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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이 택한 침묵과 성찰.."이것도, 저것도 몰랐다"[★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5-25
사생활 이슈로 혹독한 시간을 겪은 배우 류준열이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사생활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이었다"고 말하는 한편, 그린워싱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지에 욕심 부리다 탈이 났다"고 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의 류준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류준열은 빚 때문에 벼랑 끝에 선 순간, '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을 받고 쇼에 참여하게 된 '3층'을 연기한다. 8명의 인물, 8개의 층에서 중간 지점에 위치한 '3층'은 '더 에이트 쇼'의 참가자인 동시에 쇼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라보는 화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는 '더 에이트 쇼'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한재림 감독님 작품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또 영화 '더 킹'에서 함께 작업했는데 그 작품에서 제 역할을 사랑하고, 그 작품을 좋아한다. 저는 한번 같이 작업했던 동료, 감독, 스태프들을 다시 만났을 때 희열이나 기쁨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감독님이 '밑도 끝도 없이 이 작품 할래?'라고 얘기하시진 않았다. 스토리를 설명해 주셨고, 웹툰 원작이 있다고 해주셨다"며 "데뷔 전 배진수 작가님의 웹툰을 보면서 '이 작가님은 독특한 작품을 쓰시고, 인간의 내면을 잘 파고드시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으로 흥미롭게 봤다. 그 작가님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고 하니까 기뻤다.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촬영하는 동안 즐겁게 찍었고, 내 선택이 옳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3층'은 화자 역할을 하는 만큼, 류준열은 '공감'에 집중했다고. 그는 "시청자, 관객들과 더 밀접하게 만나고, 깊이 공감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가장 신경 썼다. 단순히 TV 안에 있는 배우로 느껴지지 않고, 한 발짝 앞에 나가서 시청자를 만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대로 망가졌다"라는 평가에 대해 "저는 망가졌다고 생각한 적 없다.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서운하다"라고 웃으며 "오히려 솔직한 리액션이었던 것 같다. '3층'은 분량이나 물리적인 시간 면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CCTV를 통해 비치는 모습이 결국 이 인물을 관찰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건데 솔직하지 못하면 이 장면의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솔직하냐에 따라 장면의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오히려 더 망가지는 장면이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고, 배설하는 것 등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 내면 깊숙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며 "이 작품은 솔직해야 했고, 촬영할 때도 즐겁게 했는데 수위 조절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의논도 많이 하고, 편집 과정에서 얼마나 보여주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선배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희 씨하고 정민 씨. 동갑내기 친구다 보니까 거기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제 또래 배우들의 작품이 잘 됐을 때 개인적으로 더 기쁘다. 나한테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원래 그분들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한 공간에서 연기하는 기회가 설렜다.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많이 갖고 있어서 너무 많이 배우고, 자극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류준열이지만, 최근 그를 둘러싼 여러 논란 탓에 해명에 집중한 인터뷰가 됐다. 그는 류준열은 배우 한소희와 공개 열애 과정에서 환승 연애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류준열은 "이슈가 생겼을 때 많은 이야기를 접했다.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비판, 배신감을 느꼈던 것들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데뷔 후에 열심히 하는 저의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시간이 갈수록 생각하셨던 것과 다른 모습이 보이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신 것 같다. 그거에 대해서 다 찾아봤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과정이다. 저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며 "어떤 부분을 잘못하고,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에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게 답이었다"고 밝힌 류준열은 "여전히 마음의 변화는 없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분이 추측이나 생각을 공유하면서 진실에 대해 파고들 때 그거에 대해서 하나하나 입장을 얘기하는 것보다 그 비판을 수용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제가 새로운 얘기를 해서 그것들이 또 새로운 루머나 추측을 파생시키는 것보다 여기서 침묵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걱정까지 안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 설명해 드리긴 어렵다"며 "그게 맞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저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냥 제가 다 감당하고, 여기서 생기는 비판은 감당해야 하는 게 맞지 더 얘기한다고 속이 후련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던 배우 류준열이 골프 애호가로 알려지고, 골프장에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또 한 패션 브랜드 행사에서 어린 송아지 가죽 '카프 스킨' 가방을 들어 그린 워싱 논란에 휩싸이기도.

류준열은 그린 워싱 논란에 대해서는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느끼는 바는 '더 에이트 쇼'의 진수도 자기가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느끼지만, 그 안에서 인간으로서 욕심이 불어나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하루만, 일주일만, 보름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는 욕심이 더 늘어난다. 저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데뷔 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 데뷔 후에 바뀌고, 욕심도 생겼다. 한편으로는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또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저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가 가려고 애썼던 것 같다. 스스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갇혀있다고 생각했다.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앞으로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마음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그린 워싱 논란으로 인해 초심을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데뷔하고 큰 사랑을 받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이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라고 고민했다. 여행 다니고, 자연을 보면서 이걸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린피스와 일을 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일이 커지고 많은 분의 관심도 받으면서 욕심이 과했다. 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대해서 더 욕심을 내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보이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애쓴다기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잘해야 하고, 더 좋은 작품 만나고 싶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축구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사진도 찍고, 골프도 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골프는 그중 하나로 봐주셨으면 한다"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배우고 있는 과정이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뭘지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다. 보이는 이미지에 집착하지 않고, 솔직하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준열은 "삶의 순간에서 제가 놓쳤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것도 저것도 알게 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이것도 몰랐고, 저것도 몰랐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서도 그렇고, 개인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하고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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