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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는 안 되고, OTT는 되고"..기안84가 쏘아 올린 흡연 논란 [★FOCUS]

  • 허지형 기자
  • 2024-05-09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SNL 코리아' 촬영 중 담배에 불을 붙이며 논란에 휩싸였다. 기안84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이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는 8일 국민신문고 답변을 통해 쿠팡플레이 예능 'SNL코리아 시즌5' 촬영 중 실내 흡연한 기안84에게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과태료) 제3항 제2호에 따라 10만원 과태료 부과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안84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SNL 코리아 시즌5'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사랑의 스튜디오' 코너에서 '패션왕'을 연재 중인 만화가 김희민으로 출연한 그는 "제가 나이가 많아서 이번에는 꼭 (장가를) 가야 하는데 어머니도 걱정이 많으시다"라고 말하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현장에 있던 크루들은 당황해 그를 말리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진짜 불붙였다", "긴장을 많이 한 거 같다", "처음 있는 일"이라며 상황을 넘겼다. 당초 담배를 무는 것까지가 약속된 연기였고, 불을 붙이는 것은 기안84의 애드리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NL코리아' 크루 정성호와 김민교 역시 실내 흡연 위반으로 기안84와 같은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공개된 이희준 편에서 실내 흡연을 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플레이 측은 "그 시대의 풍자를 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분이 공개된 이후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1990년대 방송 콘셉트라는 점을 감안해 당시 현실을 그대로 고증해 유쾌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방송 촬영 중 실내 흡연을 한 행동은 지나쳤다", "아무리 설정이라도 흡연은 과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SNL 코리아'는 방청객들과 함께하는 공개 코미디로 경기 고양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사전 녹화된다. 이곳은 문화, 집회 시설로 등록돼 있어 건물 전체가 엄연히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고양시 보건소 측은 "관계법령에 따른 과태료 부과에 앞서 행정절차법 제 21조(처분의 사전통지)에 의거 처분의 당사자에게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방송법상 직접적으로 흡연을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음주, 흡연, 사행행위 사치 및 낭비 등의 내용을 다룰 때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상파, 종편 등 방송 채널은 흡연 장면 노출을 피해왔다. 최근 JTBC는 자사 예능 '톡파원 25시'에서 흡연 장면이 송출돼 사과한 바 있다.

반면 쿠팡플레이와 같은 OTT 플랫폼의 경우, 방송법이 아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적용받아 음주, 흡연 장면에 대한 규제에서 비교적 벗어난다. 'SNL 코리아' 출연진이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도 '흡연 장면 노출'이 아닌 '실내 흡연'에 대한 문제 제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의 흡연 장면이 온라인상에 고스란히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록 'SNL코리아'가 만 19세 미만 시청 불가 콘텐츠더라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미디어를 통한 흡연 장면의 노출이 잦아지면서 '아동,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한 OTT 미디어 제작 및 송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의'에만 그칠 뿐 OTT 플랫폼이나 유튜브 등은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기안84의 흡연 논란으로 미디어 환경 전반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과연 추가적인 규제가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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