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역대급 컴백을 앞둔 걸그룹 뉴진스는 과연 이번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 갈등 속에 무사히 활동을 마칠 수 있을까. 아직까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각각 4월 26일과 5월 2일 주요 쟁점 이슈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찬탈 의혹에서부터 뉴진스 데뷔 과정, 하이브의 어도어 감사권 발동 당시 상황, 민희진 대표 연봉 및 노예계약, 무속경영 이슈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여전히 엇갈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는 지난 4월 16일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준비도, 이해도, 자세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러 사안을 지적하며 내부 고발을 진행했다. '업의 부조리, 불합리를 마주하면 말하기 어렵더라도 이견과 의견을 말하라'는 방시혁 의장이 제안한 지침을 믿고 했던 직언이었지만 배임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재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돌아왔다"라며 "현재도 앞으로도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 지원에 여력을 다할 것이며 하이브가 스스로 주장한 바와 같이 IP를 보호하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흑색 선전을 멈추고, 어도어가 온전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라고 강한 어조로 입장을 전했다.
하이브는 이에 앞서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민희진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라며 "민희진 대표는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 하필 왜 뉴진스 컴백 직전 이렇게 다투나
뉴진스는 오는 24일 한국에서 더블 싱글 발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024년 활동에 나선다. 이 싱글에는 타이틀곡 'How Sweet'와 수록곡 'Bubble Gum', 그리고 각 곡의 연주곡 등 총 4곡이 실리며 'Bubble Gum'은 6월 일본 광고 CM송 및 TV 프로그램 테마송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뉴진스는 이어 6월 21일 일본 더블 싱글 발매와 함께 일본 정식 데뷔를 통해 타이틀곡 'Supernatural'과 수록곡 'Right Now' 등을 공개한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현대미술가이자 팝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무라카미 다카시가 뉴진스의 팬을 자처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가 뉴진스 컴백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양측은 모두 서로를 탓하고 있는 중이다.
어도어는 "난 4월 22일 갑작스러운 감사와 함께 감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이를 발표한 것은 하이브"라며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불가능한 경영권 찬탈 등을 주장하면서 어도어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이 이슈를 터트렸다. 하이브는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밖으로 꺼내 민희진 대표이사와 어도어를 공격하는 것이 뉴진스의 브랜드 가치에 영향이 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레이블의 매니지먼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으로 자신들의 경영상의 잘못된 판단을 가리기 위한 궤변"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하이브는 "뉴진스 컴백에 즈음해 메일로 회사를 공격하기 시작한 쪽은 민희진 대표"라며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4월부터 여론전을 준비하라는 민희진 대표의 지시가 적힌 기록도 있고 노이즈를 만들어 회사를 괴롭힌다는 기록도 있다. 이 시기에 회사를 압박하면 억지에 가까운 보상 요구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줄 것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정작 아티스트를 볼모로 회사를 협박하고 있는 쪽은 민희진 대표다. 보상안이 받아들여지면 좋고 받아주지 않으면 관계를 끝낼 빌미로 삼으려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브는 수년간 민희진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고 시기와 상관없이 멀티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감사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수차례 제안 드리는 것도 당사가 아티스트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뉴진스가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데뷔하지 못한 이유는?
어도어는 "하이브는 이미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 때부터 대외적으로 뉴진스를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으로 표명했다. 이는 뉴진스 부모님들, 당시 어도어의 임직원이 증인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결국 사쿠라 김채원 영입과 함께 르세라핌이 하이브 첫 걸그룹이 됐고 하이브가 '하이브의 첫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하이브는 거짓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어필했다. 어도어는 "당시 민희진 대표는 지분을 포기하며 어도어 설립 요청을 했고 설립시 각종 분쟁을 견뎌내며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전시켜 데뷔시키게 됐다"라며 "그런데도 하이브는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행해진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개탄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4월 22일 민희진 대표에게 보낸 메일에 이미 상세히 답한 부분이라며 "민희진 대표는 쏘스뮤직으로부터의 분리 과정에 대해서도 본인 특유의 뒤틀린 해석기제에 기반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하이브가 약속을 안지켜서가 아니다. 민희진 대표는 당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히 주장했고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며 쏘스뮤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키고, 16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하며 민희진 대표가 원하는 방식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하이브는 "심지어 이같은 과정을 민희진 대표가 스스로 밝힌 적도 있다"라면서 민희진 대표는 2022년 3월 24일 게재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걸그룹 프로젝트는 본인의 계획 하에 진행됐고, 2022년 3분기를 론칭 시점이라고 직접 예고한 바 있다. '급한 데뷔는 어린 멤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를 조급하게 하고 싶지 않기에 합리적인 시기인 2022년 3분기를 론칭 시점으로 정했다'라는 대답까지 했다"라고 주장했다.
