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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바람 나" 심창민, 규현 조언→유노윤호 응원 업고 첫 뮤지컬 도전(벤자민 버튼)[종합]

  • 세종문화회관=김나연 기자
  • 2024-05-16
국내 최정상 창작진과 실력파 배우들이 환상적인 벤자민 버튼의 세계를 구현한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 막을 올렸다.

16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협력 연출 안무가 심새인, 퍼펫 작가 문수호, 작곡가 이나오, 연출 조광화, 배우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참석했다.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원안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퍼펫'이라는 오브제를 사용한 디자인 구성으로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통해 새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조광화 연출은 '퍼펫'을 차용한 디자인 구성에 대해 "'벤자민 버튼'의 이야기가 매혹적이었지만, 무대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전 연령을 보여줘야 의미 있는 작품인데 CG를 쓸 수도 없고, 특수분장을 할 수도 없었다. 여러 연령대를 캐스팅할 수도 없었다"며 "'퍼펫'도 감정이 있는 살아있는 생명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퍼펫'을 나이대를 대변하는 약속의 장치로 사용하고, 배우는 오히려 자유로워졌다. 감정에만 몰입할 수 있게 방향성을 잡았다. 어디까지 움직이게 하는지가 포인트였다. 목각 인형을 선택한 이유는 정교함과 친근함 때문이었다. 소재 선택부터 기능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수정해왔다"고 덧붙였다.

'퍼펫' 작가 문수호는 "디자인을 정할 때 1920년대 미국의 일러스트 등에서 따왔기 때문에 이국적인 색채가 묻어나왔을 것"이라며 "처음 조율할 때는 마찰이 있었다. 조광화 연출님이 제안하신 건 동화적이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었고, 저는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작업을 하다 보니까 그 중간 지점을 맞추는 게 흥미롭기도, 고되기도 했다. 저는 인형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형태만 만들고, 그외의 것은 연출님과 배우님이 완성시켜 주시는 거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퍼펫'의 작업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식은 '퍼펫'과의 연기에 대해 "마음이 합쳐지는 부분, 빠져나와서 저로서 연기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연습 과정에서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충을 전했다.

'벤자민 버튼'은 대망의 초연을 맞아 탄탄한 실력을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극 중 타이틀롤이자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남자, 마마가 알려준 인생의 스윗스팟이 블루라고 확신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쫓아 평생을 바치는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김재범은 '벤자민 버튼'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 번에 후루룩 읽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까 이야기가 가슴에 훅 들어오더라. 그래서 꼭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특히,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글로벌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동방신기의 심창민의 첫 뮤지컬 작품으로 그가 선보일 뮤지컬 배우의 모습에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데뷔 21년 만에 첫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된 심창민은 "유노윤호 형이 응원을 많이 해줬고, 조만간 보러 오겠다고 격려를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21년 만에 하게 된 이유는 늦바람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워낙 많은 아이돌이 뮤지컬에 도전하는데 저는 기회가 닿지 않았고, 또 연이 안 닿다 보니까 못했는데 이번 작품은 워낙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며 "제 친구인 규현 씨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조광화 연출님과 함께 작업하면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일 거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심창민은 "뮤지컬 무대는 처음이고, 제가 지금껏 해왔던 것들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어느 배우보다 무엇 하나 나은 게 없는 신인이다 보니까 어떻게서든 이분들과 함께 호흡하고, 멋진 분들과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뮤지컬 작업은 고되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며 "멋진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해서 너무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관객들께 전달해 드리고 싶은 '스윗스팟'이라는 메시지를 저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찾은 것 같다"고 애정을 전했다.

벤자민 버튼의 운명적 사랑이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재즈클럽 여가수 블루 루 모니에 역에는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출연한다.

김소향은 "관객들에게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 이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건 무엇인지, 주름이 늘어가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그걸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지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함이 있는 외톨이 같은 소녀가 성장하면서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치유되는 과정 속에서 사랑받는 인간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제가 이 작품을 연기할 때는 샤갈의 그림이 떠오른다. 따뜻함과 아름다운 색감을 떠올리면서 공연한다. 우리 모두가 어느 부분에서는 소외되고, 결함을 가진 사람인데 다른 결함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서 완전해지는 과정을 따뜻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은미는 "블루는 크레올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소외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거꾸로 가는 벤자민과 접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연출님께서 우리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그런 설정이 와닿았다"고 전했다. 이아름솔은 "블루는 내면의 상처가 깊은 친구인데 그걸 통해서 누군가를 할퀴거나 공격하는 게 아니라 아픔을 가진 또 다른 누군가를 보듬어주고, 사랑해주는 따뜻한 캐릭터"라고 전했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음악은 작품의 시대상인 1920년대 미국 재즈 시대 배경을 녹여낸 다양한 재즈풍의 넘버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인물의 캐릭터에 집중한 넘버 등으로 구성된다. 이나오 작곡가는 "원작 소설도 읽었고, 영화도 봤는데 음악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직접적인 영향을 줬던 건 뮤지컬 대본 버전의 '벤자민 버튼'이었다. 제 손에 대본이 들어왔을 때 읽으면서 음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잘 그려졌고, 다양한 색채의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또 제 안에 녹아있고, 좋아하는 음악들이 있을 텐데 1920년대 클래식한 뮤지컬 작품이 많이 떠올랐던 것 같다. 재즈와 클래식의 조합된 감성의 음악이 많이 찾아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회관=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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