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바로티' 가수 김호중이 롤러코스터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갈림길에 선 김호중은 24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무대에 오른지 하루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낮 12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등의 혐의를 받은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경찰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보고 김호중을 소환 조사한 지 하루만인 지난 22일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본부장 전모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같은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 한 이광득 대표와 전씨에겐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김호중은 심문을 마치면 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된다. 김호중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사고 이후에도 전국투어 일정을 강행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김호중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진행된 '슈퍼 클래식' 무대에 올랐다. 그는 '슈퍼 클래식' 일정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연 직후 올라온 후기에 따르면 현장을 찾은 팬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기립박수를 치며 김호중을 응원했고, 김호중은 자숙 전 마지막 무대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지만 '슈퍼 클래식' 2차 공연은 영장실질심사가 24일로 예정되면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김호중은 미리 잡힌 공연 일정이라며 법원에 영장실질심사 연기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결국 김호중은 이날 '슈퍼 클래식' 무대가 아닌 유치장에 입감된 채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걸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처음 출석했다. 그 사이 매니저 A씨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백했다. 하지만 김호중은 차량 소유주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 끝에 뒤늦게 운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호중과 이광득 대표, 전씨, A씨가 조직적으로 김호중의 음주운전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호중의 차량 안에 달려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전씨가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최초 조사 당시 김호중은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했으나,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입장을 번복했다.

김호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그는 "식당 및 업소에서 총 소주 10잔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