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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로 돌아온 황정민, '서울의 봄' 이어 '맥베스'로 욕망 말한다[종합]

  • 중구=안윤지 기자
  • 2024-05-10
'맥베스'가 다시 연극 무대로 찾아왔다. 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김소진, 송일국 등 걸출한 배우들이 고전극을 연기한다.

'맥베스'는 10일 오후 서울 중국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양정웅 연출,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이 참석했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파멸하는 맥베스의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연극은 양정웅 연출이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개인적으로 20년 만에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다.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해본 적 있다. 그땐 원작 보다는 나의 재해석이었다. 이번엔 배우들을 모시고 정통에 가깝게, 아름다운 대사와 압축된 완성도로 셰익스피어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보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황정민은 "맥베스는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왕이 된다'는 예언에 휩싸여서 탐욕의 끝을 가는 인물이다. 하면 할수록 재밌다. 쉽게 말해 구청장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는 거다. 몇백년 전에 셰익스피어란 사람이 요즘에 나와도 될법한 얘기를 과거에 소통했다는 게 신기하다. 계속 화두가 되고 예술을 하는 사람이 계속 공부하나 보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수많은 사람이 오마주했고 레퍼런스도 워낙 많다. 그만큼 함축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란 분이 내가 알기론 이 작품은 두 시간 정도다. 그만큼 함축적이고 당시 글 실력이 좋다는 거다. 후대가 해석하기가 공부할 수 있는 게 많은 거다. 당연히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소진은 맥베스가 가진 욕망을 일깨우는 레이디 맥베스, 송일국은 맥베스의 절친한 친구지만 시기와 질투를 가진 인물을 맡았다. 특히 송일국은 제작진들 가운데 '가장 역할과 잘 어울리는 인물'로 꼽혔다. 이에 "과찬이다. 일단 살부터 빨리 빼야 할 거 같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정민은 이번 연극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이 아니라는 건 거짓말이다. 중요한 건 난 솔직히 연극이란 작업할 때 오히려 개인적으로 힐링하는 시간이다. 영화와 또 다른 결"이라며 "오롯이 배우로서 행복감, 모든 걸 힐링할 수 있는, 매회 공연마다 느낌이 다르다. 부담도 있지만 관객을 만나고 싶은 것도 있어서 부담이 덜 된다. 옆에 계신 좋은 배우들도 있고 좋다"라고 전했다.

'맥베스'와 더불어 '햄릿'도 공개된다. 황정민은 "경쟁이라면 경쟁인데 공부가 되는 작품이다. 같은 사람이 썼지만, 햄릿과 맥베스다.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게 많아 행복할 거다. 요즘은 뮤지컬은 활성화돼 있지만 연극은 매체에서 따로 다뤄지는 게 없는 거 같다"며 "내가 고전극을 하는 이유는 선배님들이 하는 걸 보고 자랐고 공부했다. 고전극이 많지 않았고 솔직히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싶었다. 물론 현대극도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아수라', '서울의 봄'도 욕망의 끝을 달린다. 김성수 감독이 '맥베스'를 보고 만들지 않았나 싶다. 공부를 해왔던, 우리도 그렇지만 감독님들도 레퍼런스가 되는 기본적인 책"이라며 "(김성수 감독은) 내가 ('맥베스'를) 한다고 하니 꼭 보러 온다고 하더라. 모든 기본이 돼 있는 거 같다. 하면 할수록 어렵긴 하다. 욕망 캐릭터를 계속해왔고 또 다른 욕망을 보여줘야 한다. 이게 어떤 식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줄 줄 모르겠으나 나 스스로 기대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정웅 연출은 "현대인들이 욕망의 브레이크 없이 쾌락, 욕망의 끝으로 간다. 가지려는 욕망도 쾌락"이라며 "무대는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미고 있고 상징적이면서도 은유할 수 있는, 욕망을 가득 모아둔 폐허가 있을 것. 장르로 치면 오컬트다. 마녀들이 나오고 유령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판타지적인 느낌이 많이 나오는데 욕망을 표현하는 미장센을 준비 중"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중구=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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