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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식 히어로.."'수사반장'=슈퍼맨, '모범택시'=배트맨이었죠"[★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5-26

배우 이제훈이 '모범택시'로 배트맨 같은 인물을 보여준 데 이어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하 '수사반장')에서 '슈퍼맨'을 보여줬다. 그가 최근 부쩍 정의로운 '히어로'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마침 시청률 성공 타율도 좋았다.

그런데 이제훈이 13년 전 데뷔 초 '파수꾼'에서 보여줬던 악역도 상당히 강렬했던 기억. 양극단의 얼굴을 모두 보유한 이제훈은 "선과 악을 구분짓지 못하는 다양한 인간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있겠는데 그 부분도 캐릭터 선택에 매력을 느끼겠다"라며 얼마든지 또 다른 결의 캐릭터로 시청자를 홀릴 각오가 돼 있었다.

'수사반장 1958'은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이제훈 분)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 김상순(이동휘 분), 조경환(최우성 분), 서호정(윤현수 분)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수사반장' 프리퀄. 아날로그 수사의 낭만과 유쾌함이 살아있는 레트로 범죄수사극이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박 반장(최불암 분)의 활약상을 추억하는 세대에게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수사반장 1958'은 확실한 권선징악의 쾌감과 함께 최고 10.8%의 시청률을 거뒀다.


-종영 소감은?

▶제가 갑자기 아파서 한 달 동안 촬영을 못한 적이 있는데 10부란 것이 이렇게 짧았나 싶게 느껴졌다. 유독 다른 드라마보다 아쉽게 느껴졌다. 최소한 16부작은 됐으면 더 보여드릴 것도 많을 것 같고 인물들의 사연이 더 많이 녹아져서 풍성해졌을 것 같다. 그래도 처음부터 기획한 10부를 선택과 집중으로 잘 마무리했다.

-시즌2 가능 여부는?

▶저도 그런 부분에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기대하는 바는 있지만 제가 결정할 수는 없겠다. 한편으론 저희 드라마가 처음 시작부터 최불암 선생님이 나오시고 마지막에도 선생님이 귀결시키는 그림으로 그려지니 이게 하나의 프리퀄이자 완성된 드라마로서 충분했던 것 같다. 오리지널 '수사반장'에 대한 추억도 해주시면서 다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웨이브에 가면 볼 수 있다.(웃음)

-작품을 보며 잘됐다고 생각한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최불암 선생님에 대한 존재감을 '그대 그리고 나'를 통해 물씬 느낀 적이 있다. 가족과 어르신들은 최불암 선생님에 대해 '박 반장님'이라고 하더라. '살인의 추억'에서도 '수사반장'의 오프닝이 나오는 걸 보고 다들 신나하면서 '저게 어떤 드라마지?' 궁금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드라마라고 느꼈고 프리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재미있게 해볼 수 있겠다고 호기심으로 도전했다가 최불암 선생님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덜컥 겁도 났고 막막함도 솔직히 컸던 것 같다. 젊은 시절에 경험이 쌓이고 세월이 흐른 뒤에 완성된 모습이 있다 보니 내가 아무리 창의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결과는 나와있기 때문에 처음에 접근할 땐 '따라가기'를 했다. 그의 표정, 몸짓, 말투, 목소리를 카피캣을 하면서 이 사람을 내 안으로 다 받아들여야겠다, 영혼을 빼서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면 할수록 매몰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경험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이게 헛발질 아닌가'란 고민도 있었고, 그러면서도 최불암 선생님이 전에 했던 드라마, '한국인의 밥상', 광고 등 모든 걸 찾아봤다. '수사반장' 속 박 반장은 냉철하면서 휴머니스트였는데, 선생님의 필모그래피와 코믹한 모습을 보면서 이것도 대중이 생각하는 최불암 선생님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다채롭고 풍부한 박 반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고 생각을 확장한 것 같다.

-'수사반장'을 보고 최불암이 보내준 반응은?

▶제가 손자로서 최불암 선생님을 대하는데 너무나 뭉클했다. 제가 실제로는 할아버지에 대한 존재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대해야 하고 인사해야 하는지 어색했는데, 선생님을 보자마자 '내 할아버지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친근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대본엔 써 있지 않았지만 안아드리면서 '사랑한다'고 표현했는데, 선생님이 당황할 수도 있었겠지만 선생님이 '너무 잘했다. 오히려 이런 표현이 박 반장과 손자 준서의 관계 표현을 잘한 것 같다'고 많이 칭찬해 주셔서 뿌듯했다. 연기할 때마다 선생님이 저를 너무나 손자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촬영인지 진짜인지 헷갈릴 정도였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박영한의 모습을 보시고서 선생님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잘해준 것 같다'고 쫑파티 때 얘기해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선생님의 '국민배우' 존재를 연기한 것에 대해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시그널', '모범택시'에 이어 '수사반장'도 시즌제를 희망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작품마다 사랑받는 비결이 뭘까.

▶작품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전에 어떤 스토리가 있었고, 인물이 어떻게 살았는지 저는 매번 상상하면서 작품을 했다. 사람들에게 그 마음이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저로서는 많은 분들께 관심과 사랑을 받고서 이후의 이야기를 기대 받는 게 너무나 감사하다.

-방송 초반부터 시청률이 10%대를 돌파했다.

▶어르신들이 추억, 향수에 젖었던 것 같다. 가슴아픈 사건을 상기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한 것 같고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어린층도 보기에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모범택시'에 이어 '수사반장'에서 히어로 캐릭터로 성공했다. 이제훈이 그리고 싶은 '히어로상'은?

