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음악 토크쇼 '더 시즌즈'는 지난해 2월 처음 방송돼 매번 다른 제목과 MC로 선보이는 시즌제 프로그램이다.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 '이효리의 레드카펫' 등이 이어졌다. 네 시즌이 마무리된 만큼, 다섯 번째 MC로 지코가 발탁돼 새로운 2막이 펼쳐지는 기분을 안겼다.
'더 시즌즈'는 시즌마다 MC가 다른 만큼, 프로그램 자체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첫 MC였던 박재범은 그간 KBS에서 볼 수 없었던 자유분방한 진행을 보였고 출연 라인업도 언더그라운드 씬에 있던 아티스트를 끌어 올렸다. 특히 '타라웃' 코너를 통해 시온, 프롬올투휴먼, 대니 구, 지올 팍, 수스 등 이제 막 가요계에서 주목받는 가수들을 초대해, 아티스트의 등용문이 됐던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기조를 이어가기도 했다.
박재범의 마이크는 밴드 잔나비 최정훈이 받았다. '더 시즌즈'가 MC에 영향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이니, 최정훈의 시즌엔 실리카겔, 황소윤, YB(윤도현 밴드) 등 밴드가 다수 출연했다. 또 커버곡,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각 가수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왔다. 다음 MC였던 악뮤는 '남매'란 특색을 살려 남매 특집을 진행하기도 하고, 게스트들에게 친근한 분위기를 선사해 일상적 내용을 담은 토크를 이어가기도 했다.

평소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지코가 다섯 번째 마이크를 잡았다. 앞서 본인이 출연을 더 원했다고 말한 바와 같이, 그는 '더 시즌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좀 더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첫 회는 스탠딩 특집으로 진행, 방송이 아닌 콘서트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또 래퍼인 만큼,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빈틈은 느껴진다. 지코는 확실히 음악 토크쇼와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높은 음악적 지식, 자신의 주관, 실력, 당황하지 않은 당당함 등을 갖고 있기에 즉흥적인 상황에도 제 방식대로 해 나아간다. 제작진은 이런 면을 더 높게 사고 지코를 섭외한 걸로 보인다. 그러나 지코는 앞서 자신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보였던 매력을 다 펼치지 못한 채 1회를 마무리했다. 다만, 이 부분은 지코의 긴장감이 풀린다면 더욱 나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빈틈은 프로그램 구성이다. '박재범의 드라이브'에선 '타라웃', 악뮤와 최정훈은 콜라보레이션 및 커버 곡으로, 이효리는 입담을 통해 프로그램을 채웠다. 그러나 '지코의 아티스트'에선 곡 소개 위주로 이어갔으며 밋밋한 구조를 보였다. 챌린지가 가요계에서 중요한 만큼, 같이 춤을 추기도 하지만, 결국 '더 시즌즈'가 TV 프로그램인 점을 생각하면 매끄럽지 못하다. 앞서 '더 시즌즈' 제작진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비슷한 구성안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제작진은 지코만의 특색을 좀 더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8년 9월 북한 옥류아동병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선 지코는 '아티스트'를 불렀다. 관습에 벗어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 만큼, 그의 행보가 얼마나 파격적인지는 대중이 모두 알고 있다. 늘 노력한 그가 자신의 대표곡인 '아티스트'를 타이틀로 내걸었다. 부족함을 모두 채운 '더 시즌즈- 지코의 아티스트'가 앞으로 그의 대표작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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