◆ 사쿠라 하이브行, 뉴진스 데뷔 걸림돌이었을까
데뷔 당시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라고 한 부분 관련에 대해서도 어도어는 "하이브는 사쿠라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사실과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데뷔팀이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밝히는 것이 사쿠라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어도어 데뷔 멤버 구성 정보가 노출된다는 것이 어떤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고 "하이브는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라고 변명했지만, 실제로 이런 협의는 없었다. 당시 하이브는 시장에 르세라핌이 민희진 걸그룹일 수도 있다는 혼선을 주고 싶어했으며 그에 따라 어도어에 뉴진스 홍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박지원 대표가 민희진 대표에게 전화와 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부탁해 온 사실이 있다. 이는 박지원 대표와 민희진 대표 간의 SNS 대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하이브는 관련없는 이유를 대며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있다"라고도 밝히고 있다.
하이브는 "쏘스뮤직과 민희진 대표간 R&R 논쟁으로 인해 뉴진스 데뷔 일정이 밀리면서 쏘스뮤직이 준비하는 르세라핌이 먼저 데뷔하게 됐다.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이라며 "사쿠라는 하이브와의 계약 전부터 '하이브 이적설'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도어의 데뷔팀을 '신인으로만 구성된 팀'이라고 하면 사쿠라가 쏘스뮤직에 합류한다는 사실과 뉴진스 멤버 구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 양 팀의 뉴스 밸류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 요청을 드린 건이고, 이마저도 중간에 기간을 단축해서 뉴진스의 홍보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의 인터뷰가 이루어진 시기는 르세라핌 데뷔일인 2022년 5월 22일로부터 두 달 전에 게재된 것으로서 민희진 대표는 이미 새 걸그룹에 대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홍보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라며 "민희진 대표의 주장은 어도어의 성공을 위해 쏘스뮤직과 하이브가 얼마나 전폭적인 지원과 양보를 했는지를 잘 알고 있는 구성원들의 인식과는 크게 다른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 민희진 노예계약, 그리고 경업금지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는 경업금지조항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대표로서, 재직기간 및 그 이후 일정기간 동안에는 경쟁사업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며 "다만 경업금지의 대상사업과 기간이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현재 주주간계약은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도어는 "4월 25일의 공식입장과 달리 하이브가 4월 26일 발표한 반박문은 주주간계약을 알리는 것을 민희진 대표의 책임으로 몰면서,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며 반박한 바 있다"라며 "현재 주주간계약의 불합리성은 무엇보다도 민희진 대표가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지 않아야 하는 경업금지조항으로부터 자유로와 질 수 있다는 데 있으며 이러한 불공정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할 것이다. 하이브는 반박문을 통해 2023년 12월 계약서상의 매각관련 조항에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어떤 법률인이 보아도 해석이 모호하지 않으며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모든 주식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계속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답변은 지난 3월 중순이 돼서야 해당 내용이 포함된 수정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주주간계약상 경업금지 조항은 비밀유지 의무가 있지만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다. 경업금지는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이고 어느 업종에서나 흔하다"라며 "영원히 묶어놨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민희진 대표는 오는 11월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으며, 주식을 매각한다면 당사와 근속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부터는 경업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민희진 대표 본인이 가만 있어도 1000억을 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큰 금액을 보장 받고, 내후년이면 현금화 및 창업이 가능한 조건은 절대 노예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하이브는 "심지어 민희진 대표가 측근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도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을 행사해 EXIT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민희진 대표가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의 경우 두 조항의 우선 여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하다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수정한다'는 답변을 2023년 12월에 이미 보냈다. 민희진 대표는 돈에는 관심없다고 했지만 논의를 촉발한 핵심 쟁점은 보상의 규모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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