▶제가 마블 시리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도 작용하는 것 같다. '모범택시'에선 배트맨 같은, '다크나이트' 같은 이미지를 생각했다. '수사반장'에선 슈퍼맨을 생각했다. 이 사람이 있으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텐데 생각했다. '수사반장' 오리지널이 방영됐던 7080시대에는 매주마다 박 반장의 모습을 보면서 방송국에 찾아오거나 선생님을 보면 실제로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토로한 시민분들이 있었다고 하더라. 다들 그런 사람을 너무나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정의로운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보니 실제 생활에서도 바르게 살아야겠단 의식이 더 들지 않나.

▶실제로 저는 전혀 정의롭거나 하진 않는데 이런 일을 할 때 좀 더 신중해지는 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제가 무단횡단을 하거나 가래가 끓어서 침을 뱉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누가 나를 보지 않을까' 의식을 하게 되더라. 어렵거나 불편한 게 아니라 그게 당연하지 않냐. 스스로 반성도 하게되는 것 같다.

-이제훈의 멜로, 로코를 희망하는 팬들도 많다.

▶저는 지금의 외모가 영원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루라도 젊을 때 로코를 하면서 젊을 때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 저는 너무나 (멜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선 시리즈가 연결이 되다 보니 내년까지 (멜로가) 들어올 자리가 없더라. 번복할 수도 있다.(웃음)

-이동휘와 호흡은 어땠나.

▶이동휘 씨와 저는 한 회사의 식구이면서 이전부터 너무나 연기를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였다. '카지노'에서 잠깐 같이 봤는데 너무나 보석 같은 배우였다. 이번에 같이 하면서 기댈 수 있었고, 다 받아줬기 때문에 이동휘 배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믿음직스럽고 함께 했을 때 그 누구도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싶었다. 너무나도 고맙고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더 상상하게 됐다.

-최우성, 윤현수 배우와의 연기도 어땠나.

▶신인으로서 긴장을 많이 했을 수도 있는데 요즘 친구들은 다르다란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해야 할 연기를 스스럼없이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작품 속 모습이 기대됐다. 다른 배우들도 다들 연기를 잘하는 친구여서 개인적으로 다른 작품에 이 친구들을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영화계, 드라마계 제작 환경이 요즘 힘들어졌다.

▶재작년, 작년, 올해 제작되는 편수가 확 줄은 게 느껴진다. 좋은 일을 해야겠단 의지와 한편으론 사명감도 생겼다. 영화와 드라마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유튜브 채널 '제훈씨네'도 갓 오픈했는데.

▶저희가 팬데믹을 거치면서 영화를 보는 접근이 쉬워졌는데, 영화를 감상하는 부분에서 제가 감동을 느낀 건 극장에서였다. 극장에서의 집중과 여운, 감동은 제가 살면서 느끼는 큰 즐거움이자 행복이었다. 그게 점점 적어진다고 인지하기 시작했는데, 유튜브는 제 사소한 개인의 기록으로 시작한 것 같다. 제가 독립영화관을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데 그곳이 없어지는 걸 보면서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독립영화에 대해 많이 관심 가져주길 바라면서 시작한 것 같다. 전혀 돈이 되는 콘텐츠는 아니지만 유튜브 영상이 최소 100편은 나왔으면 좋겠다.

-회사 설립 후 고민이 많은 것 같은데.

▶고민은 계속 할 것 같다. 제가 열심히 해야 운영되는 시스템인데 유지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저는 할 자격이 없다고 시험대에 있는 것 같다.

-소속배우 이동휘가 '범죄도시'로 천만 배우가 됐다. 느낌이 어떠냐.

▶재능도 많아서 예능에서의 러브콜도 많아서 고민이 많이 되고 있다.


-연출 계획은 어떻게 되냐.

▶연출에 대한 계획은 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더라. 내가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 스토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관심있는 아이템을 어떻게 개발할지 고민이 되는 것 같다. 현재는 배우로서 집중해야 하는 게 더 크기 때문에 연출은 좀 더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기획, 제작도 저는 꾸준히 하고 있고 콘텐츠에 대한 부분을 계속 꿈꾸면서 살게되지 않을까 싶다.

-'핑계고'를 통해 '하트 장인'으로 화제가 됐는데. 최근 새로운 포즈를 배운 게 있는지.

▶머리 위로 하는 '동물 하트'가 있더라. 주책맞게 팬분들을 만나면 더 다양한 하트를 보여드리겠다. 너무 이걸 많이 보여주니 '주책 바가지'라고도 하던데 언제까지 이걸 보여줄까 모르겠다.(웃음) 제가 말로써 '감사하다'고 하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더라. 요즘엔 '수사반장'에 출연한 젊은 친구들한테 '겹겹이 하트' 포즈를 배웠다.

-6월 팬미팅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재작년에 제가 팬분들과 했던 약속을 댄스로 준비했다. 작년에 보신 분들이 올해 또 기대하시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솔직히 몸을 움직이는 건 안 하고 싶었지만 올해도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가수의 춤사위도 2무대 준비했다. 아이돌 커버 무대도 준비했다.

-올해 향후 계획은?

▶7월에 개봉하는 영화 '탈출' 홍보를 이제 시작했다. 극장에서 관객들을 3년 만에 만나는 거라 두근거리고 가슴이 벅차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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