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과 배우 박해수와 호흡을 맞춘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사이먼 스톤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의 이야기를 현대 서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각색해 역동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표현했다.
전도연은 극 중 여주인공 송도영(원작 류바) 역을 맡았다. 송도영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인물이다. 이번 작품으로 27년 만에 연극 복귀를 알린 전도연은 "오랫동안 배우 일을 해오면서 사람들은 내가 많은,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난 해온 작품보다 앞으로 해야 할 작품, 해보지 못한 작품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장르적으로 연극이긴 하지만, 도전이기 보단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작업,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전도연은 언제나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영화, 드라마 속에선 정제된 모습을 보여줬다면, 연극에선 머리속부터 발끝까지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거라 좀 자신이 없었는데, 사이먼 스톤 연출가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고, 궁금증이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 연극 '메디야'를 관람하고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고 했다. 전도연은 "일단 감독님(사이먼 스톤)의 '더 디그'라는 작품을 인상 깊게 봤지만, 사실 작품 제안이 들어왔을 때 용기가 나질 않았다. 온전히 나를 관객한테 다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어떻게 비겁하지 않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메디아'라는 작품을 국립극장에서 볼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보는 내내 배우로서 피가 끓더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이먼 스톤은 영국 내셔널씨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오가며 작품을 올리고 있는 연출가다. 특히 '메디야'를 비롯해 '예르마', '입센 하우스', 영화 '나의 딸'(원작 입센의 '들오리') 등의 작품을 통해 고정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사이먼 스톤은 전도연을 캐스팅한 이유로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벚꽃동산'의 여자 주인공은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다. 매력적으로 보이기 굉장히 어려운데, 어떤 걸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사이먼 스톤은 전도연이 출연한 여러 영화를 봤다며 "나쁜 역할을 맡아도, 선한 역할을 맡아도 매력적이더라"며 "이런 요소를 이미 갖고 계셔서 이 역할에 굉장히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벚꽃동산'이 담고 있는 어떤 귀족층, 혹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요소들이 일반인들이 하는 고민거리와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만큼 더욱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 관객들과의 커넥션을 느끼게 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가 전도연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남자 주인공에는 배우 박해수가 낙점됐다. 박해수는 극 중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황두식(원작 로파힌) 역을 연기한다. 박해수는 "'벚꽃동산'에서 로파힌 배역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나중에라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벚꽃동산'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박해수는 또한 "'벚꽃동산'에 대한 매력을 갖고 있었고, 사이먼 스톤 연습 과정이 어떻게 진행돼서 만들어지는지 되게 궁금했다"며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했는데, 그 중 한 번도 작품을 해보지 못한 전도연 선배가 무대에서 정말 공연을 하신다고 느낌을 받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이먼 스톤은 박혜수에 대해 "전 세계 배우들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사이먼 스톤은 이어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며 "어떤 강렬한 느낌도 있지만, 그 안에 굉장한 연약함도 담고 있다. 박해수 배우는 이런 연약함과 강함을 빠르게 스위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작품을 보면 초반 로파힌은 굉장히 자신감도 없고, 초조해하는 노동자와 같은 인물인데, 작품 말미에 가면 굉장히 강렬한 어떤 인물로 부상한다. 그걸 누구보다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전도연과 박해수 외에도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바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30회 동안 '원 캐스트'로 진행된다.
전도연은 "'벚꽃동산'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 것 같은가'에 대해 묻자 "이 작품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아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실수가 두려웠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온전한 어떤 역량이나 연기력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이 작품이 얼마만큼 좋은 평가를 받는지가 나한테 중요하다. 분명히 실수하겠지만 예쁘게 봐 달라"고 전했다.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세계 초연을 앞두고 있다.
강서=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사이먼 스톤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의 이야기를 현대 서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각색해 역동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표현했다.
전도연은 극 중 여주인공 송도영(원작 류바) 역을 맡았다. 송도영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인물이다. 이번 작품으로 27년 만에 연극 복귀를 알린 전도연은 "오랫동안 배우 일을 해오면서 사람들은 내가 많은,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난 해온 작품보다 앞으로 해야 할 작품, 해보지 못한 작품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장르적으로 연극이긴 하지만, 도전이기 보단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작업,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전도연은 언제나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영화, 드라마 속에선 정제된 모습을 보여줬다면, 연극에선 머리속부터 발끝까지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거라 좀 자신이 없었는데, 사이먼 스톤 연출가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고, 궁금증이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 연극 '메디야'를 관람하고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고 했다. 전도연은 "일단 감독님(사이먼 스톤)의 '더 디그'라는 작품을 인상 깊게 봤지만, 사실 작품 제안이 들어왔을 때 용기가 나질 않았다. 온전히 나를 관객한테 다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어떻게 비겁하지 않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메디아'라는 작품을 국립극장에서 볼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보는 내내 배우로서 피가 끓더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이먼 스톤은 영국 내셔널씨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오가며 작품을 올리고 있는 연출가다. 특히 '메디야'를 비롯해 '예르마', '입센 하우스', 영화 '나의 딸'(원작 입센의 '들오리') 등의 작품을 통해 고정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사이먼 스톤은 전도연을 캐스팅한 이유로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벚꽃동산'의 여자 주인공은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다. 매력적으로 보이기 굉장히 어려운데, 어떤 걸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사이먼 스톤은 전도연이 출연한 여러 영화를 봤다며 "나쁜 역할을 맡아도, 선한 역할을 맡아도 매력적이더라"며 "이런 요소를 이미 갖고 계셔서 이 역할에 굉장히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벚꽃동산'이 담고 있는 어떤 귀족층, 혹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요소들이 일반인들이 하는 고민거리와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만큼 더욱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 관객들과의 커넥션을 느끼게 해야한다고 생각했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가 전도연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남자 주인공에는 배우 박해수가 낙점됐다. 박해수는 극 중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황두식(원작 로파힌) 역을 연기한다. 박해수는 "'벚꽃동산'에서 로파힌 배역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나중에라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벚꽃동산'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박해수는 또한 "'벚꽃동산'에 대한 매력을 갖고 있었고, 사이먼 스톤 연습 과정이 어떻게 진행돼서 만들어지는지 되게 궁금했다"며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했는데, 그 중 한 번도 작품을 해보지 못한 전도연 선배가 무대에서 정말 공연을 하신다고 느낌을 받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이먼 스톤은 박혜수에 대해 "전 세계 배우들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사이먼 스톤은 이어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며 "어떤 강렬한 느낌도 있지만, 그 안에 굉장한 연약함도 담고 있다. 박해수 배우는 이런 연약함과 강함을 빠르게 스위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작품을 보면 초반 로파힌은 굉장히 자신감도 없고, 초조해하는 노동자와 같은 인물인데, 작품 말미에 가면 굉장히 강렬한 어떤 인물로 부상한다. 그걸 누구보다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전도연과 박해수 외에도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바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30회 동안 '원 캐스트'로 진행된다.
전도연은 "'벚꽃동산'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 것 같은가'에 대해 묻자 "이 작품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아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실수가 두려웠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온전한 어떤 역량이나 연기력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이 작품이 얼마만큼 좋은 평가를 받는지가 나한테 중요하다. 분명히 실수하겠지만 예쁘게 봐 달라"고 전했다.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세계 초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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