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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보니 송강호 소신이 보인다 [리뷰]

  • 안윤지 기자
  • 2024-05-15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인물이 브라운관에 나타났다. 연극 무대부터 따지면 35년 만이고, 영화로 보면 28년 만이다. 배우 송강호는 갑자기 왜 드라마를 선택했을까. 이번 작품을 보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연극, 영화, 드라마와 같은 매개체는 중요하지 않다. 송강호는 도전,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명한 배우다.

15일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다.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은 김산이다. 정치권 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인상 깊은 연설을 펼친 김산은 그들 사이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여야를 막론하고 인사와 식사는 물론 입당 제안까지 오는 가운데 의문의 인물이 김산 앞을 가로막았다. 바로 삼식이 삼촌이다.

훗날 경찰 조사를 받는 김산이 삼식이 삼촌을 떠올리며 말하는 모든 게 추상적이다. '삼식이 삼촌은 이런 성격이다', '삼촌은 이런 걸 싫어했다' 등 말이다. 이렇게 삼식이 삼촌은 신원이 불분명하고 비밀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대나무처럼 올곧은 심성을 가진 김산이 삼식이 삼촌에게 흔들렸고, 결국 삼식이 삼촌의 원대한 계획대로 흘러가는 모양이다. '삼식이 삼촌'이 시대극인 만큼, 극 전반에선 상황과 인물 설명 위주로 끌고 갔다면, 극 후반부에선 삼식이 삼촌이 과연 어떤 키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가 떠오른다. '카지노'도 분명 주인공 차무식(최민식 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지만, 차무식은 전면으로 나서기보단 '보이지 않은 손'처럼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건의 키는 차무식에게 있다. '삼식이 삼촌'도 이와 비슷하다. 삼식이 삼촌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고 계획한다. 이런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상 송강호의 분량은 타 인물보다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5회까지 보고 나면, 송강호가 왜 이 드라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송강호는 '친근함'의 아이콘이다. 그는 주로 형사나 아버지 역할 등을 도맡았고, 때론 우리를 도와주는 선량한 히어로였다. 대표작만 보더라도 영화 '괴물' '밀양' '의형제' '설국열차' '변호인' '택시운전사' '기생충' '브로커' 등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기서 도전했다고 평 받는 작품으로는 '거미집' '밀정' '박쥐' 등이다. 특히 '밀정'과 '박쥐'는 송강호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 걸로 극찬받은 영화다. 약 4~5년 주기로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던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으로 또 한 번 도전을 꾀한 것이다.

최근 러브라인이 주를 이루는 가벼운 드라마가 나오는 가운데 서사와 무거운 감정을 다루는 작품이 등장했다. 또 '삼식이 삼촌'은 근현대사를 다뤄 좀 더 집중해서 봐야 할 요소도 있다. 다소 어려운 전개 때문에 시청자들은 기존에 썼던 이해와 감정을 더 써야 한다. 하지만 송강호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삼식이 삼촌'을 보기에 충분하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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