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정희가 '더 에이트 쇼' 5층 역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문정희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 에이트 쇼'는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후 전 세계의 뜨거운 호평 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극중 문정희는 쇼를 평화롭게 진행하려 하는 피스메이커 5층 역을 맡았다. 5층은 모두가 갈등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며 참가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화를 중재하는 캐릭터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쇼를 이어가고 싶어 하는 평화주의자다. 하지만 어딘지 의뭉스러운 분위기 속 쇼가 지속될수록 혼돈에 빠지며 극적인 전개를 유발, 5층의 평화주의는 결국 쇼의 존폐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이날 문정희는 5층 역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 제일 어려웠다고. 그는 "감독님이 나에게 큰 의미를 주셨다. 나는 꽤 먼저 캐스팅된 편이었다. 아무래도 역할 자체에 대한 현실감이 있어야 해서 감독님이 너무 공을 들이시더라. 내가 보기엔 이 역할이 그렇게 사랑스럽지 않았다.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역할이 사랑스럽지가 않은 거다. 나는 그런 사람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착하지만 언제나 발 뺄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그게 진짜 평화주의자는 아닌데 손쉽게 평화주의자라고 부르지 않나. 그게 내 개인적으론 비겁했다"라며 자신이 느낀 5층 역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현실에 이런 사람이 진짜 있어야 된다'고 강조하실 때 고민이 많았다. 내가 이런 역할을 맡은 게 처음이었다. '이건 분명 장르물인데 현실적이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여태까지 했던 역할 중에 제일 힘들었다"라며 토로했다.
때문에 문정희는 '더 에이트 쇼' 공개가 되면 자신의 역할이 눈에도 안 보일 것 같았다면서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어떡하냐'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다행히 3층 역은 감독님이 굉장히 사랑하시는 캐릭터였다. 주변을 돌아보면 겉으로는 너무 친절하고 착한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부분이 내 마음 속에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면서 역할에 대한 고민이 진짜 많았다"라고 고백했다.
초반에는 5층 역에 부담감을 느꼈지만, 다행히 촬영이 진행될수록 캐릭터와 한몸이 되면서 높은 싱크로율을 완성한 문정희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5층이었다"면서 "말투도 조금 더 느려지고 친절해졌다. 원래는 목소리가 큰 편인데 현장에서는 나긋나긋해지면서 5층과 동기화가 됐다. 두루두루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오지랖도 조금 많아졌다. 대부분 집에 가지 않고 대전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집에 돌아가는 일이 없어서 약 6개월을 5층으로 살았다. 다른 배우들도 '누나 진짜 5층 같아'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문정희는 이병헌, 유아인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영화 '승부'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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