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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비하? 하이브 "증거 有"vs민희진 "짜깁기" [★FOCUS]

  • 이승훈 기자
  • 2024-05-19

누구 하나는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가 경영권 찬탈 의혹을 시작으로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상반된 입장을 내비치며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19일 걸 그룹 뉴진스(NewJeans)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의 법률대리인 세종과 언론 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한 컨설팅 그룹을 통해 지난달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은 두 개다. 바로 네이버·두나무의 어도어 인수설과 뉴진스 비하 논란이다.

지난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민희진은 하이브 주요주주인 두나무와 협력사인 네이버 관계자를 만나 어도어 인수를 제안했다. 두나무와 네이버는 민희진과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하이브에 이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민희진이 네이버와 두나무를 접촉한 정황이 담긴 메신저 대화록도 확보했다면서 민희진은 측근과의 대화에서 두나무 관계자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한다", 네이버 관계자에 대해서는 "그래도 좀 잘 알아듣는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희진은 지난 3월 지인 A 씨가 초대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네이버 관계자 B 씨, 두나무 관계자 C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됐다면서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L 부대표에게 당일 우연히 만나게 된 분들에 대해 말했고, 그 얘기를 들은 L 부대표는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이 생각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모를 리 없다. 두나무 C 씨와는 그 날 처음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수 조차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마치 대역죄에 대한 해명을 하듯 사적 만남에 대한 스토리를 이렇게나 길게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라며 울분을 토해낸 민희진은 "그렇게 진지하게 주장하시던 사우디 국부의 실체는 찾으셨는지요. 이에 대한 확실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면 하이브를 포함해 4자 대면을 요청한다. 설령 투자자를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까. 하이브 내 타 자회사 사장들이 투자자를 만났다고 이렇게 의심하고 추궁합니까. 투자자, 거래처를 접대한다고 룸살롱, 텐프로에 수시로 들락대는 이들은 다 감사하셨는지요"라고 하이브를 향해 반문했다.

그러자 하이브는 "중요한 법리적 판단을 앞둔 시점에 개인의 감정을 앞세운 입장문을 배포한 민희진 대표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 "민 대표는 그간 선동적 언행과 감정적 호소로 사안의 본질을 가려왔다. 이번 입장문에서도 또 한 번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지만, 수많은 증거와 팩트에 의해 본인의 의도와 실행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여러 투자자들을 어떤 의도로 접촉했고 끌어들일 생각이었는지는 민 대표의 대화록에 무수하게 남아있다"라고 민희진을 저격했다.


다음은 뉴진스 비하 발언 논란이다.

최근 한 유튜버는 "뉴진스가 한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때 뉴진스가 수상 소감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부대표 L 씨와 카톡을 나눈다"라며 민희진과 L 씨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민희진은 L 씨에게 "그냥 늘 겸손하라고 해. 돼지같이 살쪄도 인기몰이 해주고 있으니까"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쟤네가 멋진 척한다고 멋있는 말 늘어놓으면서 정작 나한테 인사 안 하면 죽여버리고 싶을 것 같다", "쟤네가 뭘 알겠어요. 거울이나 보고", "살 하나 못빼서 X지게 혼나는 X초딩들", "와 X뚱뚱 X발"라며 뉴진스를 비하하는 발언을 내뱉었다.

이와 관련해 민희진은 "변명을 할 이유도 없고, 해명을 할 사안도 아니다. 내 성격과 평소 말투, 농담이나 장난 스타일, 그리고 처했던 상황과 그 대화의 대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단순하게 치부해 평가할 일도 아니고,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한다. 뉴진스와 나는 그간 여러분이 모르실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다. 그것들을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할 수도 없을 뿐더러,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으며,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다른 이들의 사적인 내용을 말해야 하고 또 다른 이간질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상처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라며 뉴진스 비하 발언은 하이브의 짜깁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희진은 뉴진스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대중들이 어떤 생각을 하시든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짜깁기된 메신저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내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 위로의 문자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다. 내가 소리내어 울었던 이유는 낯 모르는 타인들에게 오해받고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 처한 모든 이들이 이런 최악의 거지 같은 일들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한스러워서였다. 의도가 훤히 보이는 작태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동을 하는 이들의 문제이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죄는 아닌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시도, 비이성적인 무속 경영, 여성 직장인과 아티스트들에 대한 비하 발언들이 명백한 증거로 남아 있다. 모두 회사를 이끌어갈 대표이사로서는 부적절하고, 매우 심각한 결격사유다. 당사는 어떤 자료도 짜깁기한 적이 없다. 적법절차에 의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음을 재판정에서 말씀드리고 원문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민 대표는 언론을 상대로 '불법취득한 자료', '짜깁기한 자료'라고 거짓말하고 있다. 민 대표는 아티스트를 앞세우거나 언론에 입장문을 발표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감사에 응하고 수사와 사법절차에 성실히 임해주기 바란다"라며 짜깁기는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하이브가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을 교체하려는 어도어 임시 주주 총회는 31일 열린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이전에 나올 전망이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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