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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합 50년' 김창완·최화정, 장수 라디오 DJ들의 아쉬운 하차 [★FOCUS]

  • 허지형 기자
  • 2024-05-18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처럼.."

절대 떠나지 않을 것 같던 장수 DJ들이 자리를 떠난다. 김창완 23년, 최화정 27년, 도합 50년. 두 사람이 각자 자리에서 라디오 진행을 맡아온 세월이다.

김창완은 지난 3월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하 '아침창')'에서 23년 만에 하차했다.

이날 그는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며 청취자들에게 직접 기타연주와 노래를 들려줬다. 그러던 중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광고가 끝날 때까지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을 울었다.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청취자들은 물론 김창완 역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방송 후 공식 SNS에 "23년의 시간 동안 서로의 아침지기였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영광인지 모른다. 시작과 끝은 서로 등을 대고 있지 않나. 이번 주말, '아침창'의 아저씨로는 끝인사를 보내지만 매일 아침 함께한 우리들의 우정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거다. 다시 만날 때까지 다들 평안한 아침 보내시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후 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먹먹했다"며 "한 이틀은 자꾸 발이 서쪽으로 가려고 하고 착잡하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창완은 "나에게 음악은 매뉴얼이다. 인생 사용설명서다. 음악을 하면서 주는 것도 배우지만 사랑을 받는 법도 배웠다"며 "사라지는 연습을 하며 어떻게든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처럼"이라고 했다. 이어 "음악이 사라져서 아름다운 것처럼 사라지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기가 쉽지는 않을 거다"고 덧붙였다.

김창완의 후임으로는 배우 봉태규가 나섰다. '아침창' 타이틀은 가지고 갈 수 없지만, 김창완은 재정비 시간을 보낸 후 러브FM으로 둥지를 옮긴다. 새 프로그램을 통해 올 하반기 중 청취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SBS 라디오는 메인 채널인 파워 FM을 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27년 만에 최화정의 라디오 하차 소식도 전해졌다.

최화정은 지난 17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이하 '최파타')'에서 "제가 27년간 '최파타'를 진행했는데 이번 달 말까지만 하기로 결정했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 열거할 수 없지만, 마무리 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차 시기에 대한 질문에 "알지 못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5월 말까지 하기로 했다. 결정은 일찍 했었는데 예기치 못한 때가 있다. 항상 '최파타' 하면서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새 PD분도 와주셨고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하며 울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최파타'를 빛내준 게스트들이랑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 갖고 잘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최화정은 DJ로서 오는 6월 2일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지난 2016년 20주년 기념 '보이스 오브 SBS' 상을 받는 등 SBS 최장수 DJ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이별이 아쉽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파타'는 오는 20일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2주간 '최파타 패밀리 위크' 특집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그동안 추억의 코너를 함께했던 고정 게스트 개그맨 김영철, 육중완 밴드, 연애 전문가 김지윤 등과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더불어 주영훈, 송은이, 홍진경, 김숙, 성시경, 하정우, 박성훈 등 최화정 DJ와 뜻깊은 인연을 가진 스타 게스트도 참여해 마지막을 화려하게 빛낼 예정이다.

후임 DJ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6월 3일부터는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한 달간 스페셜 DJ로 나설 계획이다.
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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