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골프선수이자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박세리가 부친 박준철 씨의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부친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세리 부친 박 씨는 지난 11일 MBC를 통해 박세리희망재단 명의 도장을 몰래 제작, 사업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과 관련해 "내가 아버지니까 그래도 나서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한 시공사로부터 전북 새만금 국제골프학교 설립 사업에 참여 제안을 받은 뒤 사업참가의향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재단 도장과 문서를 도용한 혐의를 받는다.

MBC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재단의 도장을 위조하지 않았으며 사업 시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동의만 해준 것"이라며 "박세리가 있어야 얘들(시공사)이 대화할 때 새만금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느냐는 생각에 (도장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장을 몰래 제작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재단의 도장을 몰래 만든 것이 아닌 재단 설립 전 세리인터네셜 회장 시절에 만든 것을 사용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박세리 재단 측은 지난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씨는 현 재단과 관련해 어떠한 직책을 맡은 것도 없다"며 도장이 위조된 것이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재단은 박세리의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라며 "정관상 내외국인 학교 설립 및 운영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세리 이사장은 이날 "이러한 문제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있었다. 저의 아버지이고 제가 아버지 딸이기 때문에 그동안 발생한 채무를 변제해 왔지만, 더 이상 제가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라며 "이 자리를 빌려 더 이상 어떤 채무 관련 이야기가 들어와도 방법이 없고,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내비쳤다.

이어 "막을 수 있지 않았냐고 물어보셨는데, 많이 만류했었다. 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안타깝다. 이미 벌어진 일이기도 하고 해결될 일만 남았지만, 앞으로 제 갈 길이 확고히 정해져 있는 사람이라, 정확히 나눠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박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