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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수지X박보검 케미만? '원더랜드'가 던진 질문

  • 김나연 기자
  • 2024-06-02
AI(인공지능 서비스)는 우리에게 멀어 보일지 모르지만, '원더랜드'가 전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가깝게 다가올 듯하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완성한 현실과 상상의 경계.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서비스지만, 작품을 보고 나면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 '원더랜드'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일상이 됐고, 누군가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또 누군가는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가 그리워서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다.

더 이상 떠난 이를 그리워하며 슬퍼하지 않아도 되는 꿈 같은 삶이다. 보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것. 그러나 각자의 세계에서, 또 화면 속에서만 만나는 이들의 관계에는 조금씩 균열이 찾아오고, 혼란을 겪는다. '원더랜드'에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하면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세상, 사람들 사이의 확장된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다변하는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김태용 감독의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됐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영상통화에서 '원더랜드'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전한 김태용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에, 죽은 사람과의 영상통화 서비스라는 영화적 상상력을 접목했다.

'원더랜드'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탕웨이 분),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 '태주'(박보검 분)를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해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정인'(수지 분), '원더랜드'의 수석 플래너 '해리'(정유미 분)와 신입 플래너 '현수'(최우식 분)까지 세 갈래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원더랜드'라는 가상 세계에서 시작되는 세 갈래의 이야기는 비슷한 듯 다른 인물들의 감정을 명확하게 조명한다. 삶과 죽음 사이,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마주한 인물들의 슬픔과 그리움, 또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마주한 이후 혼란의 감정까지 세세하게 녹여낸다. 누구나 원하지만,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듯한 이야기를 마치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힘을 가졌다.

이런 '원더랜드'의 힘을 극대화하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열연이다. '원더랜드'는 탕웨이부터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꿈의 라인업'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배우들을 향한 기대는 확신이 됐다. 탕웨이는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로 세상을 떠난 후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인물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고 흡입력 있게 그려낸다.

'원더랜드'를 통해 첫 연인 호흡을 맞추는 수지와 박보검은 외모부터 연기까지 완벽한 '합'을 맞춘다. 인물 간의 서사가 빈틈없이 촘촘하진 않지만, 두 배우는 눈빛으로 그 틈을 메운다. 수지는 '원더랜드' 세계와 현실 사이, 마음의 균열을 표현하며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원더랜드'에서 우주비행사로 복원된 AI '태주'와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 현실 '태주', 1인 2역을 연기한 박보검은 스윗한 사랑꾼부터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후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모습까지 한 인물이 가진 양면성을 섬세하게 전한다. 실제 연인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하면서도 가상 세계와 현실 사이 '진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된다.

다만, '해리' 역의 정유미와 '현수' 역의 최우식은 '원더랜드'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다소 소모적인 캐릭터로 등장해 아쉬움을 남긴다. 오는 6월 5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 영상 1개.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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