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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할 수 있어"..'범죄도시4' 김무열, 결과로 증명한 자신감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4-24
'범죄도시' 시리즈 4세대 빌런으로 낙점된 배우 김무열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연기부터 액션까지, 작품에 완벽하게 녹아든 김무열은 자신감을 결과로 증명했다.

1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의 김무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김무열은 4세대 빌런 '백창기'로 분했다. '백창기'는 잔혹한 살상 행위로 퇴출된 용병 출신의 빌런이다. 살상에 최적화된 전투력은 기본, 이익에 방해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흉악함까지 갖추고 있다.

앞서 마동석과 영화 '악인전'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무열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재회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범죄도시'가 시리즈화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사실 1편이 청불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 수를 모으긴 했지만, (시리즈화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재밌게 봐서 아쉬웠다. '나도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마) 동석이 형이 선구안, 추진력이 대단하신 것 같다"며 "4편 제안이 왔을 때 그 자신감이 여전했다. 뭔가 역할을 주시면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답은 바로 드리지 않았지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본을 봤을 때는 '백창기'라는 인물이 어렵게 느껴졌다고. 김무열은 "사실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막막했다. 행동은 분명한데 속은 알 수 없는 캐릭터라서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마동석 형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했다"고 전했다.

김무열은 마동석에 대해 "워낙 훌륭한 연기자라는 걸 알고 있다. 배우로서 같이 연기할 때 느껴지는 게 있고, 이외에도 작품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탐구하신다. 소재, 주제를 찾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만드신다"며 "다음 날 찍어야 할 장면에 대해 고민하고, 촬영할 때도 한 두 시간 자고 나와서 촬영한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점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애드리브인지 아닌지 선이 모호한 대사다. 그런 것도 전날 아이디어를 짜시고,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찍을 장면에 대해 새벽 세 시 반쯤에 문자가 와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분을 많이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무열은 '악인전'에 이어 '범죄도시4'에서도 마동석의 힘을 경험했다며 "비행기 안에서 액션신이 펼쳐지는데 제가 주먹으로 형 팔을 치게 됐다. 제가 때렸는데 형은 맞은 줄 모르더라. 끝나고 형한테 죄송하다고 했더니 왜 그러냐고 하셨다. 저는 손이 너무 아팠는데, 형이 그러시니까 아프다는 말을 못하고, 그날 아픈 걸 참고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김무열은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터. 김무열은 전편의 빌런들에게 매몰되지는 않았다며 "무조건 답습하지 않는 것도 답은 아니다. 좋은 건 가져가고, 제가 느끼기에 단점은 배제하며 영리하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그 부분에 신경 쓰기보다는 상대 배우와 호흡에 더 많이 생각했다. 제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맞지만, 더 중요한 건 공동 작업이다. 캐릭터를 먼저 생각하면, 엇나간다고 생각한다. 4편까지 오면서 쌓아둔 세계관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있기 때문에 녹아들어야 하고, 기존 배우들과 호흡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고요하게 '백창기'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생겼다. '백창기'라는 인물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이 선명하고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결과물을 보고 느낀 것은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 면이 가장 큰 차별점인 것 같다. 분노를 최대한 감추고, 억누를 수 있는 인물인 것 같았다. 그동안의 빌런들 가운데서 봤을 때는 가장 이성적으로 위기를 넘어갈 수 있는, 생존에 최적화된 빌런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신 분들이) 오히려 눈빛이나 이런 것들이 좋았다고 해주셨다. 살쾡이 같은 형형한 눈빛이 좋았다고 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저는 그걸 의도했었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4'에서 맨몸과 단검을 활용한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액션을 선보이는 김무열은 "사실 굉장히 수월했다. 액션 콘티를 잘 짜오셨고,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총괄해 주셨다. 액션 감독님이다 보니까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신다"며 "제 수하로 나왔던 김지훈 배우가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보니까 주먹이 엄청 빠르다. 상대방이 주먹질하면 맞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0.3박자 정도 늦는 거다. 지금도 그분께 복싱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무열은 "'범죄도시4' 촬영 직전에 '스위트홈'을 촬영했다. '스위트홈'에서 제 캐릭터가 특수부대 UDT 중사 역할이었다. 근접 격투 세미나를 받고, 부대원들과 훈련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웠다. '범죄도시4'에서는 용병 출신이었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맥락이 잘 맞게 흘러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4'를 위해 10kg 증량했다고 밝힌 김무열은 "용병 출신이기 때문에 자료를 찾아봤더니 강렬하고, 근육질의 마초적인 남자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미지를 그렇게 가져갔는데, 감독님이 그걸 산산조각 내주셨다"며 "그냥 수더분하고, 머리 스타일도 단정하게, 오히려 특이점이 없는 캐릭터를 역제안하셨다. 처음에는 강렬한 이미지에 사로잡혀있어서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진 못했는데 조금씩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믿음이 견고해졌다. 그전까지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점점 감독님과 원하는 지점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오히려 무표정으로 일관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무열은 지난 2015년 윤승아와 결혼했고, 지난해 6월 득남했다. 그는 "현장에서 일할 때는 그냥 아들이 생각나고, 보고 싶어서 사진을 보거나 한다. 다만, 내가 하는 연기에 대해 '아들을 가진 아빠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못 했다"며 "근데 최근에 뉴스에 나간 적이 있는데 가족들이 집에서 다 같이 본 거다. 제 아들의 생애 첫 TV 시청이었는데 아빠가 나오니까 목소리를 알아듣고 신기해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사람으로서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결혼 8년 만에 아들을 품에 안은 김무열은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다. 아직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것 같다"며 "육아 그렇다. 마주 보고 앉아있으면 '정말 내 아들인가?' 싶고, 신기하다"라며 "제가 잘 붓는 스타일인데 (아들이) 그 점을 닮았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좀 붓는다. 그래서 주변에서 오전에는 저 닮았다고 얘기하고, 오후에 부기가 가라앉으면 엄마 닮았다고 얘기한다. 왔다 갔다 한다. 얼굴이 계속 바뀐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장르나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열일'하고 있는 김무열은 "놀면 일하고 싶고, 일하면 놀고 싶은 마음과 비슷하다. 정적인 작품을 하다 보면 몸이 근질거리는 게 느껴지고, 동적인 걸 하면서 체력이 부치는 거 같으면 앉아서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저는 어떤 장르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것보다는 이야기가 공감되고,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관객들도 재밌게 봐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도, 저런 것도 하는 것 같다. 작품의 크기, 캐릭터의 경중을 떠나서 좋은 작품이면 참여할 준비는 돼 있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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