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그룹 출신 A씨가 지인에게 뜯긴 26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판결이 나왔다.

1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9일 유명 아이돌 그룹 출신 A씨에게 "성추행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게 해 주겠다"고 속여 26억원을 가로챈 방송 작가 B씨에 대해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B씨가 A씨에게 26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도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 여성 2명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입건됐다. 언론 보도가 나오자 B씨는 A씨에게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 고위직 검사에게 줄 돈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16억원을 건넸지만, B씨는 검사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고 돈을 검사들에게 전하지도 않았다.

A씨가 2019년 12월 무혐의를 받자 B씨는 또 A씨에게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며 추가로 돈을 요구했고, A씨는 은행 통장과 비밀번호, 보안카드를 B씨에게 넘겨줬다. 이후 B씨는 A씨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등 10억원을 뜯어냈으며, A씨가 가지고 있던 명품 218점도 받아갔다고 밝혀졌다.

A씨는 26개월 동안 총 26억원을 뜯긴 뒤에야 B씨를 고소, 지난해 7월 검찰이 B씨를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A씨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해 전 재산을 넘겼다"고 했지만 B씨는 통장 등은 승낙을 받아 관리해준 거라며 혐의를 완전 부인했다.

1심은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 A씨에게 26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검찰과 B씨는 1심 결과에 항소,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