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해임안이 의결된 임시주총을 앞두고 또 맞붙었다. 이번엔 '불법 감사'와 '금품 수취'다.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어도어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10일 공식입장을 통해 "하이브 감사팀이 9일 오후 7시 어도어의 스타일디렉팅 팀장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고, 팀장 집까지 따라가 노트북, 핸드폰 제출을 요구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야 한다', '배임 횡령 정황이 명확해서 고소를 진행하겠다' 등의 협박성 언급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라며 불법 감사를 주장했다. 어도어에 따르면 이 팀장은 현재 불안함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고.

이어 어도어 측은 "당초 뉴진스는 내부 구성원이 광고촬영을 진행하지만 뉴진스의 인기로 모든 광고 촬영을 수행할 수 없어 광고 촬영에 대한 스타일링은 외주 인력을 통해 진행했고, 이 내용은 지난 2월 하이브 담당 부서에 공유됐다"라며 "하이브가 내부 구성원이 어도어로부터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대신, 광고주가 프리랜서에게 지급할 금액을 수취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지만 어도어에 금전적 피해를 준 것이 없어 하이브의 주장과는 달리 횡령이 성립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입장 직후, 하이브는 곧장 반박문을 내놓았다. 먼저 불법 감사 주장에 대해선 "민 대표의 허위 주장"이라고 선 그으며 "(감사를 오후 7시부터 자정 넘는 시간까지 지속한 이유는) 해당 팀장 회사 출근 시간이 오후 6시였다. 출근 과정에서 감사팀 연락을 받았고, 오후 7시부터 감사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심야 시간에 여성 구성원(어도어 스타일디렉팅 팀장)의 집을 따라갔다는 주장에 대해선 "감사 과정에서 해당 팀장은 민희진 대표의 승인 아래 외주업체로부터 수년간 수억 원 대의 금품을 수취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집에 두고 온 본인의 노트북을 회사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라며 "본인 동의하에, 당사의 여성 직원만 함께 팀장의 자택 안으로 동행해 들어갔고 노트북을 반납받았다"라고 했다.

하이브는 "회사 정직원이 광고주로부터 직접적으로 수억 원 대의 이익을 취하는 관행은 없다. 회사의 매출로 인식돼야 할 금액이 사적으로 건네지고 이를 대표이사가 알면서 수년간 용인해온 건 관행이 아니라 불법"이라며 "당사는 팀장이 수취한 수억 원대의 부당 이익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추후 조사 과정에서 명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스타일디렉팅 팀장 간 대화록까지 첨부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자, 어도어 측은 하이브의 입장문을 두고 재반박했다. 이번엔 유연한 보상 체제가 있어야 한다며 "하이브가 문제를 제기한 해당 비용은 회사 매출로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외주 스타일리스트를 사용하는 경우 지출하는 비용이고, 광고주가 이를 해당 업무를 수행한 스타일리스트에게 지급한 것이다. 이러한 비용 수령은 대표, 부대표, 스타일리스트가 논의했고 효율과 퀄리티 면에서 내부 스타일리스트가 작업하는 게 낫다는 판단, 이에 대한 대가를 광고주로부터 정당하게 지급받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도어 측은 "정당하게 수령한 대가를 하이브는 불법 수취 금액으로 둔갑시킴으로써 어제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덮으려 한다"며 "어젯밤 상황은 하이브가 여성만이 집에 간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나, 남성과 여성이 집 앞까지 동행을 하고, 남성이 집 앞을 지키는 상태에서 여성은 심지어 집안까지 들어와 휴대폰 등의 제공을 요청한 상황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하이브는 또 한번 보충 설명을 더했다. 하이브는 횡령 의혹 건에 "올해 2월 해당 팀장의 인센티브가 0원이 책정된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하이브 HR팀이 어도어에 문의하면서 인지됐고, 당시 어도어 측은 '관행이다, 개선하려 한다'고 설명했을 뿐 아무런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당사는 이후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정황 증거를 확인한 뒤에 심각한 비위 행위임을 파악할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유연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면 회사가 수령하고 다시 인센티브로 정당하게 지급해야 한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시도를 '사담'이라고 치부하더니 이번엔 불법을 '관행'이라고 강변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지난달 22일 긴급 감사가 시작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하이브는 민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주장했고, 민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 가운데 뉴진스 전속계약 결정권 요구, 풋옵션 계약 등이 알려지게 됐고, 민 대표가 직접 단상 위에 올라 자신의 입장을 말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서부지법에 민희진 대표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고 30일 심문 기일이 열렸다. 당시 어도어 측은 "적법한 절차대로 이행한다"라고 정했고 10일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어도어 이사회 결과에 따라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31일 열리며 안건은 하이브가 요청한 민 대표 해임안이다.

이 외에도 민 대표는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해임안 방어전에 나섰다.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은 오는 17일로 지정됐다. 양측이 임시 주주총회 및 심문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과연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