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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 없는 이경규 '존중 냉장고', 혐오·몰카의 최후.."법적 조치" 항의 빗발 [★FOCUS]

  • 김나라 기자
  • 2024-05-14
개그맨 이경규의 '존중 냉장고'가 존중 없는 방송에 무성의한 사과문으로 첫 회부터 종영 위기에 놓였다. 진돗개 혐오 조장 및 시민 몰카(몰래카메라) 논란으로 대중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경규는 10일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를 통해 '존중 냉장고'라는 공익 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는 그가 과거 1990년대 진행을 맡았던 '양심 냉장고'를 재해석한 프로. 회차별로 기준이 되는 '존중 리스트'를 정하고 모두 실천한 사람을 찾아 '존잘상(존중 잘하는 대상)'을 선정한다. 그 첫 번째 편은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 '펫티켓'을 잘 지키는 '존잘상' 찾기였다.

이경규는 "이번 '존잘상' 기준은 매너 워터, 인식표, 입마개"라고 제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경규는 "진돗개는 법적으로 입마개를 안 해도 괜찮다"라면서도 "근데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위협적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그런 걸 의식해서 (입마개를) 착용시키는 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경규는 사모예드, 말라뮤트 등 다른 대형견들과 달리 유독 진돗개에게만 "(입마개를 안 해) 아쉽다. 입마개를 한 견주가 없어서 돌아버리겠다"라는 반응을 거듭 보였다.

결국 이경규의 행동은 견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그의 설명처럼 진돗개는 동물보호법상 입마개 착용 유무가 없는 견종임에도 불구, 아쉬움이 집중된 편집으로 지적이 쏟아진 것. 전문가 또한 비난하고 나섰다. 설채현 수의사는 14일 SNS에 이경규의 발언에 대해 "입마개를 안 해도 되는 개가 입마개를 안 한 것과 동의도 받지 않고 촬영해서 다수가 보는 영상에서 평가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존중 냉장고' 제작진은 "영상의 반려견 입마개 착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돗개 견주만을 좁혀 보여드려 많은 반려인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정서를 고려하여 더욱 신중을 기해 공감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반려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는 거센 비판 여론과 달리 댓글창에 남긴 무성의한 사과문으로 화를 키운 꼴만 됐다. 더군다나 반려견주이자 시민들 동의 없이 무단으로 촬영했다는 항의 댓글이 줄이었음에도 이에 관한 해명은 생략, 단 1회 공개 만에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몰카'를 당했다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영상에 나온 강아지 보호자이다. 지인이 제 강아지가 이 유튜브에 나왔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정말 제 강아지가 있네요..? 산책 중 촬영에 대해 고지 받은 적이 없는 저로서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왜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해서 올리시는 거죠? 심지어 영상의 내용과 목적까지 너무나도 편파적이라 제 강아지가 허락 없이 영상에 나온 것뿐만 아니라 영상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몹시 나쁩니다. 이건 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영상인가요? 진돗개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자 하시는 건가요? 몰래 촬영당한 당사자로서도 진돗개 보호자로서도 몹시 불쾌하네요. 앞으로는 산책하면서도 주변에 카메라 있나 없나 확인부터 해야 할 듯. '존중 냉장고'요? 댁들부터 존중하는 법을 배우세요. 뒤에 숨어서 몰래 촬영하며 온갖 편견과 혐오 조장하는 주제에 감히 존중을 운운합니까? 진짜 반려견+존중 키워드로 영상 찍고 싶었으면 입마개 견종이 아님에도 가만히 있는 개들에게 다짜고짜 입마개 하라며 폭언과 폭력 일삼는 사람들이나 오프리쉬(목줄 미착용 반려견)로 공포감 조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찍으시던가요. 이경규 씨 덕분에 진돗개와 산책하는 보호자님들은 앞으로 더더욱 존중받지 못할 산책을 하게 되겠네요.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한 영상이니 내려주세요"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상에 등장한 다른 진돗개 견주는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산책시킬 때 워낙 시비 거는 사람이 많아서 (아마 이경규 님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겠죠) 일부러 사람들 안 나오는 시간대에 산책을 시키는데 덕분에 장소가 노출되었네요. 진돗개 견주로 살면서 참 억울한 순간이 많았는데,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었네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촬영이 되어 유명인이 진돗개 혐오를 조장하는 도구로 쓰인다니 제 강아지를 입양하고 가장 힘든 순간이네요. 학대받은 강아지를 보호소에서 입양해서 저렇게 멀쩡하게 산책시키기까지 저의 어떠한 노력이 들어간 과정은 싸그리(깡그리) 무시된 채 그저 입마개 없이 남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무지한 견주로 박제가 되어버렸네요. 모자이크 하면 다입니까? 할 거면 제대로 하시던지요. 제 지인들이나 저 산책로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알아볼 만한 저와 강아지의 인상착의가 다 나와있는데요. 제 동의 없이 이런 모욕적 영상을 올리셨으니 저도 법률적 자문을 받아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보려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명의 네티즌은 이경규를 비롯해 '존중 냉장고' 제작진의 무지함을 지적했다. 그는 "11분에 나오는 백구가 한 것도 입마개가 아니라 '젠틀리더'입니다. 젠틀리더도 모르는 관계자들이 만든 이 방송의 의도를 모르겠네요. 사나운 품종견은 작고 귀여우니까 우쭈쭈하고 얌전히 주인 옆에 잘 붙어 다니는 진돗개는 진도라서 입마개를 해야 하나요? 안 그래도 중대형견+진도, 믹스 애들은 우리나라에서 편견 때문에 입양도 잘 안되고 산책 시 보호자들의 애로사항이 많은데 그런 편견을 깨지는 못할망정 잘못된 정보로 편견을 더 만드는 것 같네요. 무서워하지 말고 귀엽게 봐달라고 꽃까지 달고 산책하는 진돗개가 입마개 안 했다는 소리 듣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요. 사나운 개는 그냥 그 개의 성격이에요. 무슨 (품종의) 개는 사납다, 어쩌고 하는 건 성격 안 좋은 사람 보고 쟨 홍인이라 그래, 백인이라 그래 이러는 거랑 똑같은 거라고요. 이게 인종차별이고 견종차별이라는 걸 모르는 분들만 나오는 방송 같네요"라고 일갈했다.

이뿐만 아니라 "품종견은 귀엽다 우쭈쭈 줄 놓쳐도 넘어가면서 산책 잘만 하는 믹스견한테는 '저건 좀 했으면 좋겠다, 성깔 있어 보인다'라는 믹스견 혐오 멘트를 거리낌 없이 하네. 미친 거 아닌가", "안 그래도 동물 혐오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거기에 진돗개는 유기견들이 넘쳐 나는데 상황을 악화시키는 영향력 있는 방송 참 대단하다", "영상 내려라. 동의 없는 촬영은 불법이다", "다른 거 다 떠나서 몰카를 조장하냐. 당당하게 불법 촬영하고 찍힌 분들 동의도 안 구하고 올리고 그걸로 수익까지 창출하다니. 지금 2024년이다. 몰래카메라하던 90년 아니고. 저 기획을 오케이 한 제작진도 제정신인가?" 등 쓴소리가 쏟아졌다.

특히나 사과문 답글엔 "이게 다냐. 영상 삭제 안 하냐", "사과 됐고 영상을 지워라. 유료광고 포함이라 돈은 벌어야 된다 이거냐", "삭제하고 폐지하라", "시민들 도촬해서 이러쿵 저러쿵 흉 보면서 돈 버는 방송 싫다"라고 거센 비판 여론이 조성된 상황이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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