도록 노력했다. 누구랑 호흡하든지, 중간 역할을 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하면 관객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감독님께서는 '찻탓캇' 역할에 대해 아이처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런 범죄는 철이 없을 때 저지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머리가 커 보이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아이, 감독님이 생각하는 아이의 느낌이 달라서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 속 찻탓캇은 임상진(손석구 분) 기자와 이야기를 끌어간다. 앞서 홍경은 두 사람의 핑퐁신이 인상 깊었다고 밝힌바. 그는 "(홍) 경이는 촬영 때부터 그 말을 했다. 그 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고 물어봐서 (손) 석구 형,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했더니 기대 많이 한다고 하더라. 서로 다른 작품 하는 것처럼 농담하면서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이어 손석구, 안국진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준비했다고 밝힌 김동휘는 "저희가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고, 의논하고 나서 집에서 보면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오른다. 처음에는 새벽에 전화하는 게 실례일 수도 있으니까 안 했다. 근데 첫 만남 때부터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으레 하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 계속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진짜 불편하니까 그냥 형이라고 하고, 우리는 같이 가는 동료니까 작품 할 때만큼은 진짜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점점 편해졌고, 새벽에도 스스럼없이 통화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정말 친구랑 전화하듯이 편하게 잘 받아주셔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동휘는 "석구 형과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그 나이 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잘 맞았다. 석구 형이 '연구원'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저도 그런 스타일이다. 그래서 잘 맞았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 감독님, 석구 형과 셋이 회의하는 순간들이 남들이 보기에는 지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게 항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며 "합숙까지 할 줄은 몰랐고, 해본 것도 처음이다.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게 영화를 하더라도 합숙까지 하는 건 많지 않다. 연극을 하다 보면 대본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영화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어떤 동료, 선배님들과 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팀알렙'으로 호흡을 맞춘 김성철, 홍경에 대해서도 "또래들과 연기하는 건 선배들과 연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축복이다.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고, 허물없이 얘기할 수 있는 게 좋다. 동 나이대 배우들끼리 고민이 비슷한데, 그런 걸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휘는 데뷔작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250대 1 경쟁률을 뚫고 주연에 발탁돼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로 제43회 청룡영화상, 제23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제27회 춘사국제영화제 등에서 남우신인상을 휩쓸었다.

그는 "그전에는 단역을 맡아 현장 체험 학습 느낌이었고, 제가 많은 열정, 집중력을 가지고 임했던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찍고 나서도 개봉을 못 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그런 고생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관객 수도 많이 안 들었고, '내가 정말 잘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신인상은) 그 의문에 답을 내려줬던 것 같다. 어쨌든 인정을 해주신 거고, 저에게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민식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는 김동휘는 "오늘 아침에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드리는 게 조심스러웠다. '파묘'가 기념비적으로 천만 관객을 넘었으니까 오늘 아침에 생각이 나서 '천만 축하드리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고, 고맙다고 답장이 오셨다. 시사회 못 가서 미안하다고 극장 가서 꼭 보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촬영 당시 앞으로 제가 작품을 해나가고, 배우 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조언을 해주셨다.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보다는 배우로서 지녀야 하는 태도,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 김동휘는 "제가 나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민식 선배님처럼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휘는 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그는 "사실 지난해 12월에 입대할 생각이었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미뤄졌고, 지금은 저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사실 '배우 생활에 차질이 생기는 거 아닌가'하는 걱정도 했는데, 새옹지마라고 어쨌든 '댓글부대' 홍보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늘 작품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댓글부대'를 해냈던 것처럼 해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도 그렇고, '댓글부대'도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