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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뉴진스 내세운 눈물의 호소.."하이브가 날 배신" [★FOCUS]

  • 한국컨퍼런스센터=이승훈한해선 기자
  • 2024-04-25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걸 그룹 뉴진스(NewJeans,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와 함께 하이브와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도어 측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대한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민희진 대표와 법률대리인 세종 이수균 변호사, 이숙미 변호사가 참석했다.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뉴진스의 소속사다. 민희진은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뉴진스를 정상급 아티스트로 올려놨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로부터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받아 곤욕을 치렀다.

이날 민희진은 지난 22일 하이브의 감사 시작 이후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면서 "여러가지 의혹에 휘말리게 됐고 하필이면 뉴진스의 새로 나오는 음반 일정과 겹쳐지게 됐다. 원래 나는 뉴진스 음반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말씀드리려고 했다. 나에게는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감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월요일에 갑자기 시작돼서 이렇게 일이 진행됐다. 솔직히 하이브 PR보다 더 강도 높은 PR을 느낀 것 같다. '이 정도로 할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민희진은 이어 "나는 우선 진실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여러분들이 갖고 계시는 프레임을 벗기는 게 첫 번째 숙제"라며 "나는 이미 마녀가 돼있다. 진짜가 무엇인지 말씀드려야하는 큰 숙제가 있다. 내가 보는 앵글, 하이브가 보는 앵글이 굉장히 다른 것 같다"라며 하이브와 입장이 엇갈리게 된 속사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민희진은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반박하며, 하이브가 자신을 배임으로 고발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에 맞춰서 나를 때리는데 와닿지 않았다. '무슨 경영권 탈취지?' 생각했다. 하이브가 나를 배임으로 고발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부대표와 내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내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들 입장에서는 내가 이미 죄인이기 때문에 '왜 저렇게 이야기하지?' 생각하실 수 있는데 내 입장에서는 나를 공격하고 있는 하이브 박지원 사장은 나와 얼마 전까지 반말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사이다. 다 알던 사람들이 나를 엄청나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하이브에 대해) 내부 고발한 게 있는데 공식적으로 내부 고발이 되길 바랐다. 실제로 이 업에 큰 상황으로 봤을 때 개선이 되길 바랐던 부분도 있다. 내용의 전말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여러분들이 모르는 히스토리가 많다. 그로 인해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할 말이 많다"고 전했다.

민희진과 법률대리인 세종 측은 재차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과 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일하면서 나의 목표는 클린한 방식으로 어떤 꼼수나 다른 방법을 찾지 않는, 외형적으로도, '내가 일을 잘했을 때 어디까지 성공해볼 수 있을까?' 궁금해서 도전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일할 때 방해되는 요소가 생기는 것들이 불편했던 것 같다. 때문에 내가 돈 때문에 경영권 탈취를 했다는 건 와닿지 않았다. 나는 쏘스뮤직이 아닌 빅히트 CBO로 입사했다. 나는 경영권 탈취를 계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 실제로 배임이 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종 측도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하는 건데 우리가 보기에는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민희진 대표가 의도를 했거나 착수했거나 하는 일들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민희진은 오히려 하이브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브가) 나를 써먹을 만큼 다 써먹어놓고 약을 빨만큼 다 빨아서 '너는 이제 필요 없으니까 우리 말 잘 안 듣지? 날 찍어누르기 위한 프레임'으로 정확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거꾸로 내가 묻고 싶다. 엔터 업계 30년 역사상 뉴진스로 2년 만에 이런 실적을 낸 사람이 없었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주주들한테 도움이 되고 있는 계열사 사장을 이렇게 찍어누르려는 게 배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레임을 바꿔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죄가 있나. 나는 일을 잘한 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폭로했다.

특히 민희진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CEO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하며 "일을 하다가 (방)시혁 님이랑 이견이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생겨서 사이가 벌어지게 됐다. 연습생을 뽑는 과정부터 문제였다"면서 뉴진스 멤버들을 구성하고 데뷔시키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졌다고 털어놨다. 민희진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 중 쏘스뮤직 연습생이었던 민지가 가장 먼저 선발됐고, 오디션을 통해 하니가 발탁된데 이어 다니엘, 해린, 혜인이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따로 캐스팅됐다.

민희진은 방시혁 의장, 박지원 CEO와 합의 하에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뉴진스 멤버들을 꾸렸으나, 갑자기 르세라핌이 먼저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수식어로 데뷔하게 된 배경도 폭로했다. 르세라핌은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쏘스뮤직에서 지난 2022년 5월 론칭한 걸 그룹이다.

