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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한계는 없다..티켓값 1천원으로 증명한 "제작자 꿈나무" [스타현장][종합]

  • 용산구=김나라 기자
  • 2024-06-11
'천만 배우' 손석구가 '밤낚시'로 처음 영화 제작에 도전, 창작자로서 진정성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성장에 기대감을 높였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단편 영화 '밤낚시'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연출자 문병곤 감독과 주연 손석구가 참석해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밤낚시'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물. 러닝타임 12분 59초, 영화도 숏폼처럼 빠르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취지로 단 1,000원에 관람하는 '스낵 무비'의 시도를 내세운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문병곤 감독은 '세이프'(2013)로 한국 최초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여기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의 조형래 촬영 감독이 참여해 '자동차 카메라 7개의 시선을 담아'라는 독특한 영화적 시각들을 완성했다.

특히 '대세 스타' 손석구가 연기는 물론, 공동 제작으로 참여해 호기심을 더했다. 또한 그는 극 중 '로미오'라 불리는 의문의 요원으로 변신, 미스터리한 매력부터 외계 생명체를 낚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원맨' 액션까지 신선한 열연을 보여줬다.
이날 손석구는 '밤낚시'에 대해 "1인극이다. 요원 혼자 나와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말이 10분이지 사실 배우 혼자 1분을 끄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부담이 됐다. 근데 문병곤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부담이 됐을 법한 설정들이 하나도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문 감독님은 저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문 감독님이 썼기에 이야기에 굉장히 납득이 됐다. '어쩌다 이런 얘기를 생각하게 됐어?' 물었을 때 그 시작은 '나는 늘 혼자 밤에 재밌는 이야기를 떠오르길 기다리는데 영감이 떠오르는 그 행위가 밤낚시와 비슷하다'라고 했다. 그런 이야기라면 혼자 나오는 게 맞겠다 싶었고, 또 감독님의 그 마음이 나도 너무 잘 아는 얘기라 너무 재밌겠다 싶었다"라며 남다르게 빠져들었다.

이어 그는 "오랜 친구인 감독님과 여러분에게 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 만들었다는 게 너무 뿌듯하다"라고 신뢰감을 표했다.

문병곤 감독은 "자동차 카메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는 미션을 처음 받고, 자동차와 어울리는 여행과 낚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요원이 생각이 났다. 예상을 벗어나는 강이 아닌 전기자동차 충전소에서 낚시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고 밤으로 설정한 건 낮보다 정서적으로 차분해지고 미스터리한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의외성을 만들기 좋은 시간대라 봤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격렬한 '원맨 액쇼'를 소화한 소회는 어떨까. 손석구는 "육체적으로 고된 게 있었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농담 삼아 그런 말도 했었다. 제가 '범죄도시2'(2022)로 처음 액션을 도전했었다. 이번 '밤낚시' 3일간 촬영이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 형한테 맞을 때보다 더 강도 높은 액션이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뿌듯해하면서 저한테 되게 미안해했다. '다음엔 꼭 네 몸에 멍 안 들게 해줄게' 하시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손석구는 "'단편 영화를 왜 극장에서 보지?' 하는 질문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스낵 무비'라는 타이틀을 갖고 설명이 쉽게 직관적으로 말하려 했다. 그런 타이틀에 어울릴 만큼 우리 영화가 기존의 숏폼 형태보다 확실히 엔터테이닝적인 부분이 있다고 믿는다. 문병곤 감독과 저의 앞으로의 협업, '두 사람의 미래의 차기작을 기대해 봐야지' 그런 기대감이 드셨으면 좋겠다"라며 "'밤낚시'를 시작으로 꼭 스낵 무비 형태가 아니더라도 다른 창작자분들이 영감을 받아 어떠한 다른 종류의 형태로 재미 요소가 생겼으면 좋겠다. 다른 창작자분들이 영감을 낚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창작자로서 즐거운 시도였고, 관객분들에겐 재밌는 경험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제작 도전에 대해선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일에서 제작을 담당하는 건 지금의 제 미천한 경험으론 감당이 안 되고 먼 훗날 얘기라 생각했었다. 근데 운대가 좋았고 숏폼 형태라 가능했던 부분도 있던 거 같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손석구는 "자동차 카메라의 시선에서 영화를 제작해 보자"라는 현대자동차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밤낚시' 컬래버레이션 비화를 풀었다. 그는 "무엇보다 처음 '밤낚시'를 기획한 현대자동차에서 믿고 맡겨주셨다. 자동차의 시선을 담은 영화라니, 너무 재밌을 거 같았다. 그런데 제가 단순히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보다 모든 과정에 참여해 보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과정에서 무한한 자유만 주어진다면 해보겠다 그랬었다. 흔쾌히 동의해 주셨고, 오히려 제가 민망할 정도로 해보고 싶은 거 해도 좋다고 하셨다. 좋게 봐줘서 (제작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생겨 감사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운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손석구는 "아티스트와 기업의 컬래버레이션, 창작 욕구와 기업이 협업이 된다는 게 주변에서 봤을 때 말뿐인 공허한 컬래버레이션이 많았다는 생각이다. 근데 우리는 각자의 영역을 존중해 주면서 협업을 이뤘다. 한 제품군의 광고를 위한, 순전히 광고 성격의 콘텐츠가 아닌 진정한 아티스트의 존중이 있었고 그러면서도 한 기업의 비전이 보이는 콘텐츠를 완성했다"라고 강조하기도.

그는 "제 입장에선 창작 욕구를 해소하고,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았기에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의미의 협업이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즐거웠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으면서 임한 경험이었다"라고 거듭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제작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냈을까. 이에 대한 물음에 손석구는 "개개인 제작자마다 성향이 다 다른데 저는 꿈나무 제작자로서 어찌 됐든 크리에이터 역할을 많이 했다. 그 외엔 경험이 미천하기 때문에 굳이 스스로 어떤 제작자였냐 물어봤을 땐 실무적인 것보다 배우로서 연장선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창의성에 주력을 뒀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라든지 선을 어떻게 나눠서 어디까지가 월권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 '밤낚시'만큼은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싶었기에 홍보, 배급, 사운드 믹싱 등 일단 회의에 다 들어가서 제 아이디어를 냈다. 감독님이 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 많았고, 적극 반영이 됐다. 제작자의 역할에 관계적인 거, 사업적인 것도 많이 있긴 한데 제 역량이 부족하지만 배우로서 해오던 기반들을 토대로 최대한 섭외하려 했다. 부족하게나마 열심히 했다. 그래서 뭉뚱그려 말하자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또한 손석구는 "역할에 명확하게 선이 있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결국엔 협업이라 생각한다. 각자 타이틀을 갖고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그 선이 무너지는 때가 있고, 그때 필요한 게 '존중'이다. 제 아이덴티티 근원은 '크리에이터'라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밤낚시'는 오는 14일부터 16일, 21일부터 23일 2주간 CGV에서 단독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용산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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