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 가수 이효리가 배우자로 이상순을 선택한 이유를 고백했다.

26일 방송된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첫 방송에서는 이효리가 모친과 함께 경주 여행을 떠난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이효리는 저녁 식사 중 모친에게 부친과의 첫 만남에 대해 물었다. 모친은 "아빠는 일하다가 정이 들었다. 우리 동네로 뽕나무 묘목을 심는 일을 하러 왔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자마자 눈부시게 환했다. 지금 탤런트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키도 컸다"라며 훤칠했던 이효리 부친의 과거를 묘사했다.

이효리가 "성격이 불 같지는 않았냐"라고 묻자 "그땐 몰랐다. 편지로만 몇 번 연락하고 바로 결혼해다. 손목도 한 번 못 잡아보고 결혼했다. 지지고 볶고 살 줄 몰랐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과거를 회상하며 "(이발소) 가게랑 집이 붙어 있다 보니 빨리 먹는 게 습관이 됐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모친은 "엄마가 아빠랑 평화롭게 잘 살았으면.."라며 "엄마가 어려서 사랑을 못 받아서 너희한테는 아주 사랑을 듬뿍 주면서 키우려 했다. 그런데 아빠가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라고 불우한 가정사를 고백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효리는 "(엄마) 집에 가면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 잘 안 먹어진다. 난 엄마랑 아빠가 같이 있으면 지금도 약간 긴장 된다. 하도 일이 벌어지니까"라고 털어놨다. 이에 모친은 "그런 점에서 너희한테 엄마로서 미안하다"라며 사과했다.

이에 이효리는 "내가 싸우는 게 너무 싫어서 신랑을 순한 사람으로 골랐나봐. 절대 나랑 안 싸울 것 같은 사람"라며 남편 이상순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모친이 "싸우고 그랬어도 (과거를) 부정하고 싶다"라고 하자 이효리 역시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나도. 너무 싸웠어"라며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모친에게 더 다정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도 상처가 있었고 엄마도 있었다"라며 "엄마가 많이 힘든 걸 볼 때 내가 어리고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무력감 같은 걸 많이 느꼈다"라고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는 "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힘들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시간이 나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평생 가슴에 남아있다. 그래서 더 잘해야 됐는데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엄마를 더 피하게 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미안함 때문이었는지 나의 무기력함을 확인하는 게 두려워서 였는지 모르겠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그런 마음을 좀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그런 마음들이 엄마하고 나의 사랑을 확인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용감하게 물리쳐 보고 싶다"라며 이번 여행의 목적을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