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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데 빠져든다..'그녀가 죽었다' 변요한X신혜선의 이중생활 [종합]

  • CGV용산=김나연 기자
  • 2024-04-29
지금껏 본 적 없는 '비호감' 캐릭터의 향연이다. '그녀가 죽었다'의 변요한, 신혜선이 '죽여주는'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미스터리 속으로 이끈다.

29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세휘 감독을 비롯해 배우 변요한, 신혜선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 분)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는 김세휘 감독의 연출 데뷔작.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신경써야겠다고 생각했던 포인트는 주인공들의 정상적인 행동을 옹호하지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들에게 닥치는 시련은 행동으로 인한 결과"라며 "그릇된 신념을 있는그대로 보여주고, 관객들이 직접 평가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변요한이 낮에는 성실한 공인중개사지만, 동네 편의점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독특한 악취미를 가진 '구정태'로 분해 관객들 앞에 선다. 그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신뢰도가 높지만, '구정태'라는 인물은 직업을 이용해서 사생활과 취미, 호기심을 풀어나가는 인물인데 대본에 나와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녀가 죽었다'는 변요한이 '한산: 용의 출현' 이후 선택한 작품. 그는 "'한산'에서도 감독님, 동료 배우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잘 털어냈다. '한산'에서 강한 역할을 했으니까 다음 작품에서는 재밌고, 특이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늘 현장에 있으면서 전보다 나은 사람,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후회 없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신혜선이 유명 인플루언서 '한소라'를 통해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신혜선이 맡은 '한소라'는 SNS에 거짓 포스팅을 올려 화려한 삶을 꾸며내는 인플루언서다. 그는 "공감도, 이해도 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험은 못했어서 어떻게 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얼굴과 느낌에서 가증스러워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기한테까지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 친구인데 촬영하면서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자기 자신한테도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소라'는 나를 불쌍한 사람이라고 되뇌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안에 모든 것이 나와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죽었다'는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독특한 형식의 내레이션으로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내레이션이 없이 이 시나리오를 써보려고 했는데 이 인물이 이해되지 않더라. 주인공으로서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데 인물이 너무 비호감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말을 걸면 이해는 못하더라도 듣게 되니까 어느 정도 인물의 감정 포인트도 가져가면서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하는지 알겠다는 생각으로 내레이션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정태', '한소라'의 내레이션은 결이 다르다. '구정태'는 좀 더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친근하고 직접적인 방식이고, '한소라'는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형식이다.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고, '자기연민'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남의 삶을 훔쳐보는 공인중개사와 남의 관심을 훔쳐 사는 인플루언서라는 설정을 결합한 '그녀가 죽었다'다. 김세휘 감독은 비정상적이고, 비호감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주인공으로 하는 것에 대해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SNS라는 사회 소통의 현상이 막을 수 없는 창구가 됐고, 부작용처럼 나타난 관종, 염탐, 관음 등도 외면할 수 없는 실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캐릭터로서 상황을 보고, 대부분 경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들은) 관객들이 동정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 자기 정당화를 한다"며 "그래서 관종이나 관음의 끝에 있는 인물들로 이야기를 표현해야 이 주제에 더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물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기도 하는 만큼 범죄 미화 우려도 있었다고 밝힌 김세휘 감독은 "그 부분을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서 캐릭터가 안 좋은 일을 당하고, 사건이 몰아치는데 그의 잘못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과적으로 구정태라는 인물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긴 평판을 완전히 잃었고, 자기가 받을 수 있는 큰 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그걸 짚어줬고, 영화를 보신 분들도 잘 판단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또한 김세휘 감독은 변요한, 신혜선의 연기에 감탄한 지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두 분이 부동산에서 처음 맞닥뜨리는데 서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그 부분에서 표정이 자유자재로 변화하더라. 그 신에서 가장 많이 감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변요한과 액션 호흡에 대해 "액션보다는 몸싸움이었는데 정말 싸움 못하는 애들끼리 치고받는 것 같이 보이더라. 액션 연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 합을 짜준다. 그걸 토대로 오빠가 액션을 잘하시니까 좀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저는 너무 어색하고 어려웠는데 너무 쉽게 할 수 있게 끌어내 주셨고, 제가 이상하게 들이받아도 오빠가 잘 받아주셨다. 그때도 역시나 경험치가 다르다고 느꼈다. 영화 보면서 오빠의 연기를 보고, 앞을 잘 이끌어가 주신다고 생각했고, '구정태'가 싫은데 짠한 감정이 느껴지는 이중적인 감정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세휘 감독은 "우리 영화가 톤의 변화를 많이 가져간다고 생각한다. 경쾌한 스릴러지만, 장르 영화로서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장르적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그녀가 죽었다'는 오는 5월 15일 개봉한다.
CGV용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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