그는 "갑자기 (박)지원 님이 나를 보자고 해서 (쏘스뮤직 대표) (소)성진 님과 회의실에 갔는데 '희진 님, 우리 하이브 첫 걸그룹 준비하는 이 팀은 쏘스(뮤직) 차기 걸 그룹으로 나가야할 것 같다. 쏘스에서 사쿠라, 김채원을 필두로 한 첫 걸 그룹을 내게됐다'고 통보받았다. 그 당시에도 내가 지원 님한테 욕했다. '너희 양아치냐, 왜 약속 깨냐, 내 이름 팔아서 민희진 걸그룹 이름 붙였지 않느냐, 우리 연습생들은 '하이브 첫 걸그룹'만 보고 들어왔었다. 쏘스뮤직이라고 했으면 안 들어왔다'라는 얘기까지 했었다.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님들에게는 뭐라고 할 거냐'라고 했더니 '희진 님이 상관할 바 아니'라고 하더라. 나에게 아무런 말도 안 하다가 양해도 없이 자기네들이 먼저 데뷔시킨다고 하니까 내가 얼마나 황당하겠나. 너무 화가나서 '회사 나가겠다', '나가서 기자회견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나를 붙잡고 '어떻게 해야 되냐'더라. 그들은 이 문제를 쉽게 생각했다. 당시 하이브는 뉴진스 부모님들에게도 양해나 사과 하나도 없었다. 불만이 많았다. 어도어 만들고 멤버들을 데려왔을 때 (뉴진스) 부모님들이 하이브, 쏘스 욕을 엄청 했었다. 내가 애들 버리고 퇴사하면 나까지 나쁜X이 되니까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이브에서는 나와 뉴진스 멤버들을 만나지도 못하게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뿐만 아니라 민희진은 "내가 애들한테 이걸 생색내는 것도 역겹지 않냐 어른인데. 근데 내가 너무 열받으니까 어머님들한테는 얘기했다. 어머님들도 쏘스랑 하이브에 불만이 많으니까"라면서 "때문에 우리는 한이 너무 많은데 그 다음에 더 기가 막힌 게 나에게 박지원 님이 부탁을 했다. '르세라핌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 홍보하지 말아달라'고. '왜 홍보하면 안 되냐'라고 했더니 '민희진 걸 그룹이라는 것처럼 착각을 시켜야된다'고 했다. 나는 '그게 말이 되냐. 왜 양아치 같이 일하냐', '너희들이 방해해도 내 힘으로 잘하면 된다'라고 생각해서 그러든지 말든지 했다. 나는 결국 홍보 못하게 보이콧을 4개월 받았다. 나랑 방시혁 님은 결이 안 맞는 거다"고 말했다.

또한 민희진은 예정대로 뉴진스의 컴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왜 우리가 하이브 때문에 손해를 봐야 하냐. 어도어 입장에서 업무방해로 손해배상 청구하고 싶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기자회견 전 뉴진스 멤버들과 영상통화를 한 내용도 공개했다. 뉴진스는 오는 5월 24일 새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 발매를 앞뒀다.

그는 뉴진스가 자신에게 먼저 전화해서 '대표님이 불쌍하다'라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사태로 뉴진스 멤버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터. 이에 민희진은 "너무 심적으로 어렵다. 뉴진스와 나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관계 상상 이상이다. 우리는 서로 너무 위로를 받는 사이다. 애들이 얼마나 착하고 예쁘냐면 맨날 사랑한다고 한다. '대표님 너무 힘드시죠? 거기로 가겠다'라고 하더라. 내가 답 안하면 '저 진짜 괜찮아요. 갈게요'라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린이는 원래 말이 없다. 엄청 고양이 같은 앤데 엊그제 오밤중에 갑자기 영상통화가 왔다. 원래 말도 없는 애가 영상통화해서 혼자 말하면서 '대표님 내가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 그래서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자식 키우는 게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민희진은 "애들이 다 엉엉 울었다. 혜인이는 20분 내내 나보다 더 울었다. 나한테 '자기는 대표님한테 고마운 게 너무 많은데 대표님이 힘들 때는 내가 못 도와줘서 힘들다'고 하더라. (뉴진스 멤버들의) 엄마들도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극단적 선택할까 봐 걱정하셨다. 근데 나는 '내가 미쳤다고 죽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이브 감사팀은 지난 22일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자산 회수와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섰다. 또한 임원 A씨 등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운 정황을 파악, 감사권을 전격 발동했다.

어도어는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로, 민희진 대표가 2대 주주로 있다. 민희진은 지난해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지분 18%를 11억 원 가량에 매입했다. 하이브는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는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민희진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데뷔한 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모든 연예 활동 등을 카피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하이브 측에서 자신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언론에는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맞섰다.

이후 하이브는 25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주도 하에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고. 하이브가 공개한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겼다. 하이브는 감사 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 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날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컨퍼런스센터=이승훈한해선 기자 | hunnie@mtstarnews.com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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