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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배성우의 뻔뻔한 복귀..독이 된 한재림 감독의 쉴드 [이승훈의 걸림돌]

  • 이승훈 기자
  • 2024-05-10
"배성우가 굉장히 많이 죄송해하고 힘들어하는 걸 충분히 봤기 때문에 그 사죄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한재림 감독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일으킨 배우 배성우를 제대로 품었다.

배성우는 10일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더 에이트 쇼'는 배성우가 음주운전을 한 이후에 캐스팅, 지난 2022년부터 촬영을 시작한 작품이다.

배성우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배성우는 같은해 12월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했고, 배성우의 빈자리는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정우성이 메꿨다.

배성우는 이듬해 2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7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후 그는 음주운전으로 약 1년의 자숙 기간을 가진 뒤 그해 12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출연을 확정지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영화 '1947 보스톤'에도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작품으로는 대중을 만났지만 공식 석상 앞에 직접 나서는 건 '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가 처음이었다. 때문에 배성우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관심의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께 실망을 드렸다.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함께 작업하는 분들께 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많이 조심스러웠고, 두려웠고, 죄송스러웠다"며 "'더 에이트 쇼'는 감독님, 배우들, 제작진 포함한 많은 분께서 땀과 노력으로 함께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에 함께한 모든 분께 최대한 덜 폐가 되도록 노력했다. 사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더 에이트 쇼'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배성우에게 힘을 보탰다. 그는 배성우의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난 후에 그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이 역할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으로서의 판단이었다. 이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배성우가 가진 장점들이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도 배성우와 친밀한 관계인데 굉장히 많이 죄송해하고 힘들어하는 걸 충분히 봤기 때문에 그 사죄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물론 캐스팅의 권한은 감독에게 있는 게 맞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말고의 선택은 대중에게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을 한 배우를 꼭 캐스팅했어야 할까.

'잠재적 살인 행위'라고 불리는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의 연기를 바라보는 대중의 입장에서는 아이러니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음주 운전을 한 사람이 힘들어하는 걸 충분히 봤다는 멘트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진정으로 작품의 흥행을 바랐다면 음주운전 연예인을 캐스팅하지 않았을 터. 때문에 '더 에이트 쇼'의 성적이 아쉽게 나와도, 한재림 감독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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