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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김호중 경찰서行..공연은 강행, 대중은 손절[종합]

  • 윤상근 기자
  • 2024-05-21

음주운전 및 뺑소니 사고로 연예계 활동 최악의 사건에 직면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한 가운데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게 불고 있는 중이다. 예정된 공연의 갑작스러운 취소라는 반전은커녕 강행 움직임이 아직 모양새다. 대중은 당연히 손절 수순을 밟고 있고 팬덤마저 '일부 극성 팬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고개를 숙였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더해 이광득 대표와 A씨와 B씨는 김호중의 뺑소니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처음 출석했고 그 사이 A씨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했다. 하지만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호중인 것을 확인해 추궁했고, 김호중은 뒤늦게 운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호중과 이광득 대표, A씨, B씨가 조직적으로 김호중의 음주운전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김호중의 옷을 바꿔 입고 거짓 자수한 A씨에 대해선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이며 김호중의 차량 안에 달려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던 것을 확인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메모리카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B씨가 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조사 당시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했던 김호중은 사고 열흘 만이자 창원 공연을 마친 지난 19일 입장을 번복하고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후 김호중은 21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경찰서로 향했다. 김호중은 취재진 포토라인에 서지 않은 채로 지하주차장을 통해 경찰서 안으로 향하며 특혜 의혹까지 불러일으켰지만 경찰은 "특혜는 없다"라고 답했다.

음주 뺑소니라는 사회적 비판이 적지 않은 사안에 입장 번복까지 드러나며 여론의 공분이 매우 커진 가운데 김호중 팬클럽 '아리스'가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 '트바로티' 운영자도 20일 입장을 통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가수와 함께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도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의 말씀과 용서를 구한다"라며 "극히 일부 팬들의 의견이 마치 팬덤 전체의 의견인 듯이 무분별하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원통함이 있으나, 이에 대하여도 한 점 변명의 여지없이 사죄드린다. 이번 일로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기 위해 깊은 반성을 함과 아울러,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는 팬덤으로 거듭나겠다. 어떤 질타와 채찍이라도 달게 받겠지만 부디 저희 팬덤의 거듭남을 지켜봐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호중의 이번 음주 뺑소니 사건 여파로 김호중과 함께 현재진행형이었던 공연들의 타격도 적지 않은 모양새다.

먼저 KBS는 주최사로 이름을 올렸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에 결국 손을 떼기로 결정하고 주최 명칭 사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KBS는 14일 김호중 사건이 불거진 이후 20일 오전 9시까지 주관사 (주)두미르에 출연자 교체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고 결국 계약 해지 통보에 이르렀다.

하지만 (주)두미르는 KBS에 "일정이 촉박해 출연자 교체가 불가하다"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 출연 취소로 인한 거액의 환불금과 위약금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 공연 티켓 가격은 1매당 15만∼23만원이며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매진을 기록, 티켓 매출만 4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현재 시점에서도 (주)두미르는 이번 공연을 취소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 & 프리마돈나'은 오는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며 세계 4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한다. 김호중은 이 공연에 참여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 라리사 마르티네즈와 함께 무대를 꾸밀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김호중은 예정된 공연의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협의했으며 예매 티켓 취소 수수료도 김호중 측이 전액 부담한다"라며 "KBS 관현악단이 빠진 빈자리의 대체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티켓 주관을 맡은 멜론은 30%로 책정됐던 예매 티켓 취소 수수료 전액을 면제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 티켓 예매 이후 취소를 진행 한 모든 관객에게 적용하게끔 했다. 멜론은 "환불 정책 변경 이전 예매 취소 관객의 경우 취소 수수료 전액 별도 환불(개별 공지 후 수수료 순차 환불)이 가능하며 무통장 입금 예매자의 경우 1:1 문의를 통한 접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에 더해 김호중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던 '김호중 소리길'의 철거와 관련해서도 난감해진 김천시의 경우 "(철거) 계획이 없다"라고 일단 답했다.

김천시청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로선 '김호중 소리길' 철거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일부 이와 관련해서 민원 전화가 들어오고 있기는 하다"라면서도 "현재 알려지고 있는 김호중 (음주 뺑소니) 사건에 대해 좀더 지켜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철거 여부를) 검토는 해보겠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호중 소리길'은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고 주변 골목에 조성된 관광 특화 거리로 2021년 김호중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김천시가 조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김호중 사건 여파로 철거 요청 민원이 쇄도하면서 김천시청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윤상근 기자 